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타격 부진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다저스맨’ 김혜성이 기술적인 밀어치기로 첫 홈런을 신고, 미국 언론은 깜짝 놀라게 했다.
김혜성은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펼쳐진 2025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에 8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 1홈런 1타점 1볼넷 3득점 활약으로 팀의 6-5 승리에 기여했다.
경기 전까지 시범경기 타율 7푼1리(14타수 1안타)로 고전했던 김혜성. 이날은 첫 타석부터 출루에 성공했다. 0-2로 뒤진 3회말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우완 트리스턴 벡을 만나 5구 승부 끝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냈다. 이어 그리핀 락우드-포웰의 적시 2루타가 터지면서 팀의 첫 득점까지 책임졌다. 빠른 발을 이용해 2루, 3루를 돌아 홈에 도달했다.
백미는 두 번째 타석이었다. 1-2로 뒤진 5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시범경기 첫 홈런포를 신고한 것. 등장과 함께 우완 메이슨 블랙의 초구 가운데로 몰린 91.6마일(147km) 포심패스트볼을 기술적으로 밀어 쳐 좌월 동점 솔로홈런으로 연결했다.
김혜성은 4-5로 뒤진 7회말 무사 1루에서 2루수 야수선택으로 또 출루에 성공했다. 이후 자히어 호프의 중전안타, 오스틴 고티어의 볼넷으로 2루를 거쳐 3루를 밟았고, 호수에 데 폴라의 좌전안타 때 또 다시 동점 득점을 올렸다.
김혜성은 5-5로 맞선 8회초 대수비 션 맥레인과 교체되며 기분 좋게 경기를 마쳤고, 다저스는 8회말 애런 브라초의 좌중월 결승 솔로홈런에 힘입어 샌프란시스코를 6-5로 제압했다. 김혜성의 시범경기 타율은 종전 7푼1리에서 1할2푼5리로 대폭 상승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경기 후 “김혜성은 오프시즌 스윙에 변화를 주면서 시범경기를 천천히 출발하고 있는 상태였다. 그런 그가 5회 왼쪽 담장으로 향하는 타구로 첫 홈런을 신고했다”라고 김혜성의 첫 홈런을 조명했다.
그러면서 “김혜성은 지난 8시즌 동안 KBO리그에서 활약한 뒤 다저스와 3년 1250만 달러에 계약했다. 그는 개막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 경쟁 중이며, 시범경기 14타수 1안타 부진을 겪다가 이날 세 타석에서 모두 출루에 성공했다”라고 덧붙였다.

미국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김혜성의 이날 홈런은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기록한 첫 홈런이자 한국을 떠난 이후 첫 홈런이었다”라며 “김혜성은 이날 전까지 봄을 성공적으로 즐기지 못했다. 데뷔 첫 6경기 성적이 14타수 1안타 7삼진 2볼넷에 그쳤기 때문이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김혜성이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라고 시련의 시간을 되돌아봤다.
하지만 김혜성은 이날 첫 홈런으로 현지 언론의 평가를 180도 뒤집는 데 성공했다. SI는 “김혜성은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보냈으나 강력한 방망이보다 화려한 글러브를 장착한 선수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는 2024년 127경기 11홈런을 때려낸 경력도 있다”라며 김혜성의 타격 재능에도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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