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빙'으로 디즈니+를 구한 강풀 작가의 또 다른 웹툰 원작 드라마 '마녀'가 채널A도 구할 수 있을까. 전역 후 첫 드라마로 돌아온 박진영과 'MZ여신'으로 불리는 배우 노정의의 구원 서사 로맨스가 온다.
11일 오전 서울시 구로구 신도림동 디큐브시티 더 세인트에서 채널A 새 토일드라마 '마녀'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작품의 주연 박진영, 노정의, 임재혁, 장희령과 작품을 연출한 김태균 감독이 참석해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마녀'는 자신을 좋아하는 남자들이 다치거나 죽게 되면서 마녀라 불리며 마을에서 쫓겨난 한 여자 미정(노정의)과 그런 그녀를 죽음의 법칙으로부터 구해주려는 한 남자 동진(박진영 분) 목숨을 건 미스터리 로맨스 드라마다. 1억 3천만 뷰 이상의 누적 조회수를 자랑하는 강풀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 삼아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영화 '암수살인'의 김태균 감독이 드라마 연출에 도전하는 작품이다.

이와 관련 김태균 감독은 "강풀 작가님의 굉장한 팬이다. 많은 대중과 접점을 갖고 호흡하는 작가님이시고, 그 분의 세계관이 제가 추구하는 결과 굉장히 유사한 지점도 있고 동의되는 지점도 있다. 특별히 '마녀'는 제가 작품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단순히 두 남녀의 사랑을 뛰어넘는 이야기, 사회적 문제를 담으면서도 스토리텔링을 담은 수작이었다. 데이터 마이닝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통해 세상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사랑 이야기를 보여준느 데에 끌렸다. 거기에 사회적 함의도 그려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원작을 구현한 점에 대해 그는 "원작과 달라졌다기 보다 존중을 바탕으로 작품에 임했다. 10년도 더 된 작품이지만 여전히 주요하고 유효한 원작의 메시지를 놓치면 안 된다 생각했다. 다만 작품 분석을 하면서 웹툰의 형식을 다루면서 컷과 컷 사이, 챕터와 챕터 사이 여백들이 드라마에서 채워지면 훨씬 더 풍성하게 작품이 만들어질 거란 생각이 조금 플러스 알파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배우들에게도 '강풀 원작'의 힘은 컸다. 먼저 박진영은 “웹툰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강풀 작가님의 세계가 얼마나 큰 사랑을 받는지 알기 때문에 그 세계관에 참여하는 것 만으로도 영광이었다. 동진이를 좋아하는 웹툰의 팬 분들도 있기 때문에 싱크로율을 맞추려고 촬영에 임했다. 잘 됐으면 좋겠다. 많은 시청자 분들께서 많이 사랑해주시는 드라마가 되는 게 저희 모두의 소망이자 큰 바람이다. 하지만 어떻게 될 지 모르기 때문에 예쁘게 봐달라. 이동진을 만들 때는 굉장히 천제적이면서도 굉장히 평범한, 두 가지 양면성을 띈 캐릭터라 어느 정도 목소리를 통해 천재적인 면이 드러나길 바랐다. 이 인물에겐 이렇게, 저 인물에겐 저렇게 대할 수 있는 표현력이 일반적인 친구라는 걸 보여주려고 현장에서 감독님과 다양한 상의를 하면서 만들어간 캐릭터라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타이틀 롤 역의 노정의는 “오래 전부터 강풀 작가님 웹툰을 사랑한 팬이었다. 너무 영광이다. 부담보다는 설렘이 지금 가장 큰 것 같다. (진영) 오빠가 먼저 말씀해주신 것처럼 많은 사랑을 부탁드리고 싶다. 박미정이라는 역할을 준비하면서 아무래도 스스로 세상과 단절해서 살아가는 소녀를 맡았다 보니 혼자 있는 시간이 많고 소통하는 장면이 부족해서 어떻게 하면 미정이의 외로움을 극대화시키고 한 장면, 한 장면을 표현할 수 있을지 감독님과 눈으로 많은 대화를 나누려고 노력했다. 실제 저와는 다른 모습을 연기로 표현하면서 그에 대한 좋은 영향도 많이 받았다”라고 거들었다.

임재혁은 "더할 나위 없이 영광이었다. 강풀 작가님 웹툰을 어린 시절부터 다 봐왔고 여기 계신 분들과 한 작품에 참여한다는 게 너무 기뻤다. (강풀 작가님 다른 작품들보다) 조금만 더 잘 사랑받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디즈니+를 통해 글로벌 '대박'을 터트린 강풀 작가의 또 다른 드라마 '무빙'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이어 그는 "제가 연기한 김중엽이라는 인물은 강력계 형사다. 유일한 친구가 동진이 밖에 없어서 진영 배우랑 케미스트리를 가장 신경 썼다. 촬영 현장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준비했다"라고 밝혔다.
장희령은 “저도 ‘마녀’ 웹툰의 팬으로서 같이 함에 너무 영광이고 기뻤다. 웹툰을 읽으면서도 은실이 정말 매력있다고 생각했는데 은실을 맡게 돼 더할 나위 없이 기뻤다. 이 작품이 많이 사랑받고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은실은 리더십이 강하고 약자에게 한없이 약하고, 강자에게 한없이 강한 사람이다. 일단 미정과의 관계를 신경 썼다. 미정이는 혼자 있는 친구고 세상과 고립된 친구이기 때문에 제가 그 친구에게 플러팅을 많이 한다. 솔직하고 진실된 친구이기 때문에 부담스럽지 않게 진심을 다해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덧붙였다.

