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오요안나의 사망 배경으로 지목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MBC가 진상 조사에 착수한다. 출범 후 첫 회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진상을 명명백백히 가려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MBC가 오요안나 사망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출범시킨 진상조사위원회가 오늘(5일) 첫 회의를 갖는다.
앞서 MBC는 “지난달 31일 고인의 사망과 관련한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히기 위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휴일 사이 조사위원회의 인선 작업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에는 법무법인 혜명 채양희 변호사를, 외부 위원으로는 법무법인 바른 정인진 변호사가 위촉됐다. 또한 MBC의 인사 고충 담당 부서장과 준법 관련 부서장 등 내부 인사 3명도 위원으로 참여한다.
진상조사위원회는 5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활동에 들어가며, 가능한 신속하고 정확하게 조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지난달 27일 한 매체는 오요안나의 휴대전화에서 생전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요안나는 사망 전 MBC 관계자 4명에게 이 사실을 알렸으나 무시당했고, 유족들은 진실을 원한다면서 가해자들의 사과와 MBC의 진심 어린 사과 방송을 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에 MBC 측은 진상 조사에 착수하겠다는 뜻을 전했지만 가해자, 방관자로 지목된 선배 기상캐스터들은 업무 전선에서 물러서지 않고 시청자들 앞에 계속해서 서면서 비판을 받았다. 최근 김가영이 ‘모닝FM 테이입니다’에서 자진 하차하면서 조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MBC 기상캐스터 내부의 괴롭힘 문화는 하루 이틀이 아니라는 듯한 말도 나왔다. 박은지, 배수연 등 MBC 기상캐스터 출신들은 “언니도 7년이라는 그 모진 세월 참고 또 버텨봐서 알지. 그 고통이 얼마나 무섭고 외로운지. 도움이 못 되어줘서 너무 미안하다”, “내가 나오던 그때도 그랬다. 그들의 기준에서 한낱 프리랜서 기상캐스터였던 나의 목소리에는 어느 누구 하나 전혀 귀 기울여 주지 않았었다. 너무나도 사랑했던 일과 일터였지만 그때 그곳의 이면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지금은 좀 달라졌을 줄 알았는데 어쩜 여전히 이렇게나 변함이 없다니”라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반면 쇼호스트로 활동 중인 이문정은 “뭐든 양쪽 이야기를 다 듣고 판단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한쪽 이야기만 듣고 극단으로 모는 사회. 진실은 밝혀질 거야. 잘 견뎌야 해”라는 글을 남겼다가 삭제한 뒤 “MBC를 떠난 지 벌써 수년이 지나서 오요안나를 만난 적도 없지만 저 또한 전 직장 후배의 일이라 너무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 제가 올린 글은 오요안나와 관련 없는 개인적인 생각을 쓴 것으로 더 이상의 악의적인 해석은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MBC 측은 “납득할 수 있는 조사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유족들이 추천하는 인사를 진상조사위원을 추가로 참여시키는 방안도 유족들과 적극 협의해나가겠다”며 “조사 과정에서 유족들과 최대한 소통해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