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일찍 아픔을 눈치 챘더라면 이른 작별을 막을 수 있었을까. 조금만 유심히 지켜봤다면 SNS를 정리하는 고인의 마음을 헤어릴 수 있었을까. 너무 늦었지만 남겨진 이들은 고인이 남긴 SNS 흔적을 곱씹으며 그리움을 달래고 있다.

#고 이유주
19일, 고인이 대표로 있던 요가 클래스의 공식 인스타그램에 “갑작스러운 슬픈 소식을 전합니다. 이유주 선생님이 어제 (2월18일) 세상을 떠났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고인은 전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Bye”라는 메시지를 남겼고 “1990 - 2025”라는 소개글까지 수정해 놓고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관계자는 “유가족들의 뜻에 따라 장례식과 빈소는 따로 마련하지 않으며 유주 선생님이 운영했던 요가움에서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이번 금요일까지 운영한다고 합니다. 아름답고 순수했던 그리고 특별한 재능으로 세상을 밝게 했던 이유주 선생님의 영혼이 편히 쉴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라고 애도를 부탁했다.
이유주는 그동안 SNS를 통해 남모를 아픔을 토로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체면 구겨질까 봐 다른 사람이 내 가치를 낮잡아 볼까 봐 억지로 척하는 거 싫다. 아파서 아프다고 말하고 싶은데 걱정도 싫고 동정도 싫다. 내가 그 힘을 받아서 살아내야 하는 건데 응원과 격려도 흡수가 안 된다. 그냥 좀 쉬고 싶다. 나를 찾아서”라는 글까지 적었던 바다.
이에 누리꾼들은 고인이 전한 작별인사 게시물에 “좋은 곳으로 가시길 바라요 유주쌤”, “위태로워보였습니다 선생님. 늘 선생님이 괜찮아지기를 바랐습니다”, “하늘 나라에선 부디 평온하고 행복하시길 바랄게요”, “아쉬운 인연이 이렇게 떠나시니 마음이 슬프네요”, “아픈 거 알면서도 언니가 신경 못 쓴 거 같아 너무 너무 미안해” 등의 추모 댓글을 남겼다.

#고 송재림
지난해 11월, 연기와 팬들에게 늘 진심이었던 배우 송재림이 영면에 들었다. 송재림은 지난 2021년 3월 자신의 팬 갤러리에 “여러 의미로 더 잘했어야하는데 제가 부족했네요. 물론 지금도 부족하고, 그때 보다 더 부족할수도 있어요. 저마다 좋아했던 모습이 다 다를 거라고 생각 돼서 싫어하는 포인트도 모두가 다를 거라고 생각 돼서 쉽지가 않네요. 제가 못한 거 잘못한 거 미안합니다”라고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그리고는 “그냥 언제고, 나에게 화가 나있는 분들께. 실망한, 실망하고 있는 사람들께 미안하다는 말 하고 싶었습니다. 나름대로 노력하고 열심히는 한다고 하는데 쉽지 않은 게 있어요. 그래서 더 똑바로 보지 못했나 봅니다 죄송하구요.. 더 애쓰고 지내겠습니다”라고 진심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제 송재림은 팬들 곁에 없다. 지난해 11월 12일, 돌연 서울 성동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그는 유서 2장을 남기고 사랑하는 이들 곁을 떠났다. 향년 39세. 갑작스렁운 이별에 팬들은 송재림이 남긴 작품은 물론 그의 SNS 흔적을 곱씹으며 그리움을 달래고 있다. 송재림이 생전 자신의 인스타그램 피드를 정리하며 100장의 사진만 골라 남긴 이유에서다.
특히 그는 사망 전 SNS 상위 소개글에 '긴 여행 시작'이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남겨 많은 이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고 김리을
그룹 방탄소년단(BTS) 한복 디자이너로 이름을 알린 디자이너 김리을(본명 김종원)도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 전 인스타그램을 정리했다. 지난 9일 자신의 계정을 통해 “1993-2025”이라는 글과 함께 자신의 브랜드 ‘RIEUL(리을)’이 적힌 사진을 올린 것. 이틀 뒤 그는 전북 남원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32세.
갑작스러운 비보에 지인들과 누리꾼들은 고인의 계정에 “믿어지지가 않는다 정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리을아… 이게 뭐야 정말”, “함께 작업할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갑자기 무슨 일이야”, “따뜻한 곳에서 마음 편히 쉬시길” 등의 추모 메시지를 남기며 안타까운 감정을 쏟아냈다.
고인과 생전 우정을 다졌던 FT아일랜드 이홍기는 “리을아 뭐가 그리 많이 힘들었냐. 지금 만나러 갈게. 네가 더 빛날 수 있고 행복한 곳에선 늘 웃으며 지냈으면 좋겠다. RIP”이라는 글과 함께 고인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보는 이들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클레오 출신 채은정도 “리을아.. 새해라고 안부연락이라도 해볼걸. 한잔 사면서 넋두리라도 들어줄 걸 미안하고 너무 마음 아프다”라며 “깊은 사연 알 수 없지만, 제발 그곳에서는 편해지기를. 당당하고 유머넘치던, 장래가 촉망되던 젋디젋은 니가 대체 왜.. RIP”라는 글로 슬픔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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