작품의 사회적 함의에 대해 김태균 감독은 "원작을 보면 10년 전 이야기인데, 거기서 다룬 사회적 문제는 세상의 편견과 오해가 만든 사회적 마녀사냥, 혐오를 저는 입체적으로 느꼈다. 10년 후 오늘날에도 통하는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한다"라며 "이 작품을 선택할 때도 그런 사회적 문제가 있었고, 그런 맥락에서 이 작품을 해봤으면 좋겠다고 결정했다. 단순히 발화되는 이야기 보다는 과정은 흥미롭고 장르적 쾌감이 느껴지지만 10부작이라는 드라마를 감상해야 하는데 그만한 시간의 가치를 드릴 만큼 누군가의 인생작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했다"라고도 힘주어 말했다.
또한 "궁극적으로 사랑을 이야기하지만 창작자에 따라 과정은 다르게 표현될 것 같다. 저는 개인적으로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고 찾아내는 것에 쾌감을 느낀다. 그러한 관점에서 진실을 좇는 형사의 집요함이나 전부를 걸고 법칙을 찾아내려는 동진의 진심이 원형적으로 같은 이야기이길 바랐다. 그런 정서가 녹아있는 드라마가 세상에 나온다면 누군가에게 인생작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첫 번째로 제 인생작이 되기도 했다. 마녀를 둘러싼 저주에 걸린 듯한 죽음의 법칙을 찾아내는 과정엔 서스펜스가 있고 미스터리가 밝혀지는 과정에도 몰입감이 있을 거다. 그 몰입을 위해 저희 현장의 모든 기술력과 에너지가 들어간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원작 속 캐릭터를 구현하기 위해 특별히 노력한 부분도 있었을까. 박진영은 “웹툰이 원작이다 보니 외관상 이미지를 참고할 수밖에 없었다. 분장팀, 의상팀과 이야기하면서 현실에서 동진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를 감독님과 꽤 오랫동안 이런 안경, 저런 안경도 써보고 이런 옷도 입어보고, 이런 질감 같은 것들은 동진과 안 맞는 것 같다고 대화를 많이 나눴다. 저희 드라마가 대화가 많이 오간 작품”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너무 똑똑한 친구를 연기하는 건 너무 쉽지 않지만 감독님이 잘 구현해주셨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고 말했다.
노정의는 “저도 웹툰을 직접 보다보면, 머리에 드라마를 그리면서 몰입을 하게 되더라. 저도 제가 상상한 분위기와 눈빛과 말투를 생각해서 만들어가려고 했다. 외적인 부분에 있어서 확실하게 웹툰과 가장 많이 동일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분장팀과 의상팀이 많이 노력해주셔서 만들어갈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임재혁은 “저는 모르는 게 있으면 주변 배우들이나 감독님과 많이 이야기하고 물어보는 편이라 그렇게 접근했다. 최대한 원작의 인물과 맞닿아 있되, 대본상에 만들어지는 인물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싱크로율과 교집합을 찾으려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장희령은 “은실과 제 실제 성격이 맞닿은 부분이 많았다. 웹툰에서 외적인 은실의 모습은 굉장히 털털했다. 머리를 짧게 치고 외적인 부분을 은실과 닮게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마녀'는 갓세븐 멤버이자 배우인 박진영이 군 전역 후 선보이는 첫 번째 드라마다. 그는 지난해 11월 7일, 1년 6개월의 군 복무를 마치고 육군 현역으로 만기 전역했다. 전역 후 첫 작품으로 '마녀'를 택한 그는 극 중 남자 주인공 동진 역을 맡았다.
지난 2012년 KBS 2TV 드라마 '드림하이2'를 통해 데뷔한 박진영은 이후 2014년 아이돌 그룹 갓세븐(GOT7) 멤버 활동을 병행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후 드라마 '사이코메트리 그 녀석', '악마판사', '유미의 세포들' 등에 출연해 호평받았다. 또한 영화 '야차', '크리스마스 캐럴' 등에도 출연했다.
전역 후 첫 복귀작에 임하는 각오에 대해 박진영은 "촬영을 제가 입대 전에 했다. 당연히 배우로서 부담은 있지만 이후의 것들을 알 수 없었다. 제대 후에는 부담보다 떨림이 컸다. 상당히 오래 전, 제대 전에 촬영을 마친 작품이고 떨리기도 했다. 그냥 마냥 떨리기도 했다. 제대를 한 행복 플러스, 신작이 나오기까지 하다니 다 아실 거라 믿는다"라고 물었다.

