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토마 가오루(28,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가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을 거절한 뒤 치른 첫 경기에서 고개를 떨궜다.
브라이튼은 1일(한국시간) 영국 노팅엄의 더 시티 그라운드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PL) 24라운드에서 노팅엄 포레스트에 0-7로 대패했다.
이날 브라이튼은 루이스 덩크의 자책골을 시작으로 경기 시작 32분 만에 3골을 내주며 와르르 무너졌다. 파비안 휘르첼러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미토마와 주앙 페드루, 잭 힌셜우드를 불러들이며 반전을 꿈꿨지만, 후반에는 무려 4골을 얻어맞으며 참패를 면치 못했다.
미토마도 굴욕을 피하지 못했다. 그는 왼쪽 윙어로 선발 출전했지만, 45분 동안 한 차례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한 채 벤치로 물러났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미토마는 패스 성공 10회(12회 시도), 드리블 성공 0회, 크로스 성공 0회, 슈팅 0회, 지상 볼 경합 성공 0회에 그쳤다.
당연히 혹평을 피하지 못했다. 영국 '서섹스 월드'는 "미토마는 아마도 사우디도 나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라고 비꼬았다. 또한 매체는 "미토마는 경기를 앞두고 사우디아라비아의 거대한 제안을 받았다. 그의 마음은 다른 곳에 있었다고 쉽게 말할 수 있다. 하프타임에 교체됐다"라며 그에게 가장 낮은 평점인 3점을 줬다.


미토마는 최근 사우디 프로 리그 알 나스르로부터 이적 제안을 받았다. 알 나스르는 그를 영입하기 위해 이적료 6500만 유로(약 982억 원)를 장전했다. 심지어 미국 'CBS 스포츠'에 따르면 1차 제안이 거절당한 뒤 최대 1억 1200만 달러(약 1647억 원)에 달하는 제안을 준비하기도 했다.
브라이튼과 미토마 둘 다 어마어마한 '오일 머니'를 챙길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미토마의 알 나스르 이적은 이뤄지지 않았다. 브라이튼이 핵심 윙어 미토마를 내주길 거부했기 때문.
영국 'BBC'는 "알 나스르는 브라이튼이 앞으로 미토마를 판매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 뒤 그를 영입하려던 시도를 종료했다. 브라이튼은 알 나스르의 6500만 유로에 달하는 제안을 거절했지만, 추가 제안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추가로 소통한 뒤 미토마를 매각할 필요가 없으며 어떤 제안을 받더라도 입장을 바꾸지 않겠다고 강조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매체는 "브라이튼은 또한 미토마가 아멕스 스타디움을 떠나는 데 관심이 없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알 나스르는 이제 미토마 영입이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받아들였다"라고 덧붙였다.


브라이튼으로서도 쉽지만은 않은 결정이었다. 브라이튼은 지난 2021년 이적료 300만 유로(약 45억 원)에 미토마를 영입했다. 알 나스르에 매각했다면 최소 20배 이상 남길 수 있었지만, 거절한 것.
미토마도 사우디 진출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은 데다가 브라이튼으로서도 겨울 이적시장 마감이 임박했기에 돈보다 선수 지키기를 택했다. 수준급 드리블 실력을 지닌 미토마는 브라이튼 측면 공격을 이끄는 주인공이다. 올 시즌 브라이튼에서 PL 24경기 전 경기 출장 중인 선수는 그가 유일하다.
미토마는 2021년 J리그 가와사키 프론탈레를 떠나 브라이튼에 합류한 뒤 꾸준히 주축 선수로 활약해 왔다. 일본이 자랑하는 스타 선수인 만큼 마케팅적 가치도 뛰어나다. BBC는 "미토마는 브라이튼에서 아주 인기 있는 선수 중 한 명이다. 구단 관계자들은 그가 일본 시장에 미치는 상업적 영향을 예리하게 인식하고 있다. 브라이튼은 프리 시즌 일본 투어를 진행하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만약 미토마가 알 나스르로 향했다면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 이적료 기록을 새로 쓸 수 있었다. 현재 최고 기록은 2023년 김민재가 나폴리를 떠나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면서 기록했던 이적료인 5000만 유로(약 753억 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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