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억 대박 아니면 1천회까지"...'라스' 900회, 18년째 지킨 지상파 토크쇼 [종합](Oh!쎈 현장]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5.01.22 12: 28

'라디오스타'가 900회를 맞은 가운데, MZ PD부터 맏형 김국진부터 김구라, 유세윤, 홍일점 장도연 4MC가 지상파 토크쇼의 새로운 기준을 찾았다.
22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신사옥 M라운지에서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약칭 '라스')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라디오스타' 900회를 기념해 마련된 이 자리에는 프로그램의 4MC 김국진, 김구라, 유세윤, 장도연이 참석했다. 이들은 현재 프로그램을 연출하고 있는 김명엽 PD와 함께 900회를 함께 하는 소감을 밝혔다. 
'라디오스타'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촌철살인의 입담으로 게스트들을 무장해제 시켜 진짜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독보적 토크쇼다. 지난 2007년 5월 30일 첫 방송을 시작해 올해로 햇수만 18년째를 맞았다. 이에 오늘(22일) 898회가 방송되며 내달 5일 수요일 900회를 선보일 예정이다. 

원년 멤버인 김국진과 김구라, 잠시 프로그램을 떠났다가 돌아온 유세윤, 안영미의 후임으로 홍일점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장도연까지. 합류 시기와 방송에 함께 한 시간은 제각각이었으나, 4MC 모두 '라스'에 대한 각별함은 동일했다. 무엇보다 900회라는 이례적인 기록을 함께 써내려가는 것에 감회가 남달랐다. 
맏형 김국진은 "900회라는 게 놀랍다. 처음 시작할 때는 그냥 시작했는데 900회가 왔다. 굉장히 놀랍다. 같이 함께 한다는 자체가 굉장히 놀랍다. 900회까지 왔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구라 역시 "제가 1993년도에 데뷔를 했는데 '라디오스타'와 18년을 함께 하고 있다. 에전에 '일밤'이 중고등학교 시절에 주병진 씨 같은 대단한 선배들이 활동할 때 막연하게 1000회가 넘어가는 걸 본 적이 있다. 저희가 조금 있으면, 더 열심히 해야겠지만 1000회가 되는데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다. 이런 프로그램에서 제가 열심히 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드린다. 다른 말씀보다 숀 코너리라는 배우가 여러 작품에 출연했는데 저와 그 분을 동일시 하는 건 아니지만 '007' 시리즈에 수년을 출연해서 그 분 하면 '007'이 떠오르듯이 김구라 하면 '라스'가 떠오르는 것 같아 감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유세윤은 "형들처럼 1회부터 함께 하진 못했지만 중간에 승차해서 하차도 했다가 다시 승차해서 의미가 있다. 장수 프로그램에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 개인적으로, 제가 개인주의이기도 해서 이렇게 장수 프로그램에 함께 하게 돼 영광이다"라고 밝혔다.
장도연은 "합류한 지 얼마 안 돼서 900회 자리에 제가 함께 하는 것도 민망하고 부끄럽다. 그렇지만 '라스' 첫 회가 2007년인데 저도 그 때 데뷔했다. 괜히 끼워맞춰봤는데 1000회 같은 영광스러운 자리까지 내쳐지는 일 없게 함께 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웃었다. 
김명엽 PD는 "2007년도에 고등학생 때 이 프로그램을 봤다. 그 때부터 지금 봐도 질리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시대가 가도 프로그램이 가진 정체성이 남녀노소 모두에게 어필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제가 그 산 증인 같다"라고 자부했다. 
특히 그는 "지상파 예능 화제성이 점점 더 떨어지는 게 맞기도 하다. 그런 얘기가 씁쓸할 때도 있다. 그럼에도 저희가 조금 더 감사하는 건 지난주만 해도 저희 기사 수가 화제성 지수에 반영이 됐다. 저번주엔 1위, 그 전 주엔 비드라마 5위 정도에 올랐다. 아직도 저희한테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고, 어느 정도의 화제성을 이끌고 있다 생각된다. '인급동'도 저희가 자주 올라가는 지상파 예능 중 하나다. 여전히 화제성과 떨어지지 않는 것 같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두 원년 멤버의 감회는 더욱 남달랐다. 먼저 김구라는 이러한 장수의 원동력에 대해 "저희가 토크쇼를 표방하지 않나. 가장 범용적인 형태 아니겠나. 사실 저희가 훨씬 더 뛰어나신 MC 분들도 많았는데 중량감 있는 MC들이 하는 프로그램들은 여러 가지 핸디캡도 있다고 본다. 그런데 저희가 토크쇼를 기반했지만 정통은 아닌 리얼 기반의 토크쇼를 했다. 눈덩이로 말하면 작게 굴려서 방송사 입장에서 효율도 중요했다. 저희와 함께 한 여러 토크쇼가 있었다. '무릎팍도사', '해피투게더' 등등. 그런데 제가 나이가 돼서 이야기하지만 편안하게 이야기하면 좋지 않을까 싶더라. 저희가 그런 프로그램들에 비하면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성질의 프로그램이라 오래 올 수 있던 게 아닐까 싶다"라고 밝혔다. 