‘드림하이2’에서 한 작품에 함께 출연한 바 있는 박진영과 노정의. 박진영은 “시간이 굉장히 빠르다고 느꼈다. 2012년이면 제가 데뷔한 연도다. 인연이라는 게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새로웠다. 억울한 건 그 때 제가 19살이었는데 마음은 똑같은데 지금은 나이를 먹었다”라고 말했다. 이에 박경림이 “나는 어떻겠나”라고 하자, 박진영은 “죄송하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드라마 특성상 남여 주인공이 많은 대화를 나누진 못했다. 다음 드라마 할 때 또 대화를 많이 하는 역할을 해보자고 이야기했다”라고 밝혔다.
노정의는 “워낙 편하게 대해줘서 조심스러워한다거나, 다가와주지 못할 수도 있었을 텐데 연기함에 있어서 전혀 그런 것도 없을 정도로 편하게 해주셨다. 오랜만에 뵀다고 하기엔 ‘드림하이2’에서도 뵌 적이 없어서 저는 첫 만남처럼 연기했다”라고 밝혔다.

두 남여 주인공의 호흡에 대해 박진영은 “호흡 너무 좋았다. 저희가 대사를 맞추는 것도 서로 대사가 없는데도 대사를 맞춰보면서 출퇴근할 때 바통터치하면서 ‘고생해라 먼저 갈게’, 마치 운동회 계주 같은 느낌이었다”라고 말했다.
노정의는 “눈만 봐도 통할 수 있게 노력했다. 사실 저희가 직접적으로 대화하는 씬이 많지 않다 보니 멀리서 지켜보는 감정으로 눈으로도 대화가 되는 지점이 좋았다”라고 고백하기도.
김태균 감독은 이에 “저희가 전통적인 멜로 이야기가 아니다. 저는 그 부분이 흥미로웠다. 감독들은 변태 같아서 처음 하는 이야기 해보고 싶었다. 그 지점이 제가 이 작품에 도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10부작의 정서를 이끌어가려면 관객들의 응원이 필수적이라 생각했다. 두 사람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감정이 있는데 뮤직 시퀀스인데 시청자 입장에서 그 과정을 목도한다면 좋겠다 싶었다. 그리고 우리 배우들의 호흡이 만나는 장면이 드물고 서로를 지켜보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그러면서 그들이 마음을 직관적으로 표현하기 보다는 눈빛과 호흡을 통해 켜켜이 감정을 쌓아간다. 후반부에 응축된 사랑을 터트린다. 시청자 분들은 그 지점에서 장면을 기다렸을 거다. 섬세하게 계산된 사랑 이야기”라고 자신했다.

그런가 하면 노정의는 2011년 채널A 드라마 ‘총각네 야채가게’에서 아역으로 출연했던 데 이어 오랜만에 채널A 드라마로 성인이 돼 로맨스를 선보인다. 이에 그는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게 알아봐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웃으며 “14년 만에 함께 하게 된 줄은 몰랐는데 함께 하게 돼서 좋다”라고 말했다. 또한 “저희가 원하는 곳과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보니까 좋은 작품, 좋은 모습으로 채널A에서 함께 하게 돼 너무 좋다”라며 웃었다.
‘마녀’ 특별출연에 대해 김태균 감독은 “제 인적 재산을 다 활용한 드라마다. 저와 관계가 있는 배우 분들께 부탁을 드렸다. 이유는 우리 동진의 사랑의 감정이나 주된 목표에 매 순간 어떤 지점에서 변곡점을 만나는 순간이 있다. 데이터 마이닝의 직업을 설명할 때나 목표가 좌절되거나, 이런 순간에 포기하지 않도록 변곡점들이 있는데 분량은 짧고 단역일 수도 있는 캐릭터인데 그렇게 흘려보내면 안 된다고 판단을 해서 정확히 인지할 수 있는 배우들이 등장해서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에 말도 안되는 부탁을 드렸다. 매회 굉장히 깜짝 놀랄 만한 배우들이 그 역할을 수행하고 사라져준다. 요즘 강한 핫한 분, 저와 전작을 한 백강혁(주지훈) 그 분이 1화에 등장한다. 저와는 서로를 잘 이해하는 배우인데 동진의 데이터마이닝 능력치를 보여주는 배우인데 말도 안 되게 등장하신다. 현장에 커피차와 함께 오셨다. 제 전작 ‘암수살인’보다 열심히 하셨다는 후문이 있다. 애정하는 진선규 배우도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매회 좋은 배우들이 서프라이즈처럼 등장하니까 시청자 입장에서 또 다른 재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태균 감독은 "시대의 대세 강풀 작가님 원작이다. 그것 만으로도 기대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덧붙인 바. 강풀 유니버스의 구원 서사가 '마녀' 시청자들까지 구원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는 15일 밤 9시 10분에 첫 방송.
/ monamie@osen.co.kr
[사진] OSEN 민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