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참아야 하다니".
KIA 타이거즈 외국인타자 패드릭 위즈덤(30)이 심상치 않는 장타력을 과시하는 가운데 이범호 감독이 다시 한 번 김도영의 부재을 아쉬워했다. 김도영이 있었다면 중심타선의 파괴력이 상대에게 두려움을 주었을 것이라는 의미이다. 위즈덤은 개막 초반인데도 4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KIA 선수단은 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자체훈련을 소화했다. 위즈덤의 타격을 지켜보던 이 감독은 장타력에 흡족한 평가를 했다. 지난 주중 키움과의 첫 경에서 마수걸이 투런포를 터트리더니 주말 한화 이글스와의 대전경기에서 3경기 연속 홈런을 터트리는 파괴력을 과시했다. 말 그대로 걸리면 넘어가는 메이저리그 88홈런의 클래스를 과시하고 있다.
더군다나 볼넷 공동 1위에 오르는 등 눈야구도 잘하고 있다. 삼진은 메이저리그 시절 37%에 비해 현격히 낮아졌다. 스프링캠프에서 이 감독과 최형우가 "공히 공도 잘 보고 삼진을 많이 당하는 스윙궤적이 아니다"는 평가가 적중했다. 뛰어난 장타력에 볼도 잘 골라내면서 요주의 타자가 됐다. 우타자 답게 좌투수에게도 타율 3할3푼3리로 강하다.

이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는 못하면 (마이너리그로) 내려가야 되니까 스윙이 급했다고 했다. 공을 오면 바로 돌렸다는 것이다. KBO리그 투수들이 자신이 생각했던 원타이밍으로 치는 투수들이 아니다. 좀 느리니까 보면서 확인해다 된다고 하더라. 시범경기때 변화가 많은 공들을 많이 봤다. 이제는 머리속에 많으니까 초구에 치고 어떨때는 천천히 기다리고 친다"고 말했다.
이어 "좌투수들이 훨씬 편할 것이다. 아무래도 몸쪽으로 들어오는 공들이 많으니 잘 보인다. 국내에는 류현진처럼 체인지업을 던지는 좌투수가 흔하지 않다. 잘 떨어지는 체인지업이라면 삼진 먹지만 카운트가 몰리는 타이밍에 들어오면 좋은 타구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안심하지는 않는다. 요주의 타자로 알려지면서 상대팀들이 더 집요하게 유인구를 던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단 상대 팀들을 한바퀴 돌아봐야 한다. 홈런이 나오다 또 안나올 수 있다. 컨디션 좋을때는 1주일에 3~4개 치는게 홈런인데 안좋으면 한 달에 하나도 안나온다"며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공교롭게도 위즈덤의 장타력이 생각보다 빨리 터지면서 개막 첫 경기에서 햄스트링 손상으로 빠진 김도영에 대한 아쉬움은 더욱 진해졌다. 김도영 자신의 자리에 있었다면 나성범 위즈덤 최형우로 이어지는 지그재그 타선은 더욱 파괴력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찬호 들어오고 도영이만 자리에 딱 있으면 된다. 진짜 위즈덤이 잘 맞으면 (상대팀들은) 진짜 두려울 것이다. 아직도 2~3주를 더 기다려야 한다니..."라며 말끝을 흐렸다.
마지막으로 "도영이 부상은 진짜 예상하지도 못했다. 캠프때도 정말 좋았다. 뛰는 것도 잘 뛰고 수비도 엄청 연습 많이 했다. 치는 것도 많이 했다. 현재 도영이는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이제 운동 시작하는 것 같다"며 근황을 전했다. 김도영은 이번 주말 2차 정밀검진을 받으면 정확한 복귀 일정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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