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과 어린 선수들이 융화가 되면 좋겠다”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는 향후 야구 국가대표팀 구성에 대해 “베테랑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드러냈다.
이정후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마치고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LA 다저스에는 일본인 3총사(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사키 로키)가 함께 뛰고 있는데, 한국인 선수들인 이정후와 김하성(탬파베이 레이스), 김혜성(LA 다저스)은 서로 다른 팀에서 뛰게 됐다.
이정후는 “우리는 나중에 대표팀에서 만나서 함께 뛰면 된다. 하성이형은 무조건 유격수고, 혜성이도 무조건 2루수인테니 나만 잘해서 뽑히면 된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정후는 "대표팀은 실력이 되는 한 계속 가고 싶다. 한국에서 야구 제일 잘하는 선수들이랑 같이 야구하는 거니까 계속 가고 싶고, 또 도움이 될 수 있게끔 잘 하는게 제일 중요하다”며 “대표팀에 가게 되면, 어느 포지션으로 뛰든, 몇 번 타순을 치든지 솔직히 중요하지 않다. 대표팀에 가게 된다면 지금 성적이 안 좋았잖아요. 또 미국에 와서 느낀 게 사실 미국 선수들도 단단히 벼르고 있더라”고 말했다.

미국은 2023년 3월에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에서 일본에 패배하면서 우승에 실패했다. 메이저리거들이 출전하는 WBC에 대한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은 최근 국제대회에서 잇따라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2013년과 2017년 그리고 2023년 WBC 대회에서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국제 경쟁력 강화는 KBO의 화두다.
지난해 11월 대만에서 열린 프리미어12 대회에 참가한 야구 대표팀은 세대교체로 확 젊어졌다. KBO는 2026년 WBC와 2028년 LA 올림픽에서 활약을 기대하는 20대 중심의 젊은 선수들로 구성했다. 결과는 대만, 일본에 패배하며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정후는 대표팀 구성에 대해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지난해 프리미어12를 봤는데 이제 다 세대교체가 됐더라. 그런데 너무 그렇게 젊은 선수들로만 구성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분위기를 탈 때는 확 타는데, 다운되면 누군가 이끌어주지를 못한다. 젊은 선수들만있으면 그냥 처져버리면 모두 처져버리고, 타오르면 걷잡을 수 없이 타오른다”고 장단점을 지적했다.


이정후는 “좀 융화가 됐으면 좋겠다. 내 생각에는 중심을 잡아주실 베테랑 선배들도 필요하고, 정말 투지 넘치고 파이팅 넘치는 어린 선수들도 필요하다. 이게 융화가 돼서 좋은 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시즌 때 팀도 마찬가지고 대표팀도 마찬가지다. 갑작스럽게 그냥 베테랑 선배들을 다 빼버리고 그 자리에 누군가를 채워 넣었을 때, 그 선수가 느낄 부담감도 있다”라고 의견을 드러냈다.
그리고 이정후는 “대표팀은 경험 쌓으라고 가는 데는 아니지 않나. 정말 그 해에 제일 좋은 퍼포먼스를 낸 선수들이 가서 우리나라를 걸고 싸우는 거다. 제일 좋은 퍼포먼스를 낸 선배가 있음에도 세대 교체라는 명분 하에 어린 선수가 나간다면 물론 잘 할 수도 있겠지만, 베테랑과 어린 선수가 같이 가면 좋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정후는 2017년 APBC 대표팀을 시작으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년 프리미어12 대회, 2020년 도쿄 올림픽, 2023년 WBC에 출전했다. 이제 메이저리거 신분으로는 WBC에만 출전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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