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혁 “20대엔 수염 때문에 캐스팅..잘생김? 미디어 세뇌작용” 망언 [인터뷰②]
OSEN 김채연 기자
발행 2025.02.15 07: 33

(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이준혁이 ‘수염 압수’라는 반응에 입을 열었다.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SBS 금토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연출 함준호·김재홍, 극본 지은, 제작 스튜디오S·이오콘텐츠그룹) 배우 이준혁의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나의 완벽한 비서’는  일'만' 잘하는 헤드헌팅 회사 CEO 지윤(한지민)과, 일'도' 완벽한 비서 은호(이준혁)의 밀착 케어 로맨스를 담은 작품으로, 이준혁은 단단함과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인품부터 훈내 진동하는 마스크, 세상에 이런 남자가 있을까 싶을 만큼 매너와 배려 그리고 따뜻함까지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는 완벽한 비서 유은호 역을 맡았다.

지난 2023년 이준혁은 영화 ‘범죄도시3’ 개봉 인터뷰에서 '멜로야말로 주인공이 가져가야 하는 부담감이 크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로부터 약 1년 뒤 ‘나의 완벽한 비서’를 통해 ‘완벽한 멜로 주인공’으로 변신한 그는 어떻게 부담감을 극복했을까.
이준혁은 “너무 부담된다. 4회 대본에 ‘잘생겼다’는 대사, 그걸 어떻게 하라는 거냐. 만들어줘라. 그건 내가 연기로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그 부분은 스태프들과 모두가 함께하는 거라고 믿고 은호라는 캐릭터에 집중했다. 저도 살은 안 찌도록 하고”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은호가 어려웠던 지점이 2회가 됐을 때 목표 지점을 상실한다. 아이의 치료를 위해 육아휴직을 하고, 2회에 비서로 입사하면서 (목표가)없다. 그때부터는 모든 신에서 조연처럼 다른 사람들의 문제거리를 리액팅해주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튀지 않으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표현했다.
이준혁은 “전체 극에서 베이스같이 존재해야하고, 보컬처럼 ‘나 멋있어’하는 순간 잘못됐을 거라고 느꼈고, 스태프도 같이 공유했다. 은호가 어느 순간부터는 일에 정답을 말할 수 밖에 없는 캐릭터”라며 “근데 정답이라는 건 결과니까 뻔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묘한 행동을 해서 불규칙성을 넣는 거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준혁은 경찰, 검사, 소방관부터 지독한 빌런, 그리고 완벽한 비서까지 계속된 변신을 거듭하며 데뷔 18년 만에 전성기를 맞이했다. 팬들 사이에서는 ‘그놈의 수염만 없어서도’라며 더 빨리 오지 못한 전성기를 아쉬워하기도.
이와 관련해 이준혁은 “저는 다양한 작품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는 걸 좋아한다. 독특한 역할만 하다보니까 오히려 독특하지 않은 은호가 제 필모에서 독특한 캐릭터가 됐다”면서, 수염에 대해서는 “과거에 저는 수염이 있어서 캐스팅이 됐다. 수염이 멋있게 난다는 게 자랑이었다. 그때 배우들은 (일부러)발모제를 바르고 그랬다. 이런 걸 보면 유행이 오는 걸 체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는 수염이 좋다고 하고, 지금은 수염을 밀라고 하니 이게 어찌된 일인가”라고 자조하면서 “그때는 나름 만족했다. 수염 없이 나가는 게 쑥쓰러웠다. 의상도 스트릿하고 수염이 있어야 어울리는 옷을 입었고, 그때도 지금도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외모로 인해 노력이 부각되지 않는 점에 대해서는 아쉽지 않을까. 이에 그는 “제 20년간 노력을 바꿔 생각하면, 뭔가 그렇게 하지 않아도 외모에 호평을 주는 것도 있다. 상쇄가 되는 것 같지 않나. 외모가 그렇게 그러지 않더라도, 여전히 매스미디어의 세뇌작용은 살아있는 것 같다. 잠시만 속여주세요”라고 말해 취재진의 야유를 받기도.
이준혁이 생각하는 ‘나의 완벽한 연기관’은 무엇일까. 이준혁은 “아무래도 제가 생각하는 배우는 요리하는 재료라, 신선도를 유지해야한다. 생각이 있는 요리다. 산낙지 같은, 타인에 의해서 좋은 감독에 의해 요리되는 거에 두려워하지 않고, 제가 스스로 변주할 수 있는 요리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양식장이 아니라 세상을 느끼고 자양분을 얻으면 좋은 감독님이 요리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터뷰③으로 이어집니다.)/cykim@osen.co.kr
[사진] 에이스팩토리, 스튜디오S·이오콘텐츠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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