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대선수는 중용하면서 양민혁(19, 토트넘)에게는 기회를 주지 않았다.
토트넘은 31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리그페이즈 8차전에서 IF 엘프스보리를 3-0으로 꺾었다.
토트넘은 승점 17점(5승 2무 1패)을 기록, 리즈페이즈 4위에 오르며 16강 직행 티켓을 땄다. 토트넘은 플레이오프를 피하고 3월 16강을 바로 시작해 일정관리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현재 토트넘은 무려 10명의 선수들이 부상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 도미닉 솔란케는 6주 아웃이다.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아치 그레이, 마이키 무어, 루카스 베리발 등 십대 삼총사를 주전급으로 쓰고 있다. 정상적인 상황은 절대 아니다. 결국 손흥민 등 노장들이 혹사와 부상의 부담을 안고 팀의 부담을 짊어지고 있다.
추가시간에 십대 선수 두 명이 골을 합작했다. 베리발의 패스를 무어가 후반 49분에 세 번째 골로 연결했다. 토트넘 십대 선수들이 빛을 발했다. 손흥민이 일찍 쉬어도 충분한 경기였다.

이날 골을 넣은 데인 스칼렛(21), 오인담올라 아자이(20), 마이키 무어(18) 셋은 토트넘 아카데미출신 신예라는 공통점이 있다.
경기 후 포스테코글루는 세 선수에 대해 “오늘 밤 메이드 인 토트넘 아카데미 선수들이 활약했다. 클럽에 있어서 아주 훌륭한 일이다. 아카데미 코치나 선수들 중 너무 흥분돼 잠도 오지 않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젊은 선수들에게 의지할 일이 있을 것”이라고 극찬했다.
하지만 양민혁에 대한 대우는 정반대였다. QPR은 지난 12월 영입한 양민혁을 한 경기도 써보지 않고 QPR로 임대했다. 양민혁은 강원 시절 달았던 47번을 다시 달고 뛴다.
양민혁은 지난 시즌 K리그1에서 18세의 나이로 신인상과 MVP 후보에 오르며 큰 주목을 받았다. K리그1 첫 시즌에서 데뷔한 고교생은 12골 6도움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단 6개월 만에 준프로에서 정식 프로 선수로 성장한 그는, 토트넘과 2024 시즌 종료 후 합류 계약을 체결했다.

토트넘은 당장 뛸 자리가 없는 양민혁을 QPR로 6개월 임대를 보내 실전경험을 쌓게 한다는 생각이다. 양민혁이 챔피언십으로 간다면 엄지성(스완지 시티), 배준호(스토크 시티) 등 다른 한국선수들과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당장 토트넘은 10명 이상 부상자가 넘쳐 뛸 선수가 없는 마당이다. 아치 그레이, 마이키 무어, 루카스 베리발 등 십대 3총사는 요즘 토트넘 주전급으로 뛰고 있다.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무슨 생각으로 양민혁을 보냈을까.
포스테코글루는 “양민혁에게 새 문화, 환경과 새 리그, 새 국가에 적응할 기회를 준 것이다. 양민혁은 아직 아주 어리다. 적응할 필요가 있다”고 잘라 말했다.
토트넘 아카데미출신들은 영국에 따로 적응할 필요가 없지만 한국에서 온 양민혁은 다르다는 말이다. 양민혁은 영어도 제대로 못하고 모든 것이 낯설다.

포스테코글루는 “양민혁은 클럽에서 장기적인 차원의 투자다. 그에게 올바른 일을 해야 한다”며 당장 양민혁을 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양민혁은 QPR 입단소감에서 “여기 와서 좋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짧은 영어로 답했다. 이어 양민혁은 “박지성 선배가 뛰었던 구단이다. 여기서 더 많은 실전기회와 많은 경험을 쌓고 싶어서 왔다. 승격이란 목표를 갖고 이 팀에 더 많은 승리와 승점을 도움을 주고 싶다”고 선언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