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KBO리그 NC 다이노스에서 뛰었던 외야수 닉 마티니(35·콜로라도 로키스)가 2년 연속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에 들어가더니 개막 3연전부터 타율 4할대 맹타를 휘둘렀다.
마티니는 지난달 3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 조지 M. 스타인브레너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개막 3연전 마지막 경기에 6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2회 첫 타석에서 2루 땅볼로 물러났지만 5회 1사 2루에서 우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팀의 첫 점수를 만들어낸 마티니는 7회 유격수 내야 안타, 9회 우전 안타로 3안타 경기를 펼쳤다. 팀은 4-6으로 패했지만 마티니의 존재감이 단연 돋보였다.
지난 1월 콜로라도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뒤 초청 선수로 스프링 트레이닝 합류한 마티니는 시범경기에서 18경기 타율 3할9푼(41타수 16안타) 2홈런 4타점 7볼넷 6삼진 출루율 .500 장타율 .561 OPS 1.061로 활약하며 개막 로스터에 올랐다.
![[사진] 콜로라도 닉 마티니.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3/31/202503311826779835_67eab40d94ff8.jpg)
시범경기 막판 왼쪽 손목에 공을 맞아 잠시 쉬어갔지만 X-레이 검진 결과 음성으로 나와 한숨 돌렸고, 초청 선수 신분의 불리함을 딛고 개막 로스터에 들어갔다. ‘MLB.com’에 따르면 마티니는 “개막 로스터를 100% 확신할 수 없었다. 난 개막전을 한 번밖에 치르지 않았고, 어떻게 될지 몰랐다”며 “시작을 함께하게 돼 정말 신난다”고 기뻐했다.
지난해 신시내티 레즈에서 데뷔 첫 개막 로스터에 들어 개막전부터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4타수 2안타 5타점으로 활약한 마티니는 팀을 옮겨 2년 연속 개막전을 뛰었다. 올해 개막전은 3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침묵했지만 둘째 날 2타수 1안타로 첫 안타를 신고했고, 마지막 날 3안타로 폭발했다. 개막 3연전을 타율 4할4푼4리(9타수 4안타) 1타점으로 시작했다.
좌투좌타 외야수 마티니는 2022년 한국에서 1년의 시간을 보냈다. 그해 NC와 총액 80만 달러에 계약했고, 139경기 타율 2할9푼6리(510타수 151안타) 16홈런 85타점 51볼넷 86삼진 출루율 .365 장타율 .461 OPS .826을 기록했다. 그해 8월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선 KBO리그 역대 4번째 인사이드 더 파크 만루 홈런이라는 보기 드문 진기록까지 남겼다.

준수한 성적이었지만 외국인 타자로서 장타력이 조금 아쉬웠고, NC는 트리플A 홈런왕 출신 제이슨 마틴을 영입하며 마티니를 포기했다. KBO리그 커리어가 추가됐지만 미국으로 돌아간 마티니는 찬밥 신세였다. 신시내티로부터 마이너리그 오퍼만 받은 게 전부. 그것도 메이저 캠프 초청권마저 없는 계약이었다. 30대 중반 나이로 KBO리그에서도 눈에 확 띄는 성적이 아니라 시장 관심을 별로 받지 못했다.
하지만 마티니는 신시내티 산하 트리플A 루이빌 배츠에서 어린 선수들을 이끄는 리더십을 인정받았고, 그해 8월말 빅리그에 콜업돼 29경기 타율 2할6푼4리(72타수 19안타) 6홈런 16타점 OPS .912로 짧지간 꽤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지난해에는 개막 로스터에 포함돼 초반에 기회를 받았지만 부상에 발목 잡혔다. 7월에 왼손 엄지 수술을 받은 뒤 트리플A에서 시즌을 마쳤다. 빅리그 성적도 52경기 타율 2할1푼2리(146타수 31안타) 5홈런 24타점 OPS .651로 아쉬웠고, 신시내티와 재계약하지 못한 채 FA로 풀렸다.
하지만 콜로라도와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커리어를 이어나갔고, 다시 한 번 개막 로스터를 뚫었다. 마티니는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이 기회를 감사하게 생각한다. 한 번 해외에 나갔다 돌아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그때 난 마이너리그 오퍼 하나만 받았고, 메이저 캠프에도 가지 못했다. 그랬기 떄문에 기회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회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아는 마티니는 개막 3연전부터 4할대 맹타를 치며 또 다른 KBO 역수출 활약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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