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팬들이 구단 운영진을 향한 불만을 폭발시키며 거리로 나섰다. 대규모 시위를 벌인 이들은 다니엘 레비 회장의 퇴진을 강하게 요구했다.
BBC는 7일(한국시간) “토트넘이 사우샘프턴과 프리미어리그 홈경기를 치르기 전,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인근에서 수백 명의 팬들이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이번 시위는 ‘체인지 포 토트넘(Change For Tottenham)’이라는 팬 단체가 주도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문구가 적힌 깃발을 들었다. ‘이닉 아웃(ENIC OUT)’과 ‘더 이상은 못 참는다’는 문장이 새겨진 머플러도 착용했다. 일부 플래카드에는 '사업은 성공했지만 축구는 죽었다'는 문구도 등장했다. 이닉 그룹은 2001년부터 토트넘을 소유하고 있는 영국계 투자회사다.
현장에서는 “레비 아웃”, “레비 회장은 떠나라”는 구호가 반복됐다. 한 팬은 “레비는 우리를 신경 쓰지 않는다. 내가 신경 쓰는 건 쿨루셉스키뿐”이라는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팬들의 분노는 단순한 성적 부진에만 그치지 않았다. 신축 홈구장이 NFL, 럭비, 콘서트 등 축구 외 행사에 과도하게 활용된다는 점도 비판 대상이 됐다. 일부 팬들은 “비욘세가 수비를 설 수 있냐”, “건즈 앤 로지스를 최전방에 세워라”는 문구로 구단 운영 방식에 대한 불만을 풍자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4/07/202504071438773861_67f36789b0fd0.jpg)
‘체인지 포 토트넘’ 측은 “구단은 재정적으로 성장했지만 축구적 성과는 퇴보했다”고 주장했다.
또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비싼 수준의 티켓 가격 때문에 많은 오랜 팬들이 시즌권을 포기하거나 경기장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팬들은 특히 핵심 포지션에 대한 투자 부족을 장기 침체의 원인으로 꼽았다. 최근 몇 년간 이적시장 전략도 지나치게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토트넘은 2007-20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16년째 무관이다.
레비 회장은 최근 구단 재정 보고서를 통해 “지속 가능하고 현명한 투자”를 강조했다. 그는 “지출은 수익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 재정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영리한 영입을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팬들은 이러한 발언이 실질적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실망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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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이번 시즌 유일한 우승 가능성을 유로파리그에 걸고 있다. 오는 11일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상대로 유로파리그 8강 1차전을 치른다. 2차전은 18일 열린다. 유로파리그 정상에 오르면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직행 티켓을 확보하게 된다.
지난 2월에도 팬들의 시위가 열렸다. 영국 매체 '더스탠다드'는 "토트넘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2월 17일, 토트넘 1-0 승리)를 앞두고 최소 2000명 이상의 팬들이 토트넘 하이 로드에 모였다. 이들은 레비와 그의 회사 ENIC을 규탄하며 약 400m를 행진해 경기장으로 이동했다"라고 보도했다.
해당 시위도 '체인지 포 토트넘'이 주도했다. 이들은 "구단이 탐욕으로 인해 실패하는 것을 막겠다"며 "팀에 대한 지지는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시위 참가자들은 레비를 비판하는 구호를 외쳤으며, 다양한 현수막과 배너를 준비했다. 특히 '24년, 16명의 감독, 1개의 트로피, 변화가 필요하다'라는 문구가 적힌 배너가 눈길을 끌었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