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모성애 연기로 시청자의 마음을 울리며, ‘국민 엄마’로 큰 사랑을 받아온 배우 김미경이 최근 KBS 1TV 휴먼다큐 '바다 건너 사랑 시즌3'에 출연해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돌아왔다. 탄자니아는 세렝게티와 킬리만자로로 상징되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나라지만, 지독한 가난으로 많은 아이들이 생존에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것조차 누리지 못하는 어두운 현실이 드리우고 있다. 김미경은 빈곤과 굶주림에 지쳐 희망을 잃어가는 아이들을 만나 엄마의 마음으로 따스한 위로와 사랑을 전했다.
첫 번째로 만난 헬레나(9·여)는 황량한 숲에서 동생들과 함께 땔감을 구하기 위해 가시에 찔려가며 나무를 한다. 아버지는 2년 전 집을 나가고, 어머니는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아이들만 집에 두고 며칠씩 집을 비우는데, 그 사이 동생들을 챙겨야 한다. 엄마의 역할을 해야 하는 9살 소녀는 배고픈 동생들이 물이라도 마시며 허기를 견딜 수 있도록 매일 몇 시간씩 걸어 마을 식수원을 찾아간다.

지역에서 유일하게 물을 얻을 수 있는 이곳은 침전물이 가득하고 가축들도 함께 목을 축일 정도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다. 7살 남동생은 이 물을 오래 마신 탓에 다리가 휘어지는 풍토병에 걸려 잘 걷지도 못한다. 헬레나의 동생뿐 아니라 장기간 같은 물을 마셔온 동네 아이들도 같은 병에 시달린다. 아이들이 생존의 위협을 받지만 다른 대안이 없어 이 위험한 물을 마실 수밖에 없다. 김미경은 안전한 물조차도 제대로 마시지 못해 아이들이 병에 걸리는 현실을 크게 안타까워하며, 아이들이 건강한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많은 분들의 적극적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다.

김미경이 다음으로 만난 파스칼리나(14·여)는 뇌졸중으로 손과 다리에 마비 증세가 있는 아버지와 어린 동생을 보살피며 살아가고 있다. 가족의 생계유지를 위해 가시투성이인 들판에서 ‘음렌다’란 나물을 캐고 나무를 하는 등 고된 노동에 시달린다. 가시에 찔려 손과 발이 성한 곳이 없는 파스칼리나는 하루 한 끼조차 제대로 먹지 못하는 가족 생각에 아픔도 잊은 채 일을 한다. 쉴 틈 없는 고된 일상에서 어린 소녀를 버티게 해주는 건 교사가 되고 싶은 소망이다. 교사가 되어 자기와 같이 어려운 환경에 있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파스칼리나의 간절한 꿈. 그러나 교복과 교재를 살 돈이 없는 가난한 형편에 중학교 진학은 불가능하다.
김미경은 먹을 게 없어 물로 배를 채우는 가혹한 현실에서도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파스칼리나 가족에게 쌀죽을 끓여 위로하며, 희망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만난 아미나(15·여)는 매일 15kg이 넘는 물통을 머리에 이고 물을 팔러 마을 곳곳을 돌아다닌다. 작년 어머니가 병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고, 이모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데, 이모할머니마저 팔을 다치면서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생계를 챙기는 일은 아미나의 몫이 되었다. 아미나는 1km 거리의 냇가를 하루에 10 번 이상 오가며 물을 팔아 옥수수 알곡을 얻는다.
허리가 휠 정도로 고통스럽게 일하지만, 물을 파는 것만으로는 충분한 음식을 구할 수 없어 가족들이 일주일에도 며칠씩 굶는 건 예사다. 아이들이 며칠씩 굶고 있는 모습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던 이모할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사정을 해 이웃에게 옥수숫가루 한 줌을 빌려 온다.
며칠 만에 해결하는 끼니에 서로 경쟁하듯 먹어도 이상할 상황이 아니지만 아미나와 동생들은 떼어낸 음식을 자기 입으로 가져가지 않고 다른 가족에게 먹여준다.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라는 이모할머니의 가르침 때문이다. 가난이 가져다준 고통스런 현실에도 작은 것을 나누는 아미나 가족의 품격 있는 모습에 김미경은 크게 감동하며, 진심 어린 위로와 응원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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