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대체 불가 자원으로 우뚝 선 1차 지명 출신 내야수 이재현(22)이 이를 악물었다.
지난해 109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6푼(389타수 101안타) 14홈런 66타점 71득점 2도루 OPS 0.784로 타율, 홈런, 타점, 득점 모두 개인 한 시즌 최다 기록을 새롭게 작성했다.
지난 1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이재현은 “시즌 초반에 하위권에 있었으나 조금씩 올라가며 결국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눈앞에서 놓친 게 너무 아쉽다. 이를 악물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 2023년 10월 왼쪽 어깨 관절와순 수술을 받은 이재현은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치르는 게 첫 번째 목표였다. 어깨 수술 여파로 1군 무대에 지각 합류한 그는 5월 왼쪽 햄스트링을 다쳐 잠시 쉼표를 찍은 게 두고두고 아쉽단다. “뒤늦게 1군에 합류한 뒤 더 이상 (부상으로) 빠지는 일이 없길 바랐는데 햄스트링을 다치는 바람에 빠지게 되어 너무 아쉽다. 후반기 타격 성적이 떨어진 것보다 부상으로 빠진 게 훨씬 더 속상했다”.
데뷔 첫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소감을 묻자 “형들께서 ‘편하게 하자’고 다독여주신 덕분에 부담감을 많이 덜어낼 수 있었다. 그런데 포스트시즌 내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게 아쉬웠다. 내일이 없는 경기였는데…”라고 한숨을 내뱉었다.

이재현의 오프 시즌 주요 과제는 정확성 향상. 장타 생산 능력을 갖춘 내야수로 각광을 받은 이재현은 2023년 12홈런을 터뜨리며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한 데 이어 지난해 개인 한 시즌 최다 기록(14개)을 작성했다. 정확성을 높여 타율 향상과 홈런 생산 증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고 밝혔다. 이재현은 “지난해 스스로 느낀 부분을 보완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이어 그는 “홈런 몇 개 치겠다는 목표를 세워둔 건 아니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며 해마다 발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일단 작년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는 게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잘 치르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다. “선배들의 소개로 한 트레이닝 센터를 다니고 있다. 형들이 ‘훈련 강도가 장난 아니다’고 하길래 제게 도움이 되겠다 싶어서 다니고 있는데 마음에 든다”고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젊은 야수들의 든든한 멘토로 불리는 내야수 류지혁(31)은 4년 최대 26억 원의 조건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이재현은 류지혁의 삼성 잔류를 가장 반긴 선수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계약 소식을 기다렸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린 것 같다. 발표 후 축하 연락을 드렸다”면서 “저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만 정말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선배다. 야구장에 함께 있으면 든든하다고 할까. 항상 기를 살려주시고 실수하더라도 주눅이 들지 않게끔 챙겨주시는 진짜 좋은 형”이라고 했다.
NC 김주원과 함께 2000년대생 유격수 선두 주자로 불리는 그는 “과찬이다. 아직 너무나 부족한 게 많다. 바닥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한다. 갈 길이 멀었다”고 자신을 낮췄다.

주장 구자욱은 생애 세 번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뒤 “올 시즌 김도영(KIA 타이거즈)이 엄청난 성적을 올렸다. 우리 팀에도 젊은 내야수 김영웅과 이재현이 있다. 내년에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와서 영광의 순간을 함께 누렸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에 이재현은 “그동안 골든글러브에 대한 생각을 안 해봤는데 시즌이 끝나고 나서 한 번쯤은 받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욕심이 난다”고 했다.
이재현은 올해부터 대구지역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자립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비영리 사회봉사 모임인 ‘청나래’(회장 박관식) 회원으로 활동한다. 올 시즌 홈런이 나올 때마다 일정 금액을 적립해 기부할 예정이다.
그는 “(구)자욱이 형 소개로 가입하게 됐다. 자욱이 형을 비롯해 (김)헌곤이 형, (김)상수 형 등 평소 존경하는 형들이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는데 함께 하게 되어 영광”이라며 “올 시즌 좋은 성적으로 지역 청소년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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