2번 아니면 7번인가?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타선의 키를 쥐고 있는 타자로 통산 타율 3할5리를 자랑하는 베테랑 내야수 김선빈(35)을 지목했다. 정교한 타격으로 2번타자 아니면 7번타자로 팀 득점 방정식의 중요한 고리 노릇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17 타격왕, 2024 한국시리즈 MVP에 오른 활약을 올해도 기대받고 있다.
KIA 타선은 2025시즌 중요한 변화가 생겼다.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재계약을 포기하고 패트릭 위즈덤을 영입했다. 소크라테스는 3년 타율 3할2리, 63홈런, 270타점을 올렸다. 주로 5번과 6번 타자로 나섰고 리드오프와 2번타자로도 뛰었다. 작년 후반기에는 2번타자로 득점력 증강에 기여했다.
구단은 파괴력을 갖춘 우타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위즈덤을 영입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88홈런의 실적을 자랑하고 있다. 30홈런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이범호 감독은 위즈덤을 4번타자 아니면 5번 또는 6번 타순까지 고려하고 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쳐 최적의 타순을 찾을 예정이다.

소크라테스가 떠나면서 2번타자가 필요해졌다. 박찬호가 부동의 리드오프로 나서고 2번타자가 찬스를 이어주어야 한다. 이 감독은 김선빈 혹은 최원준을 2번타자로 생각하고 있다. 특히 김선빈에 무게감을 주었다. "선빈이가 정교한 타격을 하기 때문에 컨디션이 좋으면 2번타자로 나서는게 유리하다. 3~4번에 득점찬스가 더 많이 생길 것이다"고 진단했다.
김선빈은 작년에는 주로 6~7번 타자로 나섰다. 6번 타자로 250타석에 들어서 중심타선이 만든 찬스를 해결하거나 이어주었다. 7번타자로도 94타석을 소화했다. 2번 타자로는 무서웠다. 64타석 4할1푼의 고타율을 기록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4차전과 5차전은 2번타자로 등장해 5타수3안타, 4타수 2안타 2볼넷을 기록하며 상대를 괴롭혔다.

정교한 타격과 선구안을 앞세워 공포의 커트 능력을 갖추었다. 작전수행 능력도 뛰나다. KBO 리그에서 투수들이 상대하는데 가장 애를 먹는 타자로 꼽히고 있다. 올해 2번타자로 나선다면 김도영 위즈덤 최형우 나성범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에 밥상을 자주 차려줄 수 있다. 득점력의 키를 쥐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감독은 2번에 최원준을 내세우고 김선빈을 7번 타순 기용도 고려하고 있다. 여기에는 위즈덤을 지원하는 임무도 있다. 이 감독은 "위즈덤이 헛스윙이 많은 스타일이다. 찬스에서 헛스윙으로 물러나면 정교한 타자가 바로 뒤를 받쳐주어야 한다. 선빈이가 적격이다"며 설명했다. 2번이든 7번이든 김선빈은 우승 타선의 꽃놀이 패나 다름없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