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판단이 좋다" '황새' 황선홍도 반한 '국대 공격수 후배' 주민규..."축구력은 떨어지지 않는 것"[오!쎈 서울]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5.02.13 13: 02

황선홍 대전하나시티즌 감독이 주민규(35)에 대한 큰 신뢰를 드러냈다.
13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 그랜드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5 개막 미디어데이가 개최됐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일정으로 빠진 울산, 포항, 광주, 전북 4개 팀을 제외한 K리그1 8개 팀(강원, 김천, 서울, 수원FC, 제주, 대전, 대구, 안양) 감독 및 대표 선수가 참석해 새 시즌 각오를 밝혔다.
행사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황선홍 감독은 치열한 생존 경쟁을 펼쳤던 지난해보다 한결 밝은 얼굴이었다. 2025년도 K리그1 무대를 누비게 된 대전은 전력 보강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국가대표 공격수 주민규를 비롯해 정재희, 하창래, 박규현 등을 영입했다.

황선홍 감독은 겨울 이적시장 이야기가 나오자 "짧고 굵게 했다. 많은 선수보다는 큰 선수 영입을 원했다. 다행히 선수들이 많이 선택해줬다. 이제는 잘 끼워야 한다. 작년 여름부터 워낙 많이 바뀌었다. 완전히 다 뒤집을 정도라 조금 우려스럽기도 한데 잘 끼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가장 기대를 받는 영입생은 역시 주민규다. 지난 시즌 잠깐 주춤할 때도 했으나 남다른 득점력을 지닌 스트라이커다. 황선홍 감독은 "축구에 대한 느낌은 떨어지지 않는다. 신체적인 능력은 떨어질 수 있어도 판단은 가르쳐서 될 문제가 아니다. 나도 35살까지 축구를 했다. 어디로 패스를 할지 수비를 어디로 끌고 다닐지 어디로 슈팅을 할지는 가르칠 수 없다. 그런 상황 판단이 좋다"라고 우려를 떨쳐냈다.
이어 그는 "주민규는 그런 판단이 나보다 좋은 것 같다. 공격 지역에서 연계나 타이밍이 굉장히 좋다. 다른 선수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다. 시너지를 잘 낸다면 굉장히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구텍과는 플레이 스타일이 달라서 적절히 쓰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K리그1 개막 미디어데이가 열렸다.이날 K리그1 8개 팀(강원, 김천, 서울, 수원FC, 제주, 대전, 대구, 안양) 감독과 대표 선수가 참석해 올 시즌을 앞둔 각오를 밝혔다. 2024-2025 ACL에 나서는 K리그1 4개 팀(울산, 포항, 광주, 전북)은 ACL 경기 일정으로 인해 이번 개막 미디어데이에 참석하지 않고 지난 5일 별도 미디어데이를 가졌다.대전 황선홍 감독이 근조 리본을 달고 故 김하늘 양을 추모하고 있다. 2025.02.13 /jpnews@osen.co.kr
올 시즌 대전은 경계해야 할 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황선홍 감독은 "불과 두 달 전에 강등 싸움을 하던 팀을 왜 이렇게 경계하나"라며 웃음을 터트린 뒤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스텝 바이 스텝이다. 내 생각엔 울산, 서울, 전북, 포항 4강 정도 아닐까 싶다. 나머지는 다 도전해야 한다"라고 손사래를 쳤다.
대전에서 처음으로 동계 훈련을 치른 황선홍 감독이다. 그는 "작년 기조를 좀 유지하려 한다. 여러 가지 주도적인 축구를 하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속도에 대한 미련을 조금 못 버렸다. 다이내믹한 모습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에너지를 많이 쓰는 축구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라고 귀띔했다.
기대를 거는 선수는 누구일까. 황선홍 감독은 신입생 정재희의 이름을 꺼냈다. 그는 "정재희 컨디션이 상당히 좋다. 용병 자리나 출전 시간 등 여러 가지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데 정재희와 강윤성이 페이스를 계속 잘 유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최근 빨라지고 있는 감독 경질과 2+1 강등 제도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황선홍 감독은 "감독 평가 기준이 빨라졌다. 2-3년 계약을 해도 6개월이나 3개월 만에 평가를 받는다. 젊은 친구들이 지도자를 안 하려 한다.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황선홍 감독은 2+1 강등제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화두를 던졌다. 그는 "감독직을 유지하려는 게 아니다. 실질적으로 한국 축구가 발전하려면 어떤 형태로 가야 하는지 논의해보자는 거다. 현장을 들여다 봐야 한다는 의미다. 강등이 1+1으로 바뀐다고 해서 감독 경질 시계추가 느려지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황선홍 감독은 "다만 젊은 친구들이 지도자를 안 하려고 하는 점에 대해선 고민을 해 볼 필요가 있다. 감독을 하려면 5~6년, 길게는 10년을 준비해야 하는데 3~6달 만에 경질되면 어려워진다. 그러니 시도를 자꾸 안 하려 한다. 그런 부분은 고민을 해봐야 한다. 그런 시스템이 축구인으로서 안타깝다. 그래서 자꾸 목소리를 내고 싶은 거다. 더 많은 친구들이 포기하지 않는 구조를 만들어내는 게 한국 축구가 발전하는 길이 아닌가 싶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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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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