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첫 의학물 '중증외상센터'가 설 연휴 전 세계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5층 그랜드볼룸에서는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주연 배우 주지훈, 추영우, 하영, 윤경호, 정재광, 이도윤 감독 등이 참석했다.
'중증외상센터'는 전장을 누비던 천재 외과 전문의 백강혁(주지훈)이 유명무실한 중증외상팀을 심폐 소생하기 위해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이야기를 그린다. 통쾌하고 기발한 전개로 큰 사랑을 받은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했으며, 당시 의사 출신 작가가 리얼리티 돋보이는 웹툰을 선보여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이번 넷플릭스 시리즈는 영화 '좋은 친구들' 이도윤 감독과 tvN '아다마스' 최태강 작가가 의기투합했고, 2025년 새해 첫 넷플릭스 작품이자, 한국 오리지널 첫 의학물이다.
이도윤 감독은 "메디컬 드라마라는 용어를 쓰고 있는데, 어떻게 보면 메디컬 드라마가 아니라는 게 가장 큰 차별점이다. 이건 영웅 서사시 같다. 부조리한 일들이 벌어지고 생명을 살릴 수 있음에도 당연한 일들을 해나가는 백강혁이라는 하나의 인물과 주변 캐릭터들이 당연한 일들을 어떻게 해나가는자 보여준다. 히어로물들이 보여주는 방식을 취한다. 그 안에서 다양한 장르 액션, 스릴 등을 담고 있다"며 기존 의학 드라마와 차별점을 꼽았다.

주지훈은 극 중 불의에 굴하지 않는 천재 외과의사 백강혁으로 분해 열연했다. 위급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냉정함과 자신감을 지녔고, '신의 손'이라 불리는 천재 의사다. 최근 '조명가게',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 등으로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준 주지훈은 '중증외상센터'에서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경신할 예정이다.
그는 "일단 판타지성이 짙다. 우리가 바라는 것들, 상상 속으로는 이런 일들을 정의롭게 하면 좋겠다는 것을 속시원하게 넘어가는 부분들이 있어서 속이 뻥 뚫리게 좋더라. 웹툰, 웹소설 원작이 있는 작품을 영상화하는 작업에서 '케이스 바이 케이스'지만, 웹툰을 웹툰스럽게 그리는 것보다 소재가 메디컬이고 활극이라 하더라도 환자의 생명이 이야기에 녹아 있어서 무겁다. 여러 회의를 거친 결과 웹툰의 최소한 어느 정도는 땅에 붙여야 이야기가 판타지성과 함께 허무맹랑하지 않게 들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했던 작업과 이도윤 감독님의 글을 표현하는 방식을 경험을 했기에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주지훈과 다시 작업하게 된 이도윤 감독은 "첫 영화 이후 10년을 방황했는데 고민이 많아졌다. 그때 취향도 재능이라는 말을 생각했고, 취향을 넓히는 과정을 공부하고 있었다. 그때 주지훈 배우가 연락을 줘서 이 작품 해보자고 하더라. 결이 다를 것 같아서 고민을 하다가 백강혁이란 캐릭터와 주지훈이 가진 결이 비슷해서 같이 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연출을 다시 맡게 됐다"고 말했다.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주지훈은 "백강혁은 오타쿠다. 어떤 가치보다 사람을 살리는 게 최우선"이라며 "사람을 살리는데 광적으로 집착한다. 아주 까칠한 성격으로 의사로서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걸 최우선으로 하다보니까 까칠하고 그런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플롯 자체가 히어로물로 되어 있다. 너무 어려웠다. 메디컬 활극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관객 분들이 원작도 있어서 기대하는 부분도 있다. 극적 쾌감을 원하는게 있다. 이게 만화로 볼 땐 괜찮다. 연기를 하고 음악도 깔리고 연출이 가미가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고 밝혔다.
주지훈은 "자칫 잘못하면 사람의 생명이 왔다갔다 하는데 그걸 조롱하고 등한시하는 걸로 보일 수 있다"며 "극적 재미와 딜레마를 어떻게 잘 버무려서 만들까 고민했다. 촬영 전부터 (추영우, 윤경호 등 동요 배우들과) 한번 만나면 7~8시간씩 스터디를 했다"고 말했다.
