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 투수 정우영이 최근 2년간의 부진을 딛고 반등할 수 있을까.
정우영은 스프링캠프에 참가하기 전에 미국 트레드 애슬레틱스에서 개인 훈련으로 부진 탈출의 해법을 찾고자 했다. 2022년 홀드왕을 차지했을 때 최고 157km의 강속구를 던졌는데, 지난해는 150km를 넘기기도 힘들었다. 투구 밸런스도 무너지면서 커리어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2022년 67경기(58이닝) 2승 3패 35홀드 평균자책점 2.64로 맹활약했는데, 2023년 60경기(51⅔이닝) 5승 6패 11홀드 평균자책점 4.70을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해는 27경기(22⅔이닝) 등판에 그치며 2승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4.76으로 커리어 로우 시즌을 보냈다.
정우영은 지난해 12월초부터 1월 중순까지 미국 트레드 애슬레틱스에서 개인 훈련을 했다. 그는 "시즌이 끝나고 2년 동안 나의 야구에 대해 해맸던 부분(뭘 해야하고 어떤 것이 나한테 잘 맞지 않는지)을 좀 더 명확히 알고 싶고, 나의 야구에 대해 확실하게 정립하고 싶어서 트레드 애슬레틱스를 찾아갔다"고 말했다.
시즌 때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다. 정우영은 "미국 선진 야구에 대해 배우고 싶다고 몇 년 동안 계속 생각을 해왔고, 계속 가고 싶었다. 2023년 3월 WBC와 (2023시즌 끝나고) 뼛조각 수술 등으로 못 가고 있다가 이번에는 꼭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우리 코치님들도 잘 가르쳐주시지만 선진 야구와 야구본토에서는 어떤 방향성을 가르쳐주는지가 궁금했다. 그래서 트레드라는 곳을 SNS를 통해서 1년동안 봐왔다. 작년 말 훈련소를 다녀와서 잠실에서 2주 정도 몸을 만들고 미국으로 와서, 트레드에서 6주 정도 훈련을 했다"고 설명했다.
트레드 애슬레틱스는 1년 동안 꾸준히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정우영은 "이곳은 어플리케이션이 따로 있어서 내가 경기한 후에 영상과 데이터를 보내면 그 결과에 대하여 피드백을 매번 주고 관리를 해주는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어서 트레드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긴 시간의 노력 만큼 얻는 것이 있었다. 정우영은 "트레드에서 첫 면담을 할 때, 나는 단기적으로 100% 단계를 올려 결과를 내기는 힘들 것 같다고 얘기하고, 내가 다시 강한 공을 던질 수 있는 폼을 찾고, 나의 잘못된 생각들을 고쳐나가기 위해서 왔다고 참가 목적을 얘기했다. 그래서 단기적으로 결과를 얻어가는 것보다 여기서 배운 것을 통해서 한 시즌을 하면서 계속 고쳐나갈 수 있는 부분들 위주로 배웠다. 지금도 피드백을 받으며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구 폼 등 기술적인 부분과 함께 심리적인 부분에서도 도움이 됐다. 정우영은 "조급하지 말라는 말이 가장 와 닿았다. 트레드의 코치들도 나의 지난 2년이라는 시간을 너무 안타깝게 보셨다. 지금 내 야구가 잘 안된다고 해서 당장 야구를 그만두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 문제에 대해 빠른 기간 안에 명확하게 캐치해 주시면서 조급하게 하지 말자라는 말이 가장 와 닿았다"고 말했다.
또 "트레드 코치님들도 내가 훈련하는 기간 내내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끌어올리는 모습을 보시고, 절제하는 것이 어려운건데 스스로 통제를 잘한다고 굉장히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시고 응원을 많이 해줬다"고 덧붙였다.
트레드 애슬레틱스에서 훈련을 하면서 투심 구속을 끌어올렸다. 정우영은 "지난 2년 동안 보다는 구속이 많이 늘긴했다. 92마일(147~148km)까지 나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정우영의 투심 평균 구속은 145.2km로 뚝 떨어졌다.

정우영은 배번도 바꿨다. 지난해 16번을 달았는데, 2022년 홀드왕을 차지했을 때 18번으로 돌아왔다. 그는 "특별한 각오보다는 시즌이 끝나고 (백)승현이 형이랑 얘기를 하다가 서로 좋았을 때 등번호를 다시 달아보자는 얘기를 했다. 그때 마침 내 등번호를 승현이 형이 쓰고 있어서 형이 바꿔주겠다고 했다. 나도 변화를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좋았을 때 기억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승현이 형도 마침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우영은 퀵모션이 느려, 주자가 1루에 있을 때는 2루 도루를 의식해서 투구 템포에도 신경을 써야 했다. 올해는 피치클락이 도입돼 투수들에게 부담을 줄 것이다. 정우영은 "피치클락은 항저우 아시안게임때 경험을 했었기에 딱히 문제될 건 없을거라 생각한다. 그렇치만 시계를 보면 조급한 마음이 생기긴 해서 최대한 신경을 안쓰고 플레이하는게 좋을 것 같다. 20~25초는 여유가 있다고 생각하는 마음으로 하면 될 것 같아서 크게 문제는 없을 듯하다"고 말했다.
LG는 마무리 유영찬, 좌완 필승조 함덕주가 팔꿈치 수술을 받아 전반기 등판이 힘들 전망이다. 염경엽 감독은 최대한 여유있게 재활을 하고, 후반기 복귀를 생각하고 있다. FA 불펜투수 장현식과 김강률을 영입했는데, 정우영의 반등도 절실하다.
염경엽 감독은 "정우영은 올시즌 우리 불펜의 키포인트 중 한명이다. 현재 캠프 기간은 얼마 안 되었지만 비시즌 기간 몸을 잘 만들어온 것 같고 이번 시즌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정우영은 "올해 정말 잘해야 되겠지만 완전 잘했던 그 때로 바로 돌아 갈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근데 점차 좋았을 때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마음으로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성적을 떠나서 내 구위와 마운드에서의 자신감을 찾는 것이 첫 번째인 것 같다"고 시즌 목표를 언급했다.
정우영은 미국 현지 시간 26일과 30일 2차례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 첫 불펜 피칭은 15개를 던졌다. 2번째 불펜피칭에서는 투심(13구), 커브(2개) 등 15구를 던졌다. 투심은 최고 142.8km까지 나왔다. LG 관계자는 "80% 수준으로 투구했다. 안정된 제구력과 팔 높이가 지난 시즌보다 올라간 것이 특징이다. 전반적으로 움직임은 좋았다"고 전했다. .
정우영은 팬들에게 "2년간 힘든 시기를 같이 보내셨을꺼라 생각하는데 아직까지 기대를 해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는데 감사드린다. 이제는 좋았을 때 모습으로 돌아가서 팬분들이 야구 보실 때 불안함 없이 편안하게 보여드릴 수 있는 야구를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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