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의 기량을 너무 믿었던 탓일까. 노탱커 조합을 꺼내든 젠지가 농심의 매운맛을 호되게 당하면서 결국 ‘실버스크랩스’가 또 울려퍼졌다. ‘쵸비’ 정지훈이 빅토르로 이니시에이팅과 딜을 모두 책임지는 이상한 그림을 그렸지만, 혼자 판을 뒤집기에는 힘이 부쳤다.
반면 농심은 크산테와 자크, 알리스타가 차례대로 젠지의 챔프들을 들이받으면서 탱커가 없는 상대 조합을 힘으로 제대로 응징했다. 농심이 젠지의 조합을 완벽하게 무너뜨리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농심은 20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열린 2025 LCK컵 플레이오프 3라운드 패자조 젠지와 경기 4세트에서 초반 정글 싸움 대승 이후 교전 탱킹력을 우위를 바탕으로 단 6데스만 허용하는 대승을 거뒀다.
조합의 이점을 십분 살린 농심은 ‘실버스크랩스’ 울리며 기어코 세트스코어를 2-2로 만들었다.
젠지가 제이스 선픽을 하자, 농심이 크산테와 바루스를 가져갔다. 문제는 녹턴과 진의 페이즈1을 마친 젠지의 선택을 지켜본 농심이 알리스타를 픽하면서 탱커 라인을 사실상 완성시켰다.
여기에 마지막 5픽으로 자크를 가져오면서 ‘렐’로 홀로 라인을 버텨야 하는 젠지에 비해 밴픽 수싸움에서 웃게 됐다.
벼랑 끝 상황에서 살아난 농심은 집중력 마저 매서웠다. 경기 초반 ‘기드온’의 자크와 ‘킹겐’의 크산테가 젠지의 행동대장 ‘캐니언’의 녹턴을 물고 늘어졌다. 카운터 정글링부터 흔들린 캐니언은 ‘리헨즈’의 알리스타에 다시 한 번 정글링을 방해받으면서 초반부터 주도권을 농심이 가져갔다.
교전에서 ‘쵸비’ 정지훈이 빅토르로 분전했지만, 1픽으로 잡은 ‘기인’의 제이스도 힘을 쓰지 못했다. 빅토르와 진의 화력만으로 해결될 수 없을 만큼 격차가 벌어졌다. 농심은 일방적인 우세 속에서 내셔남작을 두 차례 사냥했고, 드래곤의 영혼까지 쉽게 챙기면서 그대로 경기를 5세트로 끌고갔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