맏형 김국진은 "처음 '라스'를 시작할 때는 너무나 공격적이고, 사실 초반엔 당황했었다. 제 성품으로 볼 때는 '이 분을 이렇게 공격적으로 해도 될까?' 저 혼자 안절부절 못했다. 그 게 룰이 되고, '라스' 만의 장점이 돼서 흘러가는 것을 보고 '라스'는 다른 방식의 무질서 속에 질서를 지키면서 가는 구나 싶었다. 시곗바늘이 거꾸로 돌아가는데 일정하게 돌아가니까 그게 '라스' 만의 매력이 아닐까 싶었다. 
그러면서 조금씩 변하면서 지금 장도연, 유세윤 씨가 같이 있는데 약간 변했다. 장도연 씨는 생각이 깊은데 깊음 안에 장난기가 있다. 세윤이는 장난기만 있는데 그럼에도 깊은 면이 보인다. 그 것이 밸런스가 될 때가 있다. 구라는 전반적으로 가벼움의 극치라고 할까, 쉴 새 없이 가벼움 속에서 본인의 모든 것을 난사하면서 이야기를 끄집어내기도 하고, 다시 집어 넣기도 하고 이야기를 끌어내는 힘을 갖고 있다. 저는 약간 좀 깊은 따뜻한, 그런 면을 갖고 밸런스를 맡고 있다. 지금은 지금 시대에 맞게 밸런스가 잘 유지되고 있는 게 어떤 프로그램도 밸런스를 잃으면 지속되기 어려운데 밸런스가 이뤄진게 '라스' 900회의 원동력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경쟁 토크쇼들이 '유 퀴즈 온 더 블록'을 제외하면 방송에서는 사실상 전무한 상황. 그 많던 토크쇼들이 웹예능으로 옮겨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가운데 '라스'는 어떤 방향을 가져야할까. 
'MZ PD' 김명엽 연출은 "저 같은 PD가 '라스'를 중화시킬 수 있다고 봐서 저를 여기에 넣어주신 것 같다"라고 밝혔다. 그는 "웹예능, 유튜브 토크쇼가 흔히 말하는 슈퍼스타 분들을 불러서 1대1로 술도 마시고 음식도 먹으면서 토크하느라 저희가 덜 강해보일 수도 있다. 그런데 저희도 모니터링을 하다 보면 그 분들의 진솔한 이야기나 깊은 이야기는 보지 못하고 홍보와 관련해서 나오시는 경우가 대다수였던 것 같다. 반면 저희는 진심으로 '라스'에 나와서 뜨고 싶은 분들이 있다. 우일이 형 같은 경우도 있고, 저희 프로그램을 사랑해서 4~5번째 나와서 다시 이야기를 들려주는 분들도 있다. 그래서 저희는 정말 '토크'쇼다. 쇼보다는 진솔한 이야기, 유쾌하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종합과자선물세트처럼 한 연령대에 치우치지 않고 누가 보더라도 재미있게 볼 수 있게 지상파 예능만이 할 수 있는 길을 걷고 있다. 앞으로도 열심히 해보려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구라는 "지난해에 지상파에서 처음으로 광고보다 콘텐츠 수익이 많았다고 하더라. 방송 환경은 계속 바뀐다. 2008년, 2010년에도 이정재, 김혜수 이런 분들은 '라스'에 안 나오고 '해피투게더'에도 안 나왔다. 그 분들도 홍보의 양식이 있고, 직업의 특성상 소탈한 모습을 다 보여주는 게 과연 도움이 될까 고민해봐야 한다. 한 때는 뉴스에 나가는 게 트렌드이기도 했다. 저희가 계속 자리를 지켜서 트렌드에 부합한다면 그 분들이 나올 것이라고도 생각한다. 나와주시면 좋겠지만, 신경 쓰진 않는다. 다만 저희 프로그램에 나올 때 의외의 모습을 많이 발견하려 한다. 저는 항상 어느 프로그램을 나가도 편하게 한다. 얼마 전에 오랜만에 설렜다. 6년 만에 '썰전'을 해서 전원책 변호사를 만날 때 빼고는 설렌 적이 없다. 그 때는 참 설레더라"라고 웃으며 "우리가 어떤 출연자든 불편하지 않고 설레는 긴장감만 줄 수 있다면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는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런가 하면 김구라는 특히 "제가 유튜브만 3개를 하고 있다. 저도 여러 가정의 아픔 같은 게 있었는데 이런 걸 방송에서 돌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경우는 아무도 없다. 이야기하고도 '이건 좀 빼주세요'라고 말하게 된다. 그 아픔을 대중적으로 알리면서 나름의 목적, 합리성에 의해 이야기하지 돌발적으로 이야기하는 건 연습생도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을 거다. 