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는 어떤 상황도 다 이겨내야 한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2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2차전을 앞두고 있다.
전날 KT와 첫 맞대결은 3-8 완패였다. 개막 직전 내복사근을 다쳐 이탈한 곽빈을 대신해 ‘원조 토종 에이스’ 최원준이 선발 출격했지만, 4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3실점으로 부진했다. 삼자범퇴를 만든 3회말을 제외하고 매 이닝 선두타자를 내보내면서 4이닝 만에 투구수 84개를 기록했다.
최원준이 내려간 5회말은 그야말로 악몽이었다. 3-3으로 맞선 가운데 개막 엔트리 승선의 꿈을 이룬 좌완 김호준이 강백호를 헛스윙 삼진, 멜 로하스 주니어를 1루수 땅볼로 잡을 때만 해도 팽팽한 승부가 예상됐지만, 허경민에게 결승 솔로홈런을 헌납한 뒤 김민혁에게 안타를 맞아 최준호와 교체됐다.
최준호 또한 흔들렸다. 장성우를 스트레이트 볼넷, 천성호를 사구로 출루시키며 만루 위기를 자초한 가운데 황재균 상대 3타점 싹쓸이 2루타, 배정대에게 1타점 좌전 적시타를 연달아 맞고 고개를 숙였다.
두산은 개막 직전 곽빈과 더불어 필승조 홍건희 또한 팔꿈치 인대 손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프로야구 좌완 최연소 20홀드를 해낸 이병헌마저 25일 경기를 앞두고 장염 증세로 1군 말소됐다. 이승엽 감독은 최원준이 내려간 뒤 급한 대로 김호준, 최준호 카드로 KT 타선을 막아보려 했지만, 두 선수가 5실점하며 승기를 내주고 말았다.
26일 수원에서 만난 이승엽 감독은 “앞으로 5연패도 하고 6연패도 할 텐데 시즌 초반 3연패 했다고 분위기가 처지면 안 된다”라며 “프로라면 주전이 빠져도 그 자리를 메울 수 있는 자원이 있어야 한다. 물론 갑자기 선수들이 많이 빠져서 어려움이 있지만, 사실 야구는 흐름이고 분위기다. 개막 전부터 흐름이 조금 처져 있는데 승리가 한 번 나오고 두 번 나오면 좋은 분위기로 이어질 것이다. 빨리 1승을 하면서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부상자 때문에 3연패를 당했다는 평가에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승엽 감독은 “물론 예상을 벗어난 이탈이고, 개막 전부터 전력이 빠지는 건 데미지가 크다”라면서 “그러나 다 핑계일 뿐이다. 프로라면 어떤 상황도 다 이겨내야 한다. 부상자가 나오면서 흐름을 넘겨줬을 때 다시 따라갈 수 있는 힘이 조금 부족해졌는데 흐름을 한 번만 타면 반대로 우리 분위기가 올라가고 상대 분위기가 떨어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주장 양의지부터 어린 선수들까지 이기려고 하는 마음이 굉장히 크다. 물론 마음만으로 (첫 승이) 되지 않겠지만, 그래도 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겨기를 하면 좋은 일이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선수들이 가져야할 마음가짐을 언급했다.
두산은 KT 선발 소형준을 맞아 김민석(좌익수) 김재환(지명타자) 강승호(3루수) 제이크 케이브(우익수) 양의지(포수) 양석환(1루수) 박준영(유격수) 오명진(2루수) 정수빈(중견수) 순의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좌완 신예 최승용.
이승엽 감독은 2경기서 8타수 무안타에 그친 오명진을 향해 “개막전 2루수인데 한 두 번 못했다고 빼면 안 된다. 선수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고, 선수가 이런 부분을 느꼈으면 좋겠다. 하루 못했다고 ‘내일 빠지겠지’, ‘2군 가겠지’라는 생각보다 본인이 2루의 주인이라는 생각을 갖고 당당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길 바란다. 오명진은 당분간 2군에 갈일이 없다”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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