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술은 새 포대에. 달라진 경기력만큼이나 새롭게 꾸민 전주월드컵경기장이 전북 현대 팬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전북 현대는 1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김천 상무와 하나은행 K리그 1 2025 1R 홈경기에서 빠른 시간에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투지 넘치는 활동량과 기동성을 통해 상대를 압도하면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올 시즌 두 번째 경기이자 첫 리그 경기이기에 전북 팬들의 기대가 높았다. 지난 시즌 강등 플레이오프까지 가면서 역대 최악의 시즌을 겪었던 전북은 이번 시즌 심기일전을 위해 완전히 대규모 개혁에 나서면서 거스 포옛 감독을 선임했다. 역대 K리그 감독 중 손꼽힐 정도로 좋은 커리어를 가지고 있는 포옛 감독은 전북 부임 이후 대대적인 개편에 나섰다.

포옛 감독은 데뷔전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전북은 지난 13일 태국 방콕 BG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2 16강 1차전서 포트FC(태국)에 4-0 완승을 거뒀다. 그리고 홈 데뷔전이나 K리그 개막전에서도 지난 시즌 승리가 없던 김천 상대로 역전승을 거두면서 기분 좋은 시즌 스타트에 나서게 됐다.
김천전은 전북 입장에서는 복수 혈전이다. 지난 시즌 전북은 김천 상대로 1무 2패였다. 한 골도 넣지 못하면서 내리 다섯 골을 허용했다. 말 그대로 김천한테 지독하게 당했기에 이번 시즌 포옛 감독 체제에서는 제대로 복수전에 나서면서 앞으로 기대를 더욱 키우게 됐다.
이번 시즌 K리그 1은 기존보다 2주 빠른 2월 15일 개막했다. 4~5월 ACLE 토너먼트와 6월 FIFA 클럽 월드컵, 7월 EAFF E-1 챔피언십 개최 영향으로 인한 이른 개막이다. 이로 인해서 상대적으로 준비 과정이 짧지만 포트전과 홈 개막전서 연달아 승리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양 팀은 초반부터 치열하게 맞붙었다. 팽팽한 기싸움에서 먼저 웃은 것은 김천이었다. 전반 12분 천천히 역습에 나선 김천은 투톱이 제대로 멋진 장면을 보였다. 이동경이 내려와 우측면에서 공을 받고 올린 크로스를 유강훈이 넘어지면서 밀어 넣은 것이 골문을 갈랐다. 전북 수비수들과 골키퍼 모두 예측을 하지 못한듯 움직이지 못한 장면이었다.
전진우를 비롯해 전북은 사이드를 통한 활동량으로 김천을 괴롭혔다. 그러나 파이널서드에서 아쉬운 모습이 이어졌다. 그래도 점점 전북 공격의 완성도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전북은 전반 추가시간 이승우의 패스를 받아 박진섭이 마무리하면서 동점골을 터트렸다. 전반은 그대로 1-1로 마무리됐다.
그래도 두들기던 전북은 마침내 다시 골을 만들었다. 전북은 후반 35분 상대 진영서 적극적인 압박을 통해 볼 탈취에 성공했다. 이를 티아고가 흘려준 것을 전병관이 다이렉트 크로스로 연결했다. 때에 맞춰 반대 좌측면에서 침투하던 전진우가 제자리 점핑 헤더로 마무리하면서 그대로 골문을 가르면서 전북의 2-1 역전승으로 경기는 매조지어졌다.

전북이 지난 겨울 동안 선수부터 감독, 구단 모두 하나로 뭉쳐 절치부심하면서 명예 회복을 노렸다. 실제로 보여진 좋은 경기력에 더해서 보이지 않는 부분에서도 구단과 전주시의 노력이 돋보였다. 실제로 겨울 내내 전주월드컵경기장은 전면 리빌딩에 나섰다.
경기장 내부 기자 회견장과 감독실 모두 전북의 색이 잘 나타나고 깔끔하게 리모델링이 됐다. 실제로 경기 시작전 여러 전북 팬들이 내부를 관람하면서 달라진 모습에 환호하기도 했다.
여기에 경기장 내 시설도 크게 변했다. 특히 주목해야 될 것은 전주월드컵경기장에 새롭게 LED 조명이 달린 것. 원래 전주월드컵 경기장은 상대적으로 야간 조명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를 개선하고자 전주시가 직접 경기장에 LED 조명 설치를 구단에 약속했다.
이 LED 조명은 경기 시작 전 기념 공연부터 밝은 빛을 통해 존재감을 뽐냈다. 특히 어느 정도 어두워지고 나서는 그 존재감이 남달랐다. 전진우의 역전골이 터지자 전주성의 일반 조명이 꺼지고 LED 조명이 빛나자 흡사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경기가 끝나고 만난 전북 구단 관계자는 "원래 작년에 LED 조명 설치가 진행될 계획이었다. 증축이 다소 지연됐으나 전주시에서 직접 신경써서 겨울 동안 공사를 진행해서 이렇게 선을 보이게 됐다"라면서 "전주시와 전북 구단이 협업해서 여러 가지 부분에서 팬들에게 더 큰 만족감을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