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수미 유언 같은 '귀신경찰'..신현준이 눈물 참고 달리는 이유 [인터뷰 종합]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25.01.22 06: 50

영화 ‘귀신경찰’ 신현준이 세상을 떠난 ‘어머니’ 김수미의 몫까지 더해 작품을 열혈 홍보하고 있다. 고인이 남긴 유언과도 같은 마지막 선물을 위해. 
21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귀신경찰’ 개봉 기념 신현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귀신경찰’은 돈벼락 한 번 못 맞고 때아닌 날벼락을 맞은 이후 하찮은 능력을 갖게 된 경찰 민현준(신현준 분)이 그의 가족과 예기치 못한 사건에 얽히며 벌어지는 패밀리 코미디물이다. 
신현준으로서는 '가문의 영광(2005)’ 시리즈, '맨발의 기봉이(2006)’에 이어 세 번째이자 마지막으로 고 김수미와 모자 연기를 펼쳤다. 또한 '비천무', '무영검', ‘귀휴’에 이어 김영준 감독과 네 번째 호흡을 맞췄다. 신현준에게는 여러모로 소중한 인연들과 함께 한 의미 깊은 작품이다. 

신현준은 “‘맨발의 기봉이’ 때 가족들끼리 영화 보러 왔다고 한 얘기에 울림이 컸는데 김수미 어머니도 그러셨나 보다. 따숩고 귀여운 영화를 한번 만들어 봐라 하셨다. 유튜브에서 ‘프리한 19’를 봤다. 벼락 맞고 초능력이 생긴 이야기인데 제가 AB형이라 꽂혔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그는 “수미 엄마랑 나를 놓고 구성하면 되겠다 싶었다. 우리 모자가 브랜드가 돼서 출연하면 많은 분들이 생각하는 코드가 있더라. 그걸 넘지 않은 선에서 만든 영화다. 엄마가 이런 영화를 만들자고 해서 시작했는데 어머니가 안 계신다. 그래서 더 열심히 홍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 김수미의 비보는 지난해 10월 25일 전해졌다. 사인은 고혈당 쇼크다. 심정지가 발생한 뒤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향년 75세. ‘귀신경찰’ 촬영 내내 건강하게 늘 웃으며 연기 열정을 불태웠던 고 김수미는 이제 하늘의 빛나는 별이 됐다. 
신현준은 “어머니랑 통화 할 때 늘 괜챃으셨다. 어머니께서 리시안셔스 꽃을 좋아하셔서 매년 컬러풀하게 보내드렸는데 작년엔 흰색을 보내드렸다. 꽃 너무 예쁘다고 전화하셨는데 처음 듣는 목소리였다”고 그날을 회상했다. 
이어 그는 “어머니께서 너무 힘들어하셨다. 어머니 괜찮으시냐고 물었는데 괜찮다고 곧 보자, 아들 사랑한다 해주셨는데 그게 마지막 통화였다. 추석 때도 우리 애들 보고 싶다고 하셔서 사진 보내드리기도 했는데. 어머니께서 ‘귀신경찰’ 완성본을 못 보셨다. 그게 너무 안타깝다”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귀신경찰’에서 벼락을 맞았으나 럭키비키로 살아남은 경찰 민현준은 특별한 초능력을 갖게 된다. 순대국을 팔며 평생 뒷바라지 해준 엄마 왕수미(김수미 분)에게 침까지 꼴깍 삼키며 특이한 능력이 생겼음을 진지하게 고백하지만 “인간으로서 그게 말이 되냐? 이놈아”라며 단박에 바보 취급을 받게 된다. 둘의 맛깔스러운 코믹 모자 호흡은 명불허전이다. 
신현준은 “‘귀신경찰’ 포스터 촬영 때 하늘을 보고 찍었다. 우리 영화의 시작이 ‘맨발의 기봉이’니까 비슷하게 찍자고 해서 보여드렸더니 어머니가 너무 좋아허셨다. 그게 메인 포스터가 됐다. ‘맨발의 기봉이’ 포스터 글귀가 ‘엄마 오래오래 기봉이랑 같이 살아요’더라. 이게 뭔가 싶다. 계속 해석을 하게 된다”며 남다른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어머니의 마지막 선물 같은 작품을 많은 분들이 즐기셨으면 하는 마음이다. 어머니의 마지막 작품이 웃을 수 있는 작품이라 다행이다. 영화를 만들면서 굉장히 많은 대화와 아이디어를 주고 받았다. ‘귀신경찰’ 결과물을 보고 계신다면 어머니가 엄청 좋아하실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이 작품이 더욱 뜻깊은 건 유료 관객 티켓 금액당 200원의 기부금이 발생된다는 점이다. 기부금에서 100원은 제주 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에게 전달되며 100원은 연세의료원 소아청소년 환자치료비로 전달될 예정이다. 
신현준은 “어머니가 우리 영화 잘 되면 뭐라도 하자고 하셨었다. 지금 안 계시지만 보고 계신다는 느낌을 받는다. 어머니가 어떻게 하면 기뻐하실까 고민했다. 어머니 돌아가시고 제가 많은 연락과 위로를 받았다. 내가 진짜 엄마 아들이 맞구나 싶더라. 내가 더 잘해야겠구나 싶더라. 다들 찐 모자로 새각하시니까”라고 힘줘 말했다. 
이거 그는 ““어머니가 주고 가신 게 너무 많다. 제가 20살 때 데뷔해 지금까지 작품하면서 좋은 분들 만나 많은 영향을 받았는데 배우로서 큰 행복이며 특권이었다고 생각한다. 제가 프로그램 하면 어머니께서 늘 모니터를 해주셨다. 제가 ‘다리미 패밀리’ 찍고 있는데 돌아가신 거다. 모니터 해주시다가 아무것도 없으니 너무 이상하더라”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가족들이 다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로 명절 때 개봉했으면 하는 김수미의 생전 바람 대로 '귀신경찰'은 설 연휴인 오는 24일 관객들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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