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점 높은데 경기 몰수로 ACLE 16강 탈락한 포항...中 언론도 "저게 말이 되냐"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02.20 16: 40

중국 현지서 봐도 역대급 촌극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1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규정 제5항 2조에 따라 중국 산둥 타이산이 2025년 2월 19일 대한민국 울산 HD와 리그 스테이지 경기를 치를 의사가 없음을 확인했다. 산둥 타이산은 대회에서 탈퇴한 걸로 간주된다"라고 발표했다.
동시에 울산도 공식 채널을 통해 경기 취소 소식을 전했다. 울산은 "19일 오후 7시 예정됐던 ACLE 리그 스테이지 8차전이 산둥의 대회 포기로 취소됐다. 예매는 자동 취소될 예정이다. 팬 여러분의 양해 부탁드린다"라고 알렸다. 

울산 측은 갑작스러운 경기 취소로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울산 관계자도 "산둥 측에 별다른 설명을 듣지 못했다. AFC 를 통해 일방적으로 통보받아 정신이 없는 상황"이라며 난감함을 토로했다. 이미 대회 탈락이 확정된 울산은 안방에서 열리는 최종전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려 했으나 이마저도 무산됐다.
일단 산둥이 공개적으로 내놓은 기권 이유는 '선수단 건강 문제'다. 산둥은 구단 공식 '웨이보' 계정을 통해 "의료진 평가 결과 선수들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울산과 ACLE 8차전에 뛸 수 없었다. 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 AFC와 울산, 많은 팬분들과 사회 각계에 깊은 사과의 뜻을 표한다"라고 발표했다.
물론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이다. 경기 시작을 눈앞에 두고 갑작스럽게 선수단 전체에 건강 문제가 생겼다는 설명을 받아들일 이는 많지 않다. 산둥 선수단은 경기장에도 오지 않고 호텔에서 공항으로 바로 이동해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연히 중국 팬들도 전혀 믿지 않고 있다. 이들은 해당 게시글에 "우리가 믿을 거라고 생각하는가? 그렇게 쉬운가?", "말할 수 없는 비밀", "이걸 누가 믿겠는가", "이 이상한 클럽에서 진실은 말할 수 없다. 알지?", "우리 팬들을 바보로 아는가?", "팬들을 바보 취급하지 마라", "말도 안 되는 허튼소리" 등의 댓글을 남기며 비웃었다.
앞서 산둥은 홈에서 열린 광주와 맞대결에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몇몇 관중이 전두환의 얼굴 사진을 인쇄해 들고 와 응원한 것. 당연히 광주 측에선 강하게 항의했고, AFC 측에선 산둥에 징계를 내리기로 했다. 일단 산둥은 영사관을 통해 광주 구단에 사과했다고 밝혔지만, 석연치 않은 울산전 취소까지 겹치며 의문을 더하게 됐다. 
문제는 산둥의 '대회' 기권으로 인해서 말도 안 되는 결과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AFC는 공식채널을 통해 "산둥이 5조 2항에 따라 경기를 포기하게 됐다. 산둥은 경기를 포기하고 철수했다"라고 전하고 추후에 "산둥의 모든 경기가 없던 것이 되면서 상하이 포트가 올라간다"고 전했다.
포항을 대신해서 상하이포트가 8위에 든 건 ACLE의 이상한 규정 때문이다. 규정에 따르면 산둥의 대회 전적은 통째로 삭제되는 방식이다. 이때문에 AFCE 동부리그의 12팀 중 산둥과 경기한 10팀은 단 7경기 전적만 인정되고, 산둥전이 없었던 3팀은 8경기 전적을 인정 받게 됐다.
이때문에 8경기 승점 8점을 따낸 상하이포트가 8위로 올라가고, 7경기 승점 6점으로 줄어든 포항은 9위에 머무른 것이다. 산둥전서 승리해서 승점 9가 된 포항이 자신들의 잘못이 아닌 상대팀의 잘못으로 인해서 손해를 보게된 것이다.
중국 '즈보 닷컴'은 해당 소식을 전하면서 "산둥 구단의 해명과 달리 한국 언론은 산둥 선수들은 모두 멀쩡한 상태다고 전했다. 심지어 산둥 구단의 기권으로 인해 경기를 준비한 울산도 울산이지만 포항은 아예 탈락했다. 산둥과 AFC의 촌극이 벌인 장면"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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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ACLE, 산둥 타이산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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