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성 반가워! 돌아온 송범근, 홈팬 홀린 선방 + 투지..."전북 팬 응원콜 들으니 실감 난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02.18 19: 49

"선수로 상 욕심 없는 선수는 없다".
전북 현대는 1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김천 상무와 하나은행 K리그 1 2025 1R 홈경기에서 빠른 시간에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투지 넘치는 활동량과 기동성을 통해 상대를 압도하면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올 시즌 두 번째 경기이자 첫 리그 경기이기에 전북 팬들의 기대가 높았다. 지난 시즌 강등 플레이오프까지 가면서 역대 최악의 시즌을 겪었던 전북은 이번 시즌 심기일전을 위해 완전히 대규모 개혁에 나서면서 거스 포옛 감독을 선임했다. 역대 K리그 감독 중 손꼽힐 정도로 좋은 커리어를 가지고 있는 포옛 감독은 전북 부임 이후 대대적인 개편에 나섰다.

포옛 감독은 데뷔전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전북은 지난 13일 태국 방콕 BG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2 16강 1차전서 포트FC(태국)에 4-0 완승을 거뒀다. 그리고 홈 데뷔전이나 K리그 개막전에서도 지난 시즌 승리가 없던 김천 상대로 역전승을 거두면서 기분 좋은 시즌 스타트에 나서게 됐다.
김천전은 전북 입장에서는 복수 혈전이다. 지난 시즌 전북은 김천 상대로 1무 2패였다. 한 골도 넣지 못하면서 내리 다섯 골을 허용했다. 말 그대로 김천한테 지독하게 당했기에 이번 시즌 포옛 감독 체제에서는 제대로 복수전에 나서면서 앞으로 기대를 더욱 키우게 됐다.
이번 시즌 K리그 1은 기존보다 2주 빠른 2월 15일 개막했다. 4~5월 ACLE 토너먼트와 6월 FIFA 클럽 월드컵, 7월 EAFF E-1 챔피언십 개최 영향으로 인한 이른 개막이다. 이로 인해서 상대적으로 준비 과정이 짧지만 포트전과 홈 개막전서 연달아 승리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양 팀은 초반부터 치열하게 맞붙었다. 팽팽한 기싸움에서 먼저 웃은 것은 김천이었다. 전반 12분 천천히 역습에 나선 김천은 투톱이 제대로 멋진 장면을 보였다. 이동경이 내려와 우측면에서 공을 받고 올린 크로스를 유강훈이 넘어지면서 밀어 넣은 것이 골문을 갈랐다. 전북 수비수들과 골키퍼 모두 예측을 하지 못한듯 움직이지 못한 장면이었다.
전진우를 비롯해 전북은 사이드를 통한 활동량으로 김천을 괴롭혔다. 그러나 파이널서드에서 아쉬운 모습이 이어졌다. 그래도 점점 전북 공격의 완성도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전북은 전반 추가시간 이승우의 패스를 받아 박진섭이 마무리하면서 동점골을 터트렸다. 전반은 그대로 1-1로 마무리됐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그래도 두들기던 전북은 마침내 다시 골을 만들었다. 전북은 후반 35분 상대 진영서 적극적인 압박을 통해 볼 탈취에 성공했다. 이를 티아고가 흘려준 것을 전병관이 다이렉트 크로스로 연결했다. 때에 맞춰 반대 좌측면에서 침투하던 전진우가 제자리 점핑 헤더로 마무리하면서 그대로 골문을 가르면서 전북의 2-1 역전승으로 경기는 매조지어졌다.
이날 전북 팬들에게 반가운 얼굴도 있었다. 바로 2년 만에 전북으로 돌아온 '수호신' 송범근.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전북의 수문장으로 활약하던 그는 2023년과 2024년 일본에서 뛴 이후 다시 전북으로 돌아와 골키퍼 장갑을 끼고 팀을 지탱했다.
그리고 김천전에서 송범근은 전북 홈 팬들에게 2년 만에 인사를 올렸다. 그는 복귀 소감에 대해 묻자 "사실 복귀를 막 미리 결정한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한테도 안 알렸다"라면서 "공식 발표 이후 지인들이나 팬분들이 축하해주시더라. 그리고 경기 시작 전부터 팬들의 응원콜을 들으니 진짜 돌아온 것 같았다"고 입을 열었다.
송범근은 김천전서 특유의 날카로운 킥과 선방 능력을 선보였다. 유강현에게 선제골을 내주긴 했으나 수차례 김천의 역습을 저지하고 날카로운 킥으로 후방 빌드업을 이끌었다. 특히 2-1로 전북이 경기를 뒤집고 나서 상대와 볼 경합 과정에 쓰러지면서 입술이 찢어지면서도 끝내 볼을 지키는 집념을 보였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실제로 믹스트존에서 만난 송범근의 입술은 찢어져 육안으로도 확인이 가능할 정도로 큰 상처가 난 상태였다. 인터뷰가 끝난 후 기사에 올릴 사진 촬영을 요청하자 송범근은 멋쩍은 미소와 함께 상처가 괜히 흉할까봐 우려했다. 그래도 전북 팬 입장에선 돌아온 아들의 영광의 상처이기에 기쁠 수 밖에 없어 보이는 모습이었다.
전북에 돌아오면서 이제 송범근은 다시 여러 가지 도전에 나선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K리그 정상급 골키퍼로 활약한 송범근이지만 리그 베스트 11과는 거리가 멀었다. 해당 기간 조현우가 수상을 독주하면서 송범근은 단 한 번도 골키퍼 베스트 11에 선정되지 못했다.
송범근은 이번 시즌 임하는 각오에 대해 묻자 "사실 어떤 선수라도 상에 대한 욕심이 없는 선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최고의 목표를 잡고 달라가야 한다"라면서 "팀이나 나나 웃으면서 마무리할 수 있는 시준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mcadoo@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