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이러는 이유가 무엇이었을까라고 풀이하면 그냥 열등감의 표출로 밖에 풀이되지 않는다.
이창원 감독이 이끄는 U-20 남자 국가대표팀은 26일 오후 5시 15분(한국시간) 중국 선전에 위치한 유스 풋볼 트레이닝 베이스 중앙 경기장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U-20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정규 시간 90분과 연장 전후반 30분 동안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승부차기에서 2-3으로 패해 탈락했다.

이날 이창원호는 4-2-3-1로 나섰다. 직전 우즈베키스탄전도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지라 라인업에 변화가 있었다. 최전방에 하정우, 2선에 박승수-진태호-백민규가 나섰다. 3선은 성신-손승민, 포백은 김서진-김호진-신민하-배현서가 나섰다. 선발 골키퍼는 홍성민.
우즈벡전에 나온 베스트 멤버가 대거 빠지긴 했으나 그래도 한국은 한 수 위의 경기력으로 주도했다. 전반 시작부터 높은 볼 점유율을 잡고 주도권을 잡았다. 그러나 강한 압박 이후에도 볼 전개에서 아쉬웠다. 상대적으로 중원보다는 측면을 향한 공격이 주였지만 완성도가 아쉬웠다. 전반은 0-0으로 종료됐다.
후반전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이창원 감독은 박승수를 대신해 전 경기서 많은 시간을 소화했던 윤도영을 투입했고 공격진에 변화를 줬다. 후반 8분 윤도영이 수비 뒷공간 침투 패스를 찔러준 것이 벗어났다. 진태호가 일대일 찬스를 잡았는데 방향만 돌려놓는다는 패스도 벗어났다.
한국이 몰아쳤지만 골은 나오지 않았다. 계속 측면을 중심으로 공격을 풀어갔지만 최전방과 호흡이 맞지 않았다. 후반 35분 윤도영이 크로스를 올려주었는데 김태원의 헤더가 골대 옆으로 빗나가면서 탄식을 자아냈다. 결국 정규 시간 90분이 모두 종료됐다.

한국은 8강전에 이어 또다시 연장전을 치르게 됐다. 연장전에서 골이 나오지 않으면서 2번 연속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승부차기에서 한국은 1번 키커 김태원과 2번 키커 이창우가 연달아 실패하면서 위기에 빠졌다. 천만다행히도 사우디의 2번 키커 살레흐 바르나위의 슈팅은 홍성민이 몸을 날려 막아냈다.
3번 키커 김호진이 침착하게 성공시킨 상황. 사우디의 3번 키커가 성공시킨 상황서 한국의 4번 키커 김서진이 과감하게 강하게 때린 것이 그대로 골문을 갈랐다. 여기에 사우디의 4번 키커 사우드 알 툼북티가 실축하면서 2-2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한국 역시 5번 키커 김결이 실축했다. 사우디의 5번 키커가 침착하게 성공시키면서 이창원호는 4강서 고배를 맛봤다. 한국을 잡은 사우디는 이어 열린 4강서 일본을 2-0으로 잡아낸 호주와 결승에서 우승 트로피를 다툰다.

이날 승부차기에서 다소 의외의 장면이 나왔다. 개최국 중국 팬들이 일방적으로 사우디를 응원한 것. 중국은 8강서 사우디에 0-1로 패해 탈락한 바 있다. 보통 자국을 탈락시킨 팀을 향해 일방적인 응원을 보내는 것은 드문 일.
이는 중국 축구계가 한국 축구에 가지고 있는 열등감이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언론에 따르면 경기 후 중국축구협회 고위관계자들이 공개적으로 분노를 표출했다. 현재 U20 대표팀 선수들은 중국이 시진핑 주석의 지시로 월드컵 본선진출을 위해 유소년 시절부터 체계적으로 키운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소후닷컴’은 “중국이 안방에서 탈락하자 송카이 중국축구협회장이 크게 분노했다. 현장에서 감독하던 축구협회 임원들이 격노했다. 이번 대표팀은 홈에서 싸웠을 뿐만 아니라 모든 물류지원이 최고수준이었다. 청소년대표팀은 역대최강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이들은 당연히 월드컵에 진출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고 전했다.

중국은 이번 탈락으로 각급 대표팀에 ‘피의 숙청’이 시작된다고 한다. ‘소후닷컴’은 “페널티킥을 실축한 류청위를 제때 빼지 않은 데얀 주르제비치 감독도 비난의 대상이다. 관련 인물을 처벌해야 한다. 이제 성인대표팀의 월드컵 예선이 시작된다. 월드컵 예선에서 실패하면 모든 팬들이 절망할 것”이라고 비관했다.
자국 최강의 대표팀을 자국 홈에서 잡은 사우디를 올려침과 동시에 한국 축구에 대한 열등감이 결국 한국 선수들을 향한 야유와 사우디 선수들을 향한 응원으로 이어진 것. 이날 중국 팬들의 이런 모습은 승부 차기 장면에 더욱 노골적으로 나타났다.
한국 선수들이 키커로 나설 때 야유를 보내던 중국 팬들은 사우디 선수들이 나서자 '짜요'를 외치면서 일방적인 응원을 보냈다. 여러모로 중국 축구의 뿌리 깊은 열등감이 표출된 '짜요' 응원이 한국의 4강 탈락으로 해결됐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