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팬 수천 명이 다니엘 레비 회장과 구단 경영진에 반발하며 시위를 벌였다.
영국 매체 '더스탠다드'는 18일(한국시간) "보수적으로 잡아도 최소 2000명의 팬들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17일, 토트넘 1-0 승리)을 앞두고 토트넘 하이 로드에 모였다. 이들은 레비와 그의 회사 ENIC을 비판하며 약 400m를 행진해 경기장까지 이동했다"라고 전했다.
이번 시위는 약 10명의 시즌권 보유자로 구성된 단체 ‘체인지 포 토트넘’(CFT)이 주도했다. 이들은 “탐욕에 의한 실패로부터 우리 구단을 지키겠다”라며 “팀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이어가겠다”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레비를 비판하는 구호를 외치고, 플래카드와 현수막을 펼쳤다. CFT 주도하에 '24년, 16명의 감독, 1개의 트로피, 변화가 필요하다'라는 문구가 적힌 배너도 등장했다.
경기가 끝난 후에는 사우스 스탠드에서 일부 팬들이 자리를 지키며 추가 시위를 벌였다. '더스탠다드'는 "다만 추운 날씨와 경기장 내 이동의 어려움, 경기 종료 후 20분 동안 이어진 스피커 소음 등으로 인해 많은 인원이 참여하지는 않았다"라고 들려줬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2/18/202502180900778608_67b3d1b4aa2b7.jpg)
레비를 겨냥한 팬들의 항의 시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 시즌에도 비슷한 시위가 있었으며, 과거에는 구단의 올림픽 스타디움 이주 계획, 유럽 슈퍼리그 가입 결정 등에 대한 반발도 있었다.
'더스탠다드'는 "시위를 하이 로드에서 시작한 것은 전략적으로 효과적이었다. 경기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세븐 시스터스 역에서 오는 많은 팬들을 자연스럽게 유입시킬 수 있었다. 또한 CFT는 '항상 존중하는 태도를 유지하자'라며 '모욕적인 구호는 삼가자'라고 요청하며 포용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팬들은 레비의 즉각적인 사임을 요구한 반면, 다른 이들은 레비가 남더라도 구단 운영 방식을 바꾸길 원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매체는 어떤 변화도 이끌어내지 못하고 그저 시위에 그칠 수 있단 현실적은 점도 언급했다.
'더스탠다드'는 "핵심은 이 시위가 지속적인 움직임으로 발전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느냐는 점인데, 일단 이번 시위는 충분한 미디어의 관심을 끌어내긴 했다. '스카이스포츠'는 드론을 활용해 시위대가 경기장으로 행진하는 모습을 촬영했다. 이를 통해 시위 규모가 보다 명확히 전달됐다. 레비와 구단 경영진도 이번 시위의 규모를 인지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ENIC의 24년 구단 운영을 고려하면 단순한 경기 결과로 전체적인 분위기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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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맨유전 승리 전까지 리그 15위에 머물렀고, 리버풀과의 카라바오컵 준결승, 아스톤 빌라와의 FA컵 경기에서 패하며 유로파리그가 사실상 유일한 우승 희망이 됐다.
하지만 맨유전 승리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팀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날 경기에서 부상자 5명이 복귀했으며, 라두 드라구신을 제외하면 3월 중순까지 대부분의 선수들이 돌아올 전망이다.
'더스탠다드'는 "유로파리그에서 16강보다 더 높이 올라가고, 리그에서도 연승을 이어간다면 레비를 향한 팬들의 분노는 어느 정도 누그러질 수도 있다"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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