거기서 오는 감동 내지는 허전함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어떤 연예인이 자신의 인생을 회고하는 점에서 가능한 것이지 갑자기 이야기하는 건 쉽지 않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연예인들끼리도 예전엔 '너 며칠 전에 누구랑 술 먹었다며'라고 이야기 많이 했다. 그런데 이제는 안 그런다. 저부터가 그렇다.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걸 저희가 수사기관도 아니고 계속 물어볼 수가 없다. 그 와중에 저도 조금씩 변화를 주려고 물어보고 대답 안 해주면 말고 넘어간다. 최대한 스킨십을 해서 그 분의 마음을 돌릴 수밖에 없다. 결정적인 집안의 우환, 숨겨야 하는 일들은 이야기를 잘 안 한다. 본인 유튜브를 한다면 거기서 이야기하지 저희에겐 기회를 안 줄 것 같다. 그 방식은 다른 식으로 연구를 해보겠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웹예능 토크쇼 '살롱드립'도 진행 중인 장도연은 "제가 '라스'에 합류한 지 1년 2~3개월 정도 됐다. 매주 녹화마다 느끼는 건 '라스'가 가진 네임밸류하는 게 있다. 오는 분들도 '라스'라서 온다는 게 있다. 선배님들이 다 만들어두신 것이지만. 제작진도 교체가 있었지만 '라스'라는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한 게 많은 것 같다. 그게 잘 다져져서 오시는 분들도 부담 없이 즐겁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 같다. 1000회 때 더 똑부러지게 말해보겠다"라고 비결을 자평했다. 
또한 장도연은 "다들 아시겠지만 제가 앉아서 녹화하는 그 자리에 많은 분들이 거쳐가시기도 했고 많은 분들이 탐을 내시기도 한다. 저도 운이 좋고 해서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같이 MC에 합류하게 됐다. 매주 느끼는 건 오래 가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선배님들 한 분 한 분 뵈면 연예계에서 한 자리 굳건하게 지키시는 분들이다. 연예인은 철 들면 재미없다고 하는데 묵직하지만 장난스러운 아이 같은 모습들이 있다. 참 좋은 교육의 현장이라고 생각하면서 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김명엽 PD는 "900회를 저희가 근 5개월을 준비했다. 평소보다 녹화 시간이 똑같은데 너무 재미있어서 2회 분이 나왔다. 다음 주 방송 이후에 누가 나올지 공개가 된다.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 감히 레전드 편이 나왔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구관이 명관이다'라고 만들어졌다"라고 말했다. 
김구라는 "PD가 너무 어그로를 끈다. 내용은 정말 재미있다. 대단한 분들이 나오는 건 아니다. 원래 계획한 분들은 아니다. 제 인맥도 동원해서 푸시를 넣었는데 목이 아파서 안 나오겠다고 하더라. 원래 라인업보다 어그러져서 나온 '그 사람' 때문에 더 재미있었다. 이게 '라스'의 강점인 것 같다. 900회 게스트는 크게 기대 안 하시는 게 좋다. 내용이 재미있다"라고 선을 그었다. 
무엇보다 김구라는 "900회 넘어 1000회 때 다시 이 MC 그대로 만날 수 있길 바라고 있겠다"라며 "저희가 지금까지 부득불 MC가 교체됐는데 진짜로 주식으로 한 1천억이 대박이 터져서 자발적으로 빠지지 않는 한 너무 좋은 일 있어서 자발적으로 빠지지 않는 한 이 분들 다 그대로 보자"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라디오스타'는 매주 수요일 밤 10시 3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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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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