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손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연이틀 무시무시한 장타력을 뽐내며 팀의 7연승 행진에 힘을 보탰다. 얼마나 시즌 초반 활약이 강렬하면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약 1650억 원) 초대형 계약이 저렴해 보일 정도다.
이정후는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펼쳐진 2025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인터리그 3연전 3차전에 3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첫 타석부터 장타를 신고했다. 0-1로 뒤진 1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이었다. 시애틀 선발 브라이언 우를 만나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97마일(156km) 하이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익선상을 빠져나가는 2루타로 연결했다. 최근 7경기 연속 안타, 개막 후 8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한 순간이었다. 시즌 6번째 2루타를 신고, 이 부문 1위로 올라섰다. 다만 후속타자 맷 채프먼이 헛스윙 삼진에 그치며 득점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정후의 방망이는 멈추지 않았다. 0-2로 끌려가던 4회말 무사 1루에서 안타를 치며 일찌감치 멀티히트를 달성했다. 1B-2S 불리한 카운트에서 우의 4구째 96.2마일(154km) 하이패스트볼을 공략해 좌전안타를 때려냈다. 2경기 연속 멀티히트였다.
헬리엇 라모스의 1타점 우전 적시타 때 2루에 도달한 이정후는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의 역전 스리런포가 터지면서 동점 득점을 올렸다.
4-2로 리드한 5회말에는 2사 2루 득점권 찬스에서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우를 만나 8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 몸쪽 높은 90.5마일(145km) 체인지업을 받아쳤지만, 범타가 되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정후는 4-3으로 근소하게 앞선 8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마지막 타석을 맞이했다. 에두아르드 바자도를 상대로 1B-2S 불리한 카운트에 몰린 가운데 4구째 뚝 떨어지는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헬멧이 벗겨질 정도로 풀스윙했으나 공을 맞히지 못했다.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종전 3할2푼1리에서 3할4푼4리로 대폭 상승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시애틀에 5-4 끝내기승리를 거두며 3연전 스윕과 함께 파죽의 7연승을 질주했다. 시즌 8승 1패.
선발 조던 힉스는 5⅓이닝 6피안타(2피홈런) 1볼넷 5탈삼진 3실점 투구에도 승리가 무산됐다. 4-3으로 리드한 9회초 마무리 카밀로 도발이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2사 2루 위기에서 3안타의 칼 롤리를 고의4구로 내보내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랜디 아로자레나에게 1타점 동점 2루타를 헌납했다.
타선은 4회말 4득점 빅이닝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윌리 아다메스와 이정후의 연속 안타로 맞이한 1사 1, 2루에서 라모스가 1타점 적시타, 야스트렘스키가 역전 3점홈런을 연달아 때려냈다.
승부처는 마지막 9회말이었다. 선두타자 야스트렘스키가 볼넷을 골라낸 뒤 루이스 마토스가 야수선택으로 출루했다. 패트릭 베일리의 큼지막한 타구가 우익수 빅터 로블레스의 엄청난 호수비에 잡혔지만, 그 사이 마토스가 2루를 밟았고, 대타 윌머 플로레스가 짜릿한 끝내기안타를 치며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반면 3연패에 빠진 시애틀은 3승 7패가 됐다. 선발 우는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4실점 난조에도 타선 도움에 패전을 면했다. 패전투수는 그레고리 산토스. 3번타자 롤리의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1타점 1볼넷 1득점 활약은 패배에 빛이 바랬다.
샌프란시스코는 8일부터 신시내티 레즈를 홈으러 불러들여 주중 3연전을 치른다. 첫날 로건 웹(샌프란시스코)과 헌터 그린(신시내티)의 선발 맞대결이 예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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