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수현이 기자회견을 통해 억울함과 눈물을 쏟아냈다. 배우 고 김새론 유족 측과 '끝까지 간다'를 선포했던 것과 다름없던 김수현의 기자회견. 이례적으로 변호인이 아닌 김수현이 직접 억울한 심경과 더불어 주요 쟁점에 대한 반박, 법적 대응 예고 등을 알렸다. 그만큼 상당한 무게감 속에 나온 그의 말들은 짧지 않은 시간 다듬어져 세상에 나온 것일 터. 기자회견 후 곱씹어지고 있는 그의 말들을 살펴봤다.
- "저는 스스로를 겁쟁이라고 생각한다"
김수현은 기자회견 시간 중 상당부분을 인간 김수현과 스타 김수현의 괴리에 대해 설명하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겁쟁이라고 생각한다며 "언제나 가진 것을 지키기에만 급급했던 것 같다. 내게 오는 호의조차 믿지 못하고 항상 무엇을 잃을까 피해를 볼까 무서워하고 도망치고 부정하기 바빴다. 그래서 이 자리에 서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과 김새론의 사생활이 폭로될 때마다 '내일 그냥 다 이야기하자, 직접 말하고 이 지옥 같은 상황을 끝내자는 생각을 계속했다고. 하지만 그때마다 자신의 결정이 주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두려워 망설였다고 부연했다.
- "스타 김수현이기에..다시 돌아간다 하더라도 같은 선택 할 것"
김수현은 김새론과 5년 전, ‘눈물의 여왕’이 방영되기 4년 전에 1년 여정도 교제를 했다며 미성년자 교제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눈물의 여왕'이 방영될 때 주연 배우로 지켜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다. 그때 만약 몇 년 전 사귄 사람과의 관계를 인정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나와 함께 연기하는 배우들, 현장에서 밤을 지새우는 모든 스태프들, 이 작품에 모든 걸 건 제작사 그리고 우리 회사 식구분들까지. 다 어떻게 되는 걸까. 이렇게 인간 김수현과 스타 김수현의 선택이 엇갈릴 때마다 저는 늘 스타 김수현의 선택을 해왔던 거 같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만약 '눈물의 여왕' 방영 당시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저는 다시 그 선택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선택은 김새론과의 열애 부인을 말한다. 그 이유로는 "내 마음 하나 편안하자고 그 결정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을까. 저는 그렇게 하면 안 될 것 같다. 그게 지금 김수현의 인생을 선택한 사람이 지어야 할 책임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발언은 그렇다면 이번 기자회견 역시 스타 김수현으로서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거짓을 말할 수도 있는 것이 아니냐는, 모순적이라는 비판에 부딪히게 됐다.

- "고인은 다른 사람과 사귀고 있었다"
김수현은 김새론이 음주운전 사건 전후로 본인 때문에 힘들어했다는 말을 들었지만 그때 고인은 다른 사람과 사귀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는 김수현이 고인에게 당시 연락하기 조심스러웠다는 이유가 됐다. 김수현은 "이미 각자의 삶을 살고 있는데 뭐라고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몰랐다..하지만 유족은 내가 전 남자친구라는 이유로 죽음으로 몰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내가 하지도 않은 일을 자백하라고 강요하고 있다"라고 억울함을 표했다.
그러면서 골드메달리스트 전 대표와 김새론의 마지막 소속사 런엔터 대표의 1년 전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당시 변진호 골드메달리스트 전 대표는 런엔터 고승아 대표에게 "대표님 놀라지 마시고 행정 절차상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안 보내면 내가 배임이다. 답변서 부분에 있어서 기간을 러프하게 잡으셔서 어떠한 기간 내에 이렇게 갚겠다고 보내주시면 저희도 그런 부분에서 준법정신에 오고 가는 거니까 구두상 천천히 갚아달라 할 수는 없다. 그런 부분을 새론 씨한테도 잘 설명해 주시면 좋겠다"라고 설명했다. 이것이 김수현 측이 주장하는 2차 내용 증명에 대한 진실이다.

- "하지 않은 일을 했다고 할 수 없다"
김수현은 유족이 주장하는 음성들은 사건 폭로 이후 새롭게 녹음한 것들이고 카톡 내용도 마찬가지라며 "고인이라면 나와 고인의 나이 차이를 틀릴 수 없다. 4년간 몸담았던 소속사 이름과 계약 기간을 다 틀릴 수도 없다. 그리고 고인은 저희 회사에서 소속 배우로만 활동했다. 신인 캐스팅이나 비주얼 디렉팅을 한 사실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유족 측에서 공개한 2016년 카톡과 2018년 카톡에서 고인과 대화하는 인물들은 서로 다른 사람이라며 이를 카톡을 과학적으로 진술 분석하는 검증 기관(진술분석센터 트루바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간의 사례로 인해 해당 기관에 대한 공신력은 갑론을박을 낳고 있는 상황이다(예 조주빈).
김수현은 "내가 한 선택에 대한 비판은 무엇이든 받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실이 아닌 모든 것들이 전부 사실이 되는 것은 아니"라며 "제가 카톡에 대해 검증 절차를 밟은 것처럼 유족 측이 증거로 내세우는 모든 것들에 대해 수사 기관을 통해 철저히 검증할 수 있는 절차를 밟겠다. 유족 측이 가진 증거가 정말 진실이라면 수사 기관에 모든 자료를 제출하고 법적 절차를 통해 검증받을 것을 요청한다"라고 요구했다.

더불어 김수현은 "내가 한 일은 한 것이다. 그에 대해서는 어떤 비난도 다 받을 수 있다"라면서 "하지만 하지 않은 것은 하지 않은 것이다. 날 를 믿어달라고 하지 않겠다. 꼭 증명하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수현은 3월 3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故김새론 사망과 관련한 미성년자 열애 의혹 등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자리에는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는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앤파트너스 김종복 변호사가 함께 자리했다.
앞서 김새론의 유족은 고인이 미성년자였던 15세부터 총 6년 동안 성인인 김수현과 교제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에 대해서는 소속 배우였던 김새론에게 7억 원의 채무 변제를 압박한 것을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김수현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쟁점에 대해 모두 부인했다. 특히 김새론의 미성년자 시절 교제하지 않았다는 것과 소속사가 김새론을 채무로 압박하지 않았다는 것을 강조하며 김새론의 유족, 이모라 주장하는 A씨, 가로세로연구소를 상대로 소송전을 예고했다. 손해배상청구 소송 금액은 120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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