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페디' 등장, 한국서 장착한 스위퍼 통했다…하트 5년 만에 ML 복귀전 '승리 요건'

지난해 KBO리그 NC 다이노스에서 활약한 좌완 투수 카일 하트(33·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5년 만의 메이저리그 복귀전에서 호투했다. 같은 NC 출신으로 메이저리그에 안착한 에릭 페디(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이어 2년 연속 KBO 역수출 신화에 나선다. 

하트는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5이닝 5피안타(2피홈런) 1볼넷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샌디에이고가 7-2로 앞선 6회 마운드를 넘겨 선발승 요건을 갖췄다.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이었던 2020년 9월2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 이후 1672일 만의 메이저리그 등판이었는데 안정적이었다. 

1회 클리블랜드 1번 스티븐 콴을 스위퍼로 헛스윙 삼진 잡고 시작한 하트는 다음 타자 호세 라미레즈에게 홈런을 맞고 선취점을 내줬다. 풀카운트에서 6구째 싱커가 가운데 몰리는 실투가 되면서 좌월 솔로포로 이어졌다. 하지만 레인 토마스를 몸쪽 하이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카를로스 산타나를 3루 땅볼 유도하며 추가 실점 없이 첫 이닝을 마쳤다. 

2회에는 존켄시 노엘을 좌익수 뜬공, 요나단 로드리게스를 2루 뜬공, 카브리엘 아리아스를 스위퍼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삼자범퇴했다. 

그러나 3회 또 홈런으로 1점을 줬다. 선두타자 오스틴 헤지스에게 던진 2구째 몸쪽 슬라이더가 좌월 솔로포로 연결됐다. 이어 브라이언 로키오의 잘 맞은 라인드라이브가 중견수 정면으로 향하면서 한숨 돌린 하트는 콴을 유격수 땅볼 처리한 뒤 라미레즈에게 좌측 2루타를 맞아 다시 득점권에 몰렸다. 하지만 토마스를 바깥쪽 낮은 스위퍼로 루킹 삼진 잡고 위기를 넘겼다. 

4회 산타나를 중견수 직선타, 노엘과 로드리게스를 중견수 뜬공으로 다시 한 번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5회에는 아리아스에게 3루 내야 안타, 헤지스에게 볼넷을 주며 무사 1,2루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여기서 3루로 견제를 하며 2루 주자를 잡아냈다. 3루수 매치 마차도가 2루 주자 아리아스를 태그 아웃한 뒤 2루로 던지려는 과정에서 수비 방해가 나오며 1루 주자 헤지스까지 더블 아웃됐다. 단숨에 누상에 주자 2명이 모두 사라진 하트는 로키오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콴을 우익수 뜬공 처리하며 5이닝 투구에 성공했다.

샌디에이고가 7-2로 앞선 6회 시작부터 알렉 제이콥에게 마운드를 넘긴 하트는 선발승 요건을 갖췄다. 총 투구수 80개로 스트라이크 51개, 볼 29개. 최고 시속 93.5마일(150.5km), 평균 시속 91.8마일(147.7km) 싱커(15개) 외에 스위퍼(21개), 체인지업(20개), 슬라이더, 포심 패스트볼(이상 12개)을 구사했다. 지난해 한국에서 장착한 주무기 스위퍼를 가장 많이 던졌고, 이 공으로 3개의 삼진을 뺏어냈다. 홈런 두 방을 맞긴 했지만 스트라이크존에 형성되는 안정된 제구가 돋보였다. 

하트는 지난해 한국에서 1년을 보내며 커리어 전환을 이뤄냈다. 2020년 보스턴에서 4경기(3선발·11이닝) 1패 평균자책점 15.55을 기록한 뒤 마이너리그에 머물렀던 하트는 지난해 NC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서 26경기(157이닝) 13승3패 평균자책점 2.69 탈삼진 182개 WHIP 1.03 피안타율 2할1푼5리로 활약했다. 탈삼진·WHIP·피안타율 1위, 평균자책점 2위, 다승 3위에 오르며 KBO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와 함께 한국판 사이영상인 최동원상도 받았다. 

한국에서 활약을 인정받은 샌디에이고와 1년 보장 150만 달러, 2년 최대 850만 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메이저리그 계약을 받았다. 시범경기에서 5선발 경쟁을 벌였으나 독감에 시달리며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은 하트는 2경기 7⅔이닝 10피안타(3피홈런) 2볼넷 1사구 7탈삼진 8실점 평균자책점 9.39로 부진했다. 

하지만 다르빗슈 유가 팔꿈치 염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5선발 경쟁을 하던 랜디 바스케스와 함께 같이 선발진에 들어갔다. 바스케스가 지난달 30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6이닝 4피안타 4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한 가운데 하트도 제 몫을 하면서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