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타선 침체에 빠진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퓨처스리그에서 맹타를 휘두르던 하주석(31)을 1군에 콜업했다. 어렵게 1군 올라온 하주석이지만 1군 엔트리 등록 첫 날 연장 11회까지 벤치만 지켰다.
한화는 지난 8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투수 이상규, 내야수 하주석, 외야수 이상혁을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지난 6일 대구 삼성전부터 1군과 동행한 하주석의 시즌 첫 1군 등록. 개막 2주가 흘러 한화가 2군에서 처음으로 콜업한 야수였다.
이날 두산전 전까지 한화는 개막 13경기 팀 타율(.169), 출루율(.249), 장타율(.264), OPS(.513) 모두 10위 꼴찌로 경기당 평균 2.7득점에 그쳤다. 노시환, 채은성, 안치홍, 에스테반 플로리얼 등 중심타자들이 집단 부진에 빠지면서 공격이 완전 꽉 막혔다.
고정 라인업을 선호하는 김경문 한화 감독도 “타격이 생각보다 잘 안 맞고 있다. 응급 상황이다”며 변화를 줬다. 타격 재능이 있는 내야수 문현빈을 외야수로 쓰며 선수 기용 폭을 넓혔다.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 8일 안치홍을 2군으로 내려보냈다. 복통과 몸살로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은 안치홍에게 재정비 시간을 주면서 하주석을 1군에 불렀다.
하주석은 퓨처스리그 10경기 타율 4할8푼5리(33타수 16안타) 4타점 4볼넷 5삼진 출루율 .541 장타율 .576 OPS 1.117로 맹타를 휘둘렀다. 다만 포지션이 유격수로 ‘붙박이’ 심우준과 자리가 겹치다 보니 1군에서 활용 폭이 제한적인 점이 걸림돌이었다. 1군에 와도 대타나 지명타자로 기회를 노려야 했다.
하지만 팀 타선이 지독하게 터지지 않는 상황에서 타격감이 좋고, 1군에서 실적이 있는 하주석을 외면할 순 없었다. 김경문 감독은 8일 경기 전 하주석에 대해 “원래 더 기다렸어야 하는데 승패 마진이 많이 벌어졌다. 더 벌어지면 나중에 힘들다. 분위기 전환도 필요하고, 잘 치는 선수를 올리는 건 당연하다. 주석이가 잘하고 있었다”며 상황을 보고 기회를 주겠다고 밝혔다.

심우준이 선발 유격수로 들어가면서 하주석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대타로 뒤에서 준비했고, 승부가 연장 11회까지 넘어갔지만 기회가 오지 않았다.
대타 타이밍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5-5 동점으로 맞선 연장 10회초 앞서 대주자로 투입된 6~7번 이원석과 이상혁 타석이 대타 타이밍이었다. 하주석을 대타로 쓰고 난 뒤 남은 외야 자원 최인호를 다음 이닝 대수비로 넣을 수 있었다. 수비가 약화되는 부분은 있었지만 한화로선 점수를 내야 할 시점이었다.
하지만 두산 특급 마무리 김택연을 상대로 이원석과 이상혁은 각각 우익수 뜬공,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연장 11회초 선두타자 심우준 타석은 수비 교체가 필요하지 않은 유격수 자리였지만 하주석을 대타로 쓰지 않았다. 8회 앞 타석에서 좌전 안타를 친 심우준이었지만 11회초에는 최지강과 7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결국 점수를 내지 못한 한화는 11회말 김기연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5-6으로 패했다. 2연패에 빠진 10위 한화는 리그에서 가장 먼저 10패(4승)째를 당했다. 승률(.286)이 3할 아래로 떨어지면서 승패 마진 -6으로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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