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첩첩산중이다. 토트넘 수비서 나름 큰 비중을 차지하던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행보가 점점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토트넘은 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PL) 3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첼시에 0-1로 패배했다. 연패에 빠진 토트넘은 승점 34점(10승 4무 16패)으로 리그 14위에 머물렀다. 어느덧 첼시 원정 8경기 연속 무승이다.
토트넘이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승리한 건 2018년 4월이 마지막이다. 이후로는 2무 6패에 그치고 있다. 무엇보다 1977년 이후 처음으로 30경기에서 16패를 기록하는 굴욕을 썼다. 특히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 부임 이후 첼시를 만나 4전 전패를 기록하게 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첼시를 상대로 단 1점의 승점도 따내지 못하고 있다. 토트넘 역사상 리그에서 첼시를 4번 만나 모두 패한 감독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최초다. 반면 첼시는 토트넘을 상대로 리그 4연승을 거두면서 '천적'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순위표에서도 승점 52점(15승 7무 8패)을 기록, 맨체스터 시티(52점)를 밀어내고 4위까지 올라섰다.

치열한 '런던 더비'답게 경기 도중 양 팀 선수단의 몸싸움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반 막판 첼시 리바위 콜윌이 토트넘 미키 반 더 벤에게 반칙을 범했다. 그러나 콜윌은 주심에게 항의하며 공을 뒤로 숨겼고, 토트넘 선수들에게 내주지 않았다.
그러자 토트넘 부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공을 뺏으려다 콜윌을 넘어뜨렸다. 이를 본 첼시 트레보 찰로바가 달려들며 몸싸움까지 이어졌다. 양 팀의 충돌은 잠시 후 겨우 가라앉았고, 주심은 로메로와 찰로바에게 옐로카드를 줬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사건이 일단락되는가 싶었지만, 갑자기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찰로바의 유니폼을 붙잡고 다시 감정적으로 말싸움을 주고받았다. 주장 손흥민이 급하게 벤탄쿠르를 잡아당기며 멈추라고 했으나 소용없었다. 벤탄쿠르와 찰로바는 조금씩 멀어지면서도 끝까지 설전을 이어갔다.
'풋볼 런던'은 "전반 종료 직전 대규모 몸싸움이 벌어졌다. 사건의 발단은 콜윌과 반 더 벤의 충돌이었다. 콜윌은 상대의 역습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반 더 벤과 부딪혔고, 이로 인해 토트넘은 전반 종료 직전 빠른 역습 기회를 놓쳤다"라며 "이후 벤탄쿠르가 찰로바의 유니폼을 잡아끌며 두 번째 설전이 벌어졌고, 양 선수는 멀리서 거친 말을 주고받았다"라고 전했다.

밀리던 토트넘 입장에서는 절대 싸울 이유가 없던 상황. 주장 손흥민이 벤탄쿠르와 다른 선수들을 말렸으나 싸운 것 자체가 문제다. 당연히 안 그래도 좋던 상황의 토트넘은 추가 징계마저 나올 확률이 매우 높아진 상황이다.
결국 토트넘과 첼시 둘 다 FA 징계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키스 해킷 전 프로경기심판기구(PGMOL) 회장은 '토트넘 뉴스'를 통해 "두 클럽 모두 선수들을 통제하지 못한 것에 대해 FA로부터 기소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토트넘 뉴스는 "토트넘은 올 시즌 리그 30경기 중 16경기를 패했다. 이는 오직 하위 4팀보다만 더 나은 끔찍한 기록이다. 게다가 이번 사건으로 벌금 징계까지 받을 가능성이 크다. 시즌이 빨리 끝나길 바라는 다니엘 레비 회장과 포스테코글루에게 나쁜 소식이 계속 추가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주장이 말리는 상황서도 감정을 주체 못할 정도로 흥분했다는 것 자체가 현 토트넘이 얼마나 팀적으로 흔들리는 팀인지를 모여주는 것이다. 특히 로메로와 벤탄쿠르 모두 타 팀의 러브콜을 받는 상황이라는 것이 의미심장하다.

그리고 노린 것처럼 로메로의 경우 이적설이 재점화됐다.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전담 기자로 공신력이 높은 루벤 우리아는 로메로에 대한 아틀레티코의 관심이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아틀레티코의 감독인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아르헨티나 국적이기에 더욱 높아지는 가능성.
우리아는 "이미 아틀레티코 구단과 로메로측 사이에서 매우 흥미로운 대화가 있었다. 아마 여름 이적 시장서 공식적으로 움직일 것"이라면서 "여기에 로메로 본인도 여름 이적 시장서 토트넘을 떠나기 위해서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에게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mcadoo@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