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오요안나의 사망 원인으로 꼽히는 직장 내 괴롭힘 진상 조사가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태. 가해 의혹을 받는 이들은 침묵을 지키며 여전히 시청자들 앞에 서고 있고, 정치권에서도 오요안나의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고인과 유족들은 두 번 울고 있다.
지난해 9월 오요안나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당시 사망 원인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난달 27일 한 매체를 통해 오요안나의 휴대전화에서 생전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오요안나는 사망 전 MBC 관계자 4명에게 이 사실을 알렸으나 무시당했고, 유족들은 진실을 원한다면서 가해자들의 사과와 MBC의 진심 어린 사과 방송을 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에 MBC 측은 지난 3일 “1월 31일 고인의 사망과 관련한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히기 위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휴일 사이 조사위원회의 인선 작업을 마무리했다”라고 밝혔다. 5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활동에 돌입한 진상조사위원회는 가능한 신속하고 정확하게 조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진상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지난 5일 MBC 측이 유족과 처음으로 대면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MBC 측은 고인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사실을 전혀 몰랐으며 은폐 시도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에 유족 측은 “아직까지 회사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는 게 답답하다. 정말 몰랐는데도 이제라도 알았으면 사과를 하거나 보도를 해야 하는 게 아닌가. 그리고 MBC가 입장문을 냈을 때 ‘고인은 프리랜서’라고 못 박은 것도 대한민국의 모순, 비정규직의 어두운 현실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 아니겠는가”라고 토로했다.
오요안나 직장 내 괴롭힘 진상 조사는 시작됐지만 아직 이렇다 할 결과는 없다. 이 가운데 가해 의혹을 받고 있는 오요안나의 선배 기상캐스터들은 여전히 뉴스를 통해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SNS와 유튜브 댓글창을 막아 당장의 지적과 비난을 피하고는 있지만 사회 곳곳에서 터지는 분노와 비판은 피할 수 없다.
여기에 정치권에서도 오요안나 사망과 관련해 청문회를 진행하자고 하면서 고인이 소환됐다. 여당 국민의 힘은 14일 “국회 차원의 청문회를 열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며 더불어민주당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며 청문회를 반대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까지 만든 민주당이 유독 MBC에 대해선 침묵하는데 그동안 민주당이 보이는 행태와는 완전히 다르다. 민주당이 조금만 자기 당에 이익이 된다고 하면 청문회를 수도 없이 했는데 사회적 요청이 있음에도 거부하는 건 MBC를 의식하는 게 아니냐. 결국 MBC는 민주당 편이고 무조건 지켜줘야 하는, 이 못된 동지의식의 발로가 청문회 거부다. 근로자의 안위는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내 편, 네 편 갈라서 입법권 남용하고 행사하는 것은 결국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해 의혹을 받는 이들은 아직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않으며 고인의 사망 이후 입을 꾹 다물고 있고, 억울함이 알려진 뒤에는 정치권 등에서 고인 언급을 통해 상대에 대한 공세를 취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다음 주면 조사 2주째에 접어드는 진상 조사에서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