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서효림이 세상을 떠난 시어머니이자 선배 연기자 고(故) 김수미의 손맛을 재현했다.
지난 23일 오후 방송된 MBN 예능 '알토란'에는 서효림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그는 지난해 세상을 떠난 시모 김수미를 떠올리며, 전수받은 음식 새우간장조림과 풀치조림을 선보였다.
서효림은 고심 끝에 결정한 '알토란' 출연에 대해 "어머니 돌아가시고 나서 어머니 관련 방송 제안이 많이 왔다. 자신이 없다고 했는데 주제가 엄마한테 해주고 싶던 요리라고 하더라. 그래서 이건 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저희 세트에서 밥을 먹을 때 항상 어머니가 보리굴비에 반찬을 이 만큼 싸오셨다. 그 밥을 얻어먹고 싶어서 월요일 세트를 매주 기다리게 됐다. 시어머니 보고 결혼한 거 아니냐는 분들도 있다. 시집 오고 나서 알게 된 요리가 정말 많다. 같은 요리도 어머니가 하시면 다르다. 여러 가지 비법들이 있더라"라고 밝혔다.

실제 서효림은 생전 김수미의 단골 가게들을 찾아 방문하며 손맛을 재현하고 있었다. 그는 특히 "어머니 일기를 보면서 느꼈다. 1983년부터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일기를 쓰셨더라. 본인 캐릭터가 욕쟁이 할머니였다가 기가 세고, 억척스럽고 그래야만 어디에 쓰일 수 있다는 걸 아시고 더 그렇게 하신 거다. 그러면서 속으로는 힘드셨던 부분들이 너무 속상했다"라고 털어놨다.
또한 "돌아가시기 전에 이 일기를 보여주셨더라면 좋았을 걸,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 고민이나 힘든 일을 다 들어주셨는데 본인은 말할 곳이 없으셨던 것 같더라"라며 울컥해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했다.

그런 서효림이 재현한 김수미의 손맛은 새우간장조림과 풀치조림. 각각 김수미가 처음 알려준 음식과 마지막으로 해준 음식이었다고. 서효림은 "전에 방송할 때 내가 죽더라도 이 음식은 꼭 해먹었으면 좋겠다고 하신 적이 있다. 그게 새우간장조림이다. 또 하나가 풀치조림이다. 살아생전 마지막 요리였다. 몸이 조금 안 좋으신 와중에도 풀치조림 하나는 해 주셨다. 그게 마지막 반찬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한민국에 풀치를 알린 분이 어머니더라. 어렸을 때 군산에서 갈치는 팔고 남은 새끼 갈치들을 식구들끼리 반찬으로 물말아 드신 게 풀치조림이라고 하셨다"라고 덧붙였다.
방송 말미, 김수미의 아들이자 서효림의 남편인 정명호 씨가 등장했다. 그는 아내가 배운 어머니의 요리를 맛보며 "맛이 많이 비슷하다. 노래나 춤도 신동이 있듯이 손맛도 신동이 있는 것 같더라. 사실 그 맛 못 볼 줄 알았는데 잘하더라. 음식을 잘하니까 더 예뻐보인다. 어머니가 맛 보면 좋아하셨을 것 같다"라고 밝혀 감동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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