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가 5000만 파운드(약 906억 원)면 주장 손흥민(33)과 10년 동행을 끝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토트넘 팬 커뮤니티 '토트넘 뉴스'는 14일(한국시간)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보낸 10년이 올여름에 끝날 수 있다. 이적설이 등장하면서 5000만 파운드짜리 제안이면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지난 1월 손흥민의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하면서 계약 기간을 2026년 6월까지 늘렸다. 그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FA) 신분으로 토트넘을 떠날 가능성도 차단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손흥민 매각설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토트넘이 리그 14위까지 떨어지는 부진에 빠지자 주장 손흥민을 향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것. 손흥민도 햄스트링 부상 여파와 자신감 문제인지 이전만큼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토트넘이 리버풀과 아스톤 빌라에 덜미를 잡히며 카라바오컵(EFL컵), FA컵에서 연달아 탈락하면서 손흥민에게 책임이 돌아가고 있다. 그는 리버풀전에서 한 차례 골대를 때리며 팀에서 가장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으나 토트넘의 0-4 대패를 막지 못했다. 빌라전에서도 빅찬스미스 1회를 기록하며 고개를 떨궜다.


토트넘 팬 커뮤니티 '스퍼스 웹'은 "손흥민은 마이키 무어가 떠먹여준 황금 같은 동점골 기회를 놓쳤고, 남은 시간 자신감이 부족해 보였다. 그는 사실상 두 번째 기회를 허용하지 않은 빌라 수비진에 의해 사라졌다. 드리블은 헛된 일이었고, 열망은 존재하지 않았다. 손흥민은 한때 황금빛으로 빛났던 명성을 더럽히고 있고, 그의 몰락은 날이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다. 그가 불쌍해지기 시작했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손흥민의 선발 출전을 향한 물음표도 나왔다. 익스프레스는 "토트넘은 주장으로부터 더 많은 걸 필요로 한다. 손흥민은 감독 덕분에 무임승차하는 것 같다. 10대 무어는 전반에 비난받았고, 후반엔 헌신적이었다. 다른 선수들은 감독의 공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손흥민도 똑같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라며 손흥민을 벤치에 앉히는 방안도 고려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기브 미 스포츠'는 토트넘 선수들을 평가하면서 손흥민을 '이적 제안을 들어봐야 할' 등급으로 평가했다. 매체는 "손흥민은 수년 동안 토트넘의 아이콘이었으며 의심할 여지 없이 그들의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이다. 하지만 손흥민은 조금씩 느려지기 시작했다"라며 "손흥민은 공격 포인트 생산력이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감소했다. 그렇기 때문에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그를 현금화할 때가 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영국 '팀 토크' 역시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매체는 "윌손 오도베르가 뛸 수 있었다면 손흥민이 몇 번이나 선발로 뛸 수 있었을지 알 수 없었을 거다. 번개 같은 속도와 치명적인 마무리는 더 이상 잘 보이지 않는다. 그가 주장직에 과도한 부담을 느끼는 것 같기도 하다. 손흥민은 여전히 토트넘의 절대적인 전설이며 아직 더 활약할 수 있지만, 예전만큼은 아니다. 다음 시즌 단계적으로 밀려나거나 여름에 적절한 가격으로 이적하더라도 큰 놀라움은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

토트넘 스카우트 출신 브라이언 킹은 손흥민의 몸값으로 5000만 파운드를 매겼다. 그는 "손흥민은 계약 기간이 1년 남았고, 30대 초반이다. 토트넘은 그의 이적료로 최소 5000만 파운드를 원할 것이다. 그는 경기장 밖에서 클럽에 많은 가치를 가져다준다"라고 말했다.
또한 킹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손흥민을 보기 위해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으로 이동하는지 생각해보자. 매주 몇 명이 오는지 정확히 모르겠다. 하지만 손흥민의 경기를 보기 위해 한국에서 오는 사람들이 항상 많은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토트넘 뉴스는 5000만 파운드면 주저하지 말고 손흥민을 판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손흥민에게 5000만 파운드짜리 제안이 온다면 토트넘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그는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손흥민과 계약 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은 점도 언급했다. 토트넘 뉴스는 "토트넘이 손흥민과 또 다른 계약을 체결하지 안는 한 올여름에 그를 판매하지 않으면 공짜로 잃게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많은 팬들이 토트넘에 오랫동안 머문 손흥민에게 정서적 애착을 느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이 인연을 끊어야 할 때인 것 같다"라고 냉정하게 진단했다.

현재 손흥민은 사우디 이적설이 재점화됐다. 튀르키예 언론인 에크렘 코누르는 12일(한국시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사우디 프로 리그 클럽들이 토트넘의 32세 한국인 선수 손흥민을 영입하기 위해 이적료 5000만 유로(약 755억 원)을 제안할 계획이다"라고 알렸다.
손흥민이 사우디와 연결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사우디는 지난 2023년 여름부터 손흥민을 눈독들여 왔다. 아시아 최고의 스타인 그를 데려옴으로써 리그 수준을 더욱 높이겠다는 것. 사우디는 최근 몇 년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시작으로 카림 벤제마, 호베르투 피르미누, 은골로 캉테, 사디오 마네 등 수많은 월드클래스 선수들을 영입한 바 있다.
손흥민은 이전부터 알 이티하드의 관심을 받아왔다. 미국 'CBS 스포츠'에 따르면 알 이티하드는 지난해 여름 그를 영입하기 위해 이적료 6500만 달러(약 941억 원), 연봉 3000만 유로(약 453억 원)를 장전했다. 4년간 무려 1억 2000만 유로(약 1813억 원)를 받을 수 있는 '메가 제안'이었다.
그럼에도 토트넘에 남기로 택했던 손흥민이지만, 다가오는 여름엔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지 알 수 없게 됐다. 토트넘 뉴스도 "사우디의 관심이 다시 떠오른다면 5000만 파운드의 이적료는 그리 어렵지 않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토트넘은 카타르 인수설도 돌고 있다. '가디언'은 "카타르 투자자들은 토트넘 지배권을 원하지만, 인수 제안은 단계적 인수 형태로 이뤄질 수 있다. 그들이 고려하는 모델에 따르면 다니엘 레비 회장은 클럽 운영의 경영 계약을 제안받게 된다. 이는 토트넘의 86.91%를 소유한 에닉(ENIC) 그룹이 소수 주주가 되더라도 그대로 유지된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매체는 "토트넘은 외부 투자를 모색하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레비도 작년에 클럽이 '자본 기반을 크게 늘릴 필요가 있다'고 인정했다"라며 "토트넘은 미국과 중동의 잠재적 투자자들로부터 오랫동안 관심을 받아왔다. 하지만 37억 5000만 파운드(약 6조 8000억 원)의 가치를 달성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던 중 카타르 자본이 등장한 것. 매체는 "카타르 입찰자의 신원은 불분명하다. 그러나 이들은 카타르 정부의 지원을 받고 2년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인수하려 했던 카타르 스포츠 인베스트먼트(QSI)나 셰이크 자심이 아닌 개인이다"라고 밝혔다.
만약 토트넘이 오일 머니를 등에 업는다면 이적시장에서 막대한 자금을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영국 '익스프레스'는 토트넘이 카타르에 인수될 시 마티스 텔과 브라이언 음뵈모, 빅터 오시멘, 데얀 쿨루셉스키, 주앙 고메스, 리차르드 리오스, 페드로 포로, 무리요, 미키 반 더 벤, 테오 에르난데스, 그레고어 코벨이 토트넘의 다음 시즌 베스트 11이 될 수 있다며 손흥민의 이름을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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