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의료대란으로 인한 국민적 반감으로 인해 편성이 불발됐던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이 올해 시청자들과 만난다. 하지만 아직도 의료대란은 진행형이고, 전공의들의 복귀율 또한 한자릿수에 머물고 있는 만큼 마냥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2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수련병원 221곳의 상반기 레지던트 1~4년 차 모집 결과, 총 모집인원 9220명 가운데 지원자는 199명(2.2%)인 것으로 나타냈다.
특히 전날 오전 11시 기준 211개 수련병원 전공의 전체 출근율은 8.7%다. 전체 전공의 1만 3531명 중 1173명만 출근 중인 것으로, 이번에 복귀를 원한 199명이 전부 면접 등을 통과한 뒤 출근을 한다 해도 10.1%에 그치는 수준이다.
이와 같은 의료대란은 지난해 2월 정부가 2000명 규모의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발표하고 의사 및 의대생들의 반대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발생했다.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촉발된 의료 공백이 길어지면서 의료진에 대한 국민적 반감과 반발심은 커졌고 부정적 여론이 형성됐다.
직격탄을 맞은 건 전공의들의 이야기를 다룬 ‘언젠가는 슬기로운 전공의 생활’(이하 슬전생)이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스핀오프 ‘슬전생’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환자를 돌보는 종합병원 교수와 전공의들의 병원 생활, 우정을 담은 드라마. 배우 고윤정을 비롯해 신시아, 한예지, 강유석, 정준원 등이 출연해 기대를 모았고, ‘눈물의 여왕’ 후속으로 편성될 예정이었으나 전공의 파업으로 인해 방영을 연기했다.
의사 미화 소지가 있다는 국민적 정서를 고려해 편성을 미룬 ‘슬전생’은 결국 2024년 편성을 받지 못했다. 그 자리는 ‘졸업’, ‘감사합니다’, ‘엄마친구아들’, ‘정년이’,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 ‘별들에게 물어봐’ 등이 채웠고 채우고 있는 상황. 이렇게 밀리고 밀린 ‘슬전생’은 2025년 4월 편성을 확정 지으며 드디어 시청자들과 만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의료 대란으로 국민적 반발심이 컸던 지난해와 ‘슬전생’이 편성을 확정 지은 2025년의 분위기는 다르지 않다. 정부가 12·3 비상계엄 포고령에 담긴 ‘미복귀 전공의 처단’에 대해 “상처를 받은 전공의 분들과 의료진 여러분들에게 진심 어린 유감과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사과했고, 의대 증원 등에 대해 원점 재검토 방침과 전공의 특례 카드까지 내놨지만 실질적으로 전공의 복귀가 저조하고, 강경모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겨우 겨우 편성을 확정한 ‘슬전생’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분위기를 이겨내고 ‘슬전생’은 무사히 이야기를 전할 수 있을까. ‘슬전생’은 오는 4월 안방에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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