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령존은 살아날까?
2025 KIA 타이거즈 어바인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외야진 가운데 예년과 달라진 점을 꼽자면 단골멤버 김호령(33)의 이름이 없다는 것이다. 최형우는 지명타자로 제외한다면 나성범 최원준 이우성 이창진 박정우 김석환까지 6명이 훈련중이다. 작년 1루수로 뛰었던 이우성은 패트릭 위즈덤이 입단하면서 다시 외야수로 복귀했다.
김호령은 작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빠졌다. 정규 시즌을 마치고 개인적으로 타격훈련을 펼치다 왼쪽 옆구리 부상을 입었다.정확하게는 내복사근 손상이었다. 치료기간이 2주였다. 다치지 않았다면 엔트리 진입이 유력했다. 폭넓은 수비범위와 동물적인 타구 판단능력을 갖춘데다 대주자까지 활용도가 있었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개인적으로 타격기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훈련에 매달렸던 모양이다. 부상소식을 들은 이범호 감독도 "시리즈에서는 많은 타석에 들어서지 않는데..."라며 아쉬워했다. 주전들이 풀타임으로 뛰는 한국시리즈 특성상 대수비와 대주자로 필요한 시점에 한 두 번 기용하는데 굳이 타격 훈련이 필요했느냐는 아쉬움이었다.

결국 김호령이 빠지고 26살의 젊은 박정우가 엔트리에 들었다. 박정우는 충분히 능력을 보여주었다. 정규리그에서 실수도 있었지만 대수비와 대주자로 제몫을 했다. 타자로도 69타석에 들어서 3할8리 11타점 17득점을 기록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5경기 모두 출전해 1득점을 올렸다. 김호령의 대역을 충분히 소화했고 우승반지를 꼈다.
이 감독은 어바인 1군 스프링캠프에 김호령이 아닌 박정우를 선택했다. 올해 1군 전력을 구성하면서 젊은 박정우를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박정우도 강한 어깨를 갖췄고 김호령 만큼은 아니지만 외야수로 손색이 없는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다. 정교한 타격도 된다는 점에서 사령탑의 선택을 받았다.
이제는 백업 업무가 아니라 주전경쟁을 벌일 수도 있다. KIA는 올 시즌을 마치고 예비 FA 최원준의 이적 가능성에 대비해야한다. 따라서 박정우에게는 이번 스프링캠프와 2025시즌이 대단히 중요하다. 백업이 아니라 주전급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와 무대가 주어질 수 있다. 상당한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우의 쓰임새가 많아지면 김호령의 입지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김호령은 6일 뒤늦게 일본 고치 2군 캠프에 합류했다. 부상도 말끔히 나았고 몸상태는 완벽하다. 특히 비시즌 기간중 타격 훈련에 많은 공을 들였다. 관계자에 따르면 타격 전문 트레이닝을 통해 유의미한 효과를 냈다고 한다. 김호령도 올해 만 33살이 된다. 더 이상 물러설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익숙치 않는 2군 캠프이지만 오키나와 연습경기 또는 시범경기에서 경쟁을 벌이면 된다. 젊은 경쟁자를 상대로 호령존이 기개를 보여줄 것인지 주목된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