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많이 줄어들 것이다".
KIA 타이거즈 베테랑 양현종(36)의 11년 연속 170이닝은 보기 힘들 듯 하다. 스프링캠프에서 이범호 감독과 논의를 거쳐 올해는 이닝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보폭을 줄였지만 대신 만 40살까지 멀리 내다보는 결단이다. 통산 200승과 3000이닝을 향한 의지로도 풀이된다.
작년까지 10시즌 연속 170이닝을 던졌다. KBO리그 최초이다. 앞으로도 깨지기 힘든 대기록이다. 엄청난 노력과 준비, 철저한 관리를 통해 선발투수로서 이정표를 세웠다. 어쩌면 통산 2위 179승보다 더 값진 기록이다. 2503⅔이닝을 기록 중이다. 한화 레전드 송진우에 이어 두 번째로 3000이닝을 향해가고 있다.
이범호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롱런을 하기 위해서는 이닝을 줄여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올해도 이닝 의욕을 많이 가지고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는 이닝을 조금씩 조절하는 것도 본인에게 낫다고 생각한다. 혹시라도 올해 170이닝을 던지고 다음 시즌 주춤한 것 보다는 140이닝 언저리에서 꾸준히 던지며 계속 능력 발휘할 수 있는 시간이 가져가는게 좋다"고 밝혔다.

10년 연속 170이닝 대기록을 세웠으니 나이도 있으니 무리하지 말고 길게 가자는 주문이었다. 여전히 주축 선발투수이다. 3월1일이면 만 37살이 된다. 규정이닝(144이닝) 정도에서 끊자는 말이었다. 앞으로도 만 40살까지 선발투수 자리를 지켜야 한다. 그래야 300이닝에 도달할 수 있다.
실제로 어바인 스프링캠프에서 이감독과 양현좋은 이 문제를 놓고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양현종은 이택근 SBS 해설위원과의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감독님과 상의 많이 했다. (이닝을 줄이자고) 주문을 하셨다. 나도 마찬가지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나이도 있고 의리도 6월에 돌아온다. 컨디션 좋은 선수가 나가는게 맞다. 그게 팀 성적에 영향이 있다. 확실히 작년보다 이닝은 많이 줄어들 것 같다"는 마음을 전했다.
이닝 관리 방식은 여러가지이다. 일단 경기당 5이닝 정도만 소화할 수도 있다. 29~30 경기 정도 마운드에 오르면 규정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 5주 마다 한번씩 찾아오는 주 2회 등판(화요일-일요일)을 없애는 방법도 있다. 적당한 시간에 휴식을 위해 한차례 등판을 거르는 방법도 있다. 5선발 경쟁을 벌이는 황동하와 김도현, 신인투수 김태형 등 젊은 투수들이 돌아가며 그 자리를 메울 수 있다.

올 시즌을 포함해 만 40살까지 선수생활을 이어간다면 4시즌을 던질 수 있다. 200승 까지는 21승을 남겼다. 최다승 송진우의 210승까지는 31승을 남겼다. 송진우의 3003이닝까지는 499⅓이닝을 소화해야한다. 연평균 8승을 거두고 125이닝을 던진다면 도달할 수 있다. 나이를 감안하면 어려울 수도 있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