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명장' 로베르토 데 제르비 올랭피크 마르세유 감독이 프랑스 축구에 대한 분노를 터트렸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24일(이하 한국시간) "데 제르비가 격렬한 경기 후 분노에 휩싸였다. 그는 인터뷰에서 다시는 프랑스에서 감독을 맡지 않을 이유를 밝혔다"라고 보도했다.
마르세유는 23일 프랑스 오세르에 위치한 스타드 드 라베 데샹에서 열린 2024-2025시즌 리그1 23라운드에서 오세르에 0-3으로 무릎 꿇었다. 이로써 2위 마르세유는 승점 46(14승 4무 5패)에 머무르며 선두 파리 생제르맹(승점 59)과 격차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이날 마르세유는 전반 34분 가에탕 페랑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후반 들어 반격을 노렸지만, 후반 17분 데렉 코넬리우스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며 힘을 잃었다. 코넬리우스는 공을 걷어내려다가 상대 선수를 가격하며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고 말았다.
10명이 된 마르세유는 수적 열세를 이겨내지 못했다. 후반 30분 페널티킥을 내주면서 주발에게 추가 실점했고, 종료 직전 코너킥에서 주발에게 또 한 골 허용하며 무너졌다. 결국 경기는 오세르의 대승으로 막을 내렸다.

경기 후 데 제르비 감독은 화를 참지 못했다. 데 제르비 감독은 '텔레풋'을 통해 "난 이탈리아 사람이다. 마르세유 이후로는 다시는 프랑스에서 감독을 맡지 않을 것"이라고 외쳤다. 그는 지난해 여름 마르세유 지휘봉을 잡으며 프랑스 무대에 입성했다. 마르세유가 자신의 리그1 첫 번째 팀이자 마지막 팀일 것이란 선언.
이어 그는 "프랑스 리그에는 문제가 있다. 만약 프랑스 사람들이 이 수준의 판정에 만족한다면 그들에겐 좋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스캔들이었다. 심판은 자신을 둘러싼 모든 논란으로 인해 경기를 맡기에 적절한 정신 상태가 아니었다"라고 수위 높은 비난을 내놨다.
파블로 롱고리아 회장도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격분의 도가니에 빠졌다. 모든 게 준비됐다. 계획적이고, 조작됐다. 우리는 페널티킥을 받아야 했다. 네 명의 유럽 심판이 내게 그렇게 문자를 보냈다. 가장 스캔들인 건 코넬리우스의 레드카드다. 슈퍼리그가 제안한다면 바로 갈 것"이라며 "프랑스 심판은 진짜 부패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롱고리아 회장은 급하게 자기 발언을 철회했다. 그는 징계 위기가 커지자 "그날 내가 감정적으로 반응한 건 적절치 않았다. 다만 우리가 여러 차례 불리한 판정을 받아서 격해졌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럼에도 워낙 적나라한 비난이었기에 징계를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마르세유가 판정에 불만을 품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마르세유는 지난달 LOSC 릴과 쿠프 드 프랑스 맞대결에서도 심판과 충돌한 바 있다.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난 뒤 릴이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당시 경기 도중 긴장감이 높아졌고, 메흐디 베나티아 마르세유 디렉터가 대기심에게 격렬히 항의하다가 퇴장당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베나티아 디렉터는 경기 후에도 주심이 마르세유에 페널티킥을 두 번이나 주지 않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고, 3개월 출전 정지를 받았다.
이때 베나티아 디렉터와 직접적으로 충돌했던 대기심이 오세르전 주심을 맡은 제레미 스티나트 심판이다. 이미 한 차례 악연으로 얽혀있던 것. 이 때문에 마르세유 측에선 오세르전을 앞두고 스티나트 심판 배정에 대해 항의하기도 했지만, 바뀌는 건 없었다. 그리고 결국 폭탄이 터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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