캐릭터와 주지훈의 싱크로율에 대해 "백강혁과 주지훈은 키가 크고 잘생겼다. 그래서 재수없는 지점이 비슷하다. 외형적인 모습이 비슷하고 방향성도 비슷하다. 캐릭터 상에선 사람을 살리는 이들이 될 거고, 주지훈은 연기를 하면서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 보폭이 큰 사람이라고 판단했다. 성큼 성큼 나간다. 그 안에서 느껴질 수 있는 것들과 캐릭터를 보면서 포함한 관계들에서 느낄 수 있는 큰 걸음걸이 등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국종 교수가 연상된다는 의견에 대해 주지훈은 "우리나라에서 중증외상센터 단어만 나와도 훌륭하신 이국종 교수님이 생각난다. 개인적으로 작품과 상관없이 다큐를 많이 접했다"며 "우리 작품은 그 소재를 갖고 왔고, 생명을 존중하는건 의사나 소방관, 경찰관도 있다. 그렇게 놓고 보셔도 무방하다. 나도 원작을 보고 이국종 교수님이 떠올랐는데, 장르는 다르지만 사람을 살리겠다는 현실적인 마음은 다행히 감동받은 부분도 있다. 그걸 품고 연기해야겠다고 생각했고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추영우는 촉망받는 엘리트 펠로우 양재원을 맡았다. '독고다이' 백강혁의 첫 제자이자 노예 1호인 그는 엘리트 꽃길을 버리고 바람 잘 날 없는 백강혁의 뒤를 따르며 성장해간다. 현재 방영 중인 JTBC '옥씨부인전'으로 큰 인기를 누리며 대세로 급부상했고, 넷플릭스 '광장', tvN '견우와 선녀' 등 차기작만 무려 3편에 달하고 있다.
그는 "백강혁의 수술 스킬에 반해서 노예 1호가 된 팰로우"라며 "백강혁은 따라가고 그 길을 밟으려고 하는 캐릭터다. 환자들을 살리려고 사투를 벌인다"며 캐릭터를 언급했다.
추영우는 "원작 웹툰을 보고 스토리가 탄탄하다고 느꼈고, 주지훈 선배님을 존경하기도 하면서, 영화 '좋은친구들'을 보면서 이도윤 감독님을 존경했다"며 "양재원이 백강혁 교수에게 느끼는 게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연기하는 데에 몰입도를 높일 수 있을 것 같았다.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출연 이유를 공개했다.
"실제로 주지훈이 롤모델이라고 하던데"라는 질문에 "난 그냥 선배님의 연기를 집중하면서 그걸 봤고 선배님한테 중간중간 도움 어린 눈길을 보냈다. 그럴 때마다 편하게 손을 내밀어 주시는게 감사했다"며 "내가 아직 어딜가든 막내고 신인 배우라서 긴장된다. 그런 걸 선배님들이 너무 잘해주신 것 같다. 난 행복한 현장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에 주지훈은 "(누군가의 롤모델이라는게) 부담스럽다. 들어서 알고 있긴 했는데, 아무래도 나와 작품을 같이 했으니가 그렇게 얘기한 것 같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옥씨부인전'에서 '임지연의 남자'로 활약한 추영우는 '주지훈의 남자'로 브로맨스가 기대된다. 그는 "시간 상으론 '중증외상센터'를 먼저 찍었다"고 했고, 주지훈은 "내가 (먼저 찍고) 지연이한테 넘겨줬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추영우는 "'중증'을 하면서 많이 성장했다.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선배님의 남자로서 성장하고 그 이후에 사극을 찍었다. 내 캐릭터가 사극에서 여유롭다고 하는데, 여기서 만들어진 모습이 거기서 보여진 것 같다"고 했다.
주지훈은 "추영우가 작품에서 나의 제자이고 드라마의 큰 포인트가 양재원의 성장이다. 우리 전체 팀도 있지만 어쨌든 내가 제일 많이 부려 먹는다. 그 브로맨스가 분명히 있다고 본다"며 관전포인트를 언급했다.
대세로 등극한 소감에 대해 추영우는 "사실 대세라는 걸 못 느낀다. 그렇게 불러주셔서 감사하다. 얼떨떨하고 드라마가 조금 잘 돼서 많은 사랑을 받고, 이런 사랑을 처음 받아보는 거라 잘 믿어지지 않는다"고 답했다.
롤모델을 주지훈이라고 밝힌 추영우는 "선배님한테 좋아하면 닮는다고 하니까. 그런 게 묻은거 같다. 롤모델이라고 한건 아렸을 때도 작품을 많이 찾아보고, 삶에 내가 본 영화나 드라마가 남아 있다. 어디 한구석에 선배님한테 동경이 있는 것 같다. 작품을 하면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밥도 먹고 하다보니까 나한테 많이 묻은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게 이렇게 방금 말씀드린것처럼 캐릭터에 묻어서, 심지어 '옥씨부인전' 내 사극에서도 주지훈 선배님의 성격이 보인다고 하더라. 어떤 여유로움이 그렇게 보인 것 같다. 그런 거 덕분이 아닌가 싶다. 그런 호칭은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주지훈, 추영우 외에도 하영은 깡다구 좋은 시니어 간호사 천장미를, 윤경호는 항문외과 과장 한유림을, 정재광은 마취통증의학과 레지던트 박경원을 각각 연기했다.
윤경호는 "'오징어게임' 시즌2에 이어서 넷플릭스가 처음 선보인 이유가 있을 거다. 설 대목에 선보인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드라마다. '오겜2' 후속작으로 기대해 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증외상센터'는 오는 24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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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민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