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잔디로 인해 이강인(24, 파리 생제르맹)이 안 그래도 힘든 팀 주전 경쟁에 더욱 어려움을 겪게 됐다.
홍명보(56)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개최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7차전’에서 오만과 1-1로 비겼다.

한국은 25일 수원에서 이어진 요르단전도 1-1로 승리하지 못했다. 한국은 3연속 무승부를 기록했으나 승점 16점으로 조 선두는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 조기에 월드컵 본선진출을 확정짓지 못했다.
부상자도 속출했다. 이미 김민재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낙마한 상황. 정승현까지 허벅지를 다쳤다. 설상가상 오만전에서 이강인과 백승호가 다쳤다. 전반 38분 백승호는 왼쪽 햄스트링부상으로 교체됐다. 대신 투입된 이강인마저 후반 34분 발목 부상을 당했다.
결국 이강인은 2주 진단을 받고 소집해제됐다. 이강인은 요르단전 출전하지 못하고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이강인의 부재 속에 어려움을 겪은 대표팀은 황인범이 분전했지만 요르단과 1-1로 비겼다.

이강인은 국내에 머물며 치료에 전념한 뒤 PSG와 출국시점을 조율했다. 홍명보 감독은 “이강인 부상이 심각하지 않다. 2주 정도 진단을 받았다”고 확인했다.
단 백승호와 이강인의 부상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건 그라운드 상태다. A매치 경기가 열리던 서울 월드컵경기장의 잔디가 지난해부터 심각하게 훼손되자, 이번 오만전은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렸는데도 또다시 잔디 상태가 말썽이었던 셈이다. 실제 이 경기장 그라운드에선 경기 도중 잔디가 들려서 뒤집히거나, 디딤발이 밀리는 모습이 종종 포착됐다. 잔디가 파인 곳도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일찍 교체된 백승호는 “전반 중반쯤 햄스트링 쪽에 (통증이) 살짝 느껴졌고 뛰다 보니 더 올라오는 느낌이 들었다”며 “조금씩 근육에 무리가 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원인에 대해선 “잔디라고 하기엔 잘 모르겠다”며 즉답을 피하면서도, “잔디가 뜨고, 운동할 때 딱딱했다. 한국에서 제일 좋은 운동장이라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여러모로 아쉽긴 하다”고 부연했다.

부실했던 잔디 상태가 부상을 유발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았다. 맞대결 상대인 오만 라시드 자베르 감독도 잔디 상태를 지적했다. 그는 “잔디가 너무 물렀다. 그래서 공이 잘 튀었다. 스터드가 잔디에 잘 묻혔다”며 “다른 (경기장의) 잔디들과는 달랐다”고 밝혔다.
요르단전이 끝나고 표팀 주장 손흥민은 경기 후 "이런 얘기 또 해서 그렇지만, 홈에서 하는 경기인 만큼 가장 좋은 환경이어야 한다. 잔디가 발목을 잡으면 도대체 어디서 이점을 얻어야 하냐"라고 말했다. 그는 "잔디 때문에 승점 1점이냐, 3점이냐가 갈린다"라며 디테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재성 역시 "오만전 때도 잔디 상태가 좋지 않았고, 이번에도 아쉬움이 있었다. 우리가 못한 것도 있지만, 환경적인 도움도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물론 단순히 잔디가 부진한 경기력의 근본적 원인이라고 볼 수는 없으나 이왕이면 대표팀 선수들에게 최상의 상태를 제공할 수 있는 것도 중요하다.

결국 문체부가 다음 날인 27일 "최근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끼쳐 논란이 된 축구장의 잔디 관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과 함께 K리그 경기가 열리는 축구장 총 27곳의 잔디 상태를 전수조사한다"고 밝혔다.
특히 경기장의 특성과 기후 조건 등을 고려해 ▴노후화된 잔디 교체와 인조 잔디 품질 개선, ▴열선 및 배수시설 관리 등 실질적인 개선 방안을 도출하고, 장기적인 잔디 유지·관리 지침 마련과 현장 점검 강화 등을 제안할 계획이다.
한편 프랑스에서도 이강인의 상태에 주목하고 있다. 이강인이 PSG에서 주전멤버는 아니지만 핵심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파리지앵’은 28일 “이강인이 한국대표팀 오만전에서 발목을 다쳤다. 검사결과가 심각하지 않지만 2주간 경기에 나서지 못할 것이다. 이강인은 PSG와 아스톤 빌라의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 출전할 수 있다”고 확인했다.

이번 시즌 주전서 밀린 이강인이지만 팀의 가장 중요한 일정의 연속에 빠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강인 입장에서는 그나마 리그 경기 정도를 제외하고 유럽 경기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은 천만다행인 부분이다.
PSG는 오는 30일 생테티엔 원정이 있고 4월 6일 앙제와 홈경기가 있다. 이강인은 이때까지 뛰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PSG는 4월 2일 됭케르크와 쿠프 드 프랑스 준결승전이 있다. 이강인이 역시 출전하기 힘들 전망이다. 안 그래도 이번 시즌 로테이션으로 밀려난 이강인이기에 부상 여파로 인해 오히려 클럽팀서 입지에도 악영향이 끼칠 것으로 보인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