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삼성 라이온즈 출신 투수 알버트 수아레즈(36·볼티모어 오리올스)가 6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등재됐다. 한국에서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았던 불운의 투수였는데 메이저리그에선 돈복도 안 따른다.
볼티모어는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마이너리그 외야수 다즈 카메론과 현금을 주는 조건으로 밀워키 브루어스 좌완 투수 그랜트 울프람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울프람을 40인 로스터에 넣은 볼티모어는 수아레즈를 60일짜리 부상자 명단으로 옮겼다.
수아레즈는 지난달 31일 오른쪽 어깨 염증으로 15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오른 바 있다. 그로부터 8일이 지나 60일짜리 부상자 명단으로 옮긴 수아레즈는 빨라야 6월 이후에야 복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아직 구체적인 복귀 시기는 나오지 않았다.
‘MLB.com’을 비롯해 현지 언론에 따르면 수아레즈는 오른쪽 견갑하근 2도 염좌 진단을 받았다. 당분간 휴식을 취할 예정으로 다행히 수술이 필요하진 않다. 하지만 복귀 시기는 장담할 수 없다.
브랜든 하이드 볼티모어 감독은 “수아레즈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몇 달이 걸릴 것이다. 몇 달이면 좋겠는데 정말 안타까운 소식이다”며 “작년에 많은 것을 해준 투수라 우리 팀에는 큰 타격이다”고 아쉬워했다.
![[사진] 볼티모어 알버트 수아레즈.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5/04/08/202504081739776813_67f542cdb9ce4.jpg)
수아레즈는 시범경기 막판 어깨 통증을 처음 느꼈다고 한다. 하이드 감독은 “그는 정상적인 통증이라고 했고, 개막전에 합류하고 싶어 했다. 토론토에서 뭔가 일이 있었던 게 분명하다”며 시즌 첫 등판에서 부상이 악화된 것이라고 봤다.
지난달 29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에 4회 두 번째 투수로 구원등판한 수아레즈는 2⅔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2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시속 93마일(149.7km)로 지난해(94.8마일)보다 1.8마일(2.9km) 감소했는데 결국 부상이 원인이었다.
수아레즈는 2022~2023년 삼성에서 2년간 49경기(281⅔이닝) 10승15패 평균자책점 3.04 탈삼진 247개를 기록했다. 2023년 8월6일 LG 트윈스와의 대구 홈경기에서 수비 중 왼쪽 종아리 근육이 손상되는 부상을 입었고, 4주 재활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은 뒤 방출됐다. 당시 꼴찌 추락 위기였던 삼성은 한 달을 기다릴 여유가 없었다.

한국을 떠났지만 실력이 아닌 부상 문제였고, 시즌 뒤 수아레즈는 KBO리그 여러 팀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연봉 100만 달러 보장된 조건을 이를 뿌리치고 볼티모어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수아레즈는 7년 만에 메이저리그 복귀에 성공했다. 32경기(24선발·133⅔이닝) 9승7패1홀드 평균자책점 3.70 탈삼진 108개로 호투하며 볼티모어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힘을 보탰다.
이 같은 활약을 인정받아 올해는 볼티모어와 메이저리그 계약을 했다. 그러나 연봉은 고작 82만5000달러. 한국에서 2022년 100만 달러, 2023년 130만 달러를 받던 것보다 적은 액수였다. 메이저리그 계약이지만 연봉중재자격이 없어 연봉 상승 폭이 제한됐다. 내년부터 연봉중재자격을 얻어 대폭적인 연봉 상승을 기대할 수 있지만 올해 부상으로 장기 결장하게 된 것이 뼈아프다.
KBO리그 시절 수아레즈는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아 ‘불운의 투수’로 불렸다. 2년간 29번의 퀄리티 스타트를 했고, 그 중 14번을 7이닝 이상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 투구를 했지만 고작 10승에 그쳤다. 한국을 떠나 빅리그에서 9승을 올리며 승운이 풀렸지만 올해 부상으로 돈복까진 누리지 못할 분위기. 실력에 비해 운이 없어도 너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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