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가을야구에 갈 능력이 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새 외국인투수 터커 데이비슨은 23일 일본 미야자키현 이치난시 난고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스와 2차 스프링캠프 첫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무피안타 3탈삼진 3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2이닝 동안 총 43개의 공을 던졌고, 최고 구속 148km의 직구 아래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 스위퍼 등을 곁들였다. 스트라이크(21개)보다 볼(22개)이 1개 더 많았다.
현장에서 만난 데이비슨은 “나 자신이 좋은 구위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컨디션 자체도 최상이다. 다음 등판이 3월 1일로 잡혀있는데 그 때도 잘 던질 계획이다”라고 첫 실전 등판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이날 경기에서 무엇을 점검했는지 묻자 “일본 타자들이 내 공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고 싶었다. 내 공에 스핀이 어느 정도 들어가는지 확인하려고 했다”라며 “시즌 중반 때의 폼은 아니었지만, 개막전을 기준으로 했을 때 충분히 잘 끌어올리고 있어 만족한다”라고 답했다.
데이비슨은 0-0이던 1회말 선두타자 신야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신야의 2루 도루에 이어 2번 료스케를 루킹 삼진 처리했고, 3번 네빈 타석 때 신야가 도루로 3루까지 훔치며 1사 3루 위기에 처했다. 데이비슨은 네빈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으나 그 사이 신야가 홈을 밟아 첫 실점했다. 세이부는 연습경기임에도 1회부터 적극적인 발야구로 데이비슨을 괴롭혔다.
이에 대해 데이비슨은 “짜증난 건 없었다. 충분히 예상했다. 오늘 등판은 상대보다 내 구위와 구종을 점검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라며 “다음 경기도 마찬가지다. 내 공을 점검하는 데 포커스를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일본 주심의 스트라이크존에 고전했지만, 이 또한 걱정은 없다. KBO리그에는 ABS(자동볼판정시스템)이 도입돼 있기 때문이다. 데이비슨은 “첫 번째 볼넷 때는 조금 놀란 감이 없지 않았는데 KBO리그는 유일하게 ABS 시스템이 있지 않나. 걱정하지 않고 잘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마이너리그에서도 ABS를 경험했다”라고 전했다.

1차 캠프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게 도움을 준 동료도 들을 수 있었다. 데이비슨은 “김원중 선수가 아무래도 투수조장이라 다가가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또 팬들이 예상하시겠지만 찰리 반즈 선수가 같은 미국인에 KBO리그 고연차 선수이다 보니 어떤 식으로 타자를 공략하는지 조언을 많이 들었다. 훈련할 때 많이 배우고 많이 물어본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데이비슨은 작년 12월 총액 95만 달러에 롯데에 입단한 새 외국인투수다. 2020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프로에 데뷔해 LA 에인절스, 캔자스시티 로열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등에서 5시즌 통산 56경기(선발 17경기) 4승 10패 평균자책점 5.76(129⅔이닝 83자책)을 남겼다.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은 142경기(선발 98경기) 30승 44패 평균자책점 3.22(600⅓이닝 215자책).
투구 타점이 높고 디셉션이 좋으며 직구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 등 다양한 구종을 완급 조절을 통해 던질 줄 안다는 평가다. 에이스 반즈에 뒤를 받치는 2선발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데이비슨은 “사직구장에서 공을 던지는 날이 되게 기대된다. 팬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매 이닝 열정을 다하고 노력을 다할 것을 꼭 약속드린다. 팬들을 볼 날을 기다리면서 열심히 연습하겠다”라며 “올해 최소 목표는 160이닝 소화다. 그거보다 더 많이 던질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2017년을 끝으로 가을 무대를 밟지 못한 롯데에 온 데이비슨은 “가을야구 진출은 사실 말이 조심스럽게 나올 수밖에 없다. 팀의 퍼포먼스가 제대로 나와줘야 한다”라며 “내가 생각하기에 롯데는 가을야구에 진출할 수 있는 재능과 능력을 충분히 갖고 있다. 나 또한 팀이 그렇게 되기 위해 매 이닝 최대한 열심히 던지고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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