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에 첫 승 안긴 그날처럼…210일 만에 1군 복귀→값진 구원승, 돌아온 육성선수 성공신화 "팀에 미안했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5.04.09 14: 11

이승엽 감독에게 지도자 첫 승을 안겼던 그날이 떠올랐다. 이날도 경기는 연장으로 향했고, 최지강이 11회초를 탄탄히 틀어막자 기적 같이 다음 공격에서 끝내기가 나왔다. 건강하게 돌아온 육성선수 성공신화가 참으로 반가웠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우완 필승조 최지강은 2023시즌 개막전이었던 4월 1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 구원 등판해 ⅔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기억이 있다.
최지강은  9-10으로 뒤진 연장 11회초 1사 1, 2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한동희를 헛스윙 삼진, 고승민을 중견수 뜬공으로 막고 위기를 수습했다. 그리고 11회말 호세 로하스의 끝내기 역전 스리런포가 터지면서 감격의 데뷔 첫 승리를 올렸다. 두산 이승엽호의 첫 승 투수라는 역사적인 타이틀을 얻은 순간이기도 했다.

두산 최지강. 2025.04.08 / jpnews@osen.co.kr

두산 최지강. 2025.04.08 / jpnews@osen.co.kr

그리고 약 2년의 시간이 흘러 그 때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고, 최지강이 또 마운드에 올라 승리 요정의 기운을 마음껏 발산했다. 
최지강은 지난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첫 맞대결에 구원 등판해 1이닝 1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시즌 첫 승리를 신고했다. 팀의 6-5 끝내기승리를 뒷받침한 값진 구원승이었다. 
경기에 앞서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최지강은 5-5로 팽팽히 맞선 연장 11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해 9월 10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210일 만에 1군 등판이었다. 
최지강은 선두타자 심우준을 7구 승부 끝 149km 투심을 이용해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보냈다. 이어 황영묵을 좌익수 뜬공, 에스테반 플로리얼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 공 13개로 깔끔한 삼자범퇴 이닝을 치렀다. 
두산 최지강. 2025.04.08 / jpnews@osen.co.kr
두산은 이어진 11회말 1사 후 오명진, 조수행의 연속 안타, 정수빈의 볼넷으로 만루 찬스를 맞이했다. 추재현이 3루수 뜬공에 그쳤지만, 김기연이 한화 이상규의 초구에 2루수 키를 넘기는 끝내기안타를 치며 길었던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최지강이 구원승으로 시즌 첫 승을 올린 순간이었다. 
최지강은 경기 후 “6개월 만에 등판이라 긴장됐지만, 잘 막은 것 같다. 첫 단추를 잘 끼운 만큼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일만 남았다”라며 “겨우내 투구 매커닉 수정에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그 덕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변화구를 비롯한 전반적인 커맨드도 만족스러웠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두산이 연장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한화를 잡고 시즌 첫 5할 승률에 도달했다.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 연장 승부 끝 김기연의 끝내기 안타로 6-5 승리를 거뒀다. 두산은 3연전 기선제압과 함께 2연승을 달리며 시즌 첫 5할 승률에 도달했다. 7승 7패. 반면 2연패에 빠진 한화는 4승 10패가 됐다. 경기를 마치고 두산 이승엽 감독과 김기연이 포옹을 하고 있다. 2025.04.08 / jpnews@osen.co.kr
광주동성고-강릉영동대 출신의 최지강은 두 차례의 신인드래프트 미지명 아픔을 딛고 2022년 두산 육성선수로 프로에 입단했다. 첫해와 이듬해 1군에서 각종 시행착오를 겪으며 경험을 쌓았고, 2024년 마침내 이승엽호의 필승조로 도약해 55경기 3승 1패 1세이브 15홀드 평균자책점 3.24(50이닝 18자책)로 호투했다. 7월 중순 경 어깨 통증으로 한 달의 공백기를 가졌음에도 팀 내 불펜투수 가운데 홀드 2위, 이닝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최지강은 지난해 용두사미의 시즌을 보내며 마무리가 아름답지 못했다. 데뷔 첫 풀타임 여파로 인해 9월 월간 평균자책점 9.82로 크게 흔들리더니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 합류에 실패, 아쉽게 시즌을 마쳤다. 최지강은 오프시즌 교육리그, 마무리캠프에 참가하지 않고 회복에 집중,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를 택했다. 스프링캠프도 1군이 아닌 2군으로 향해 부상 재발 방지에 포커스를 맞추고 천천히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두산 최지강. 2025.04.08 / jpnews@osen.co.kr
최지강은 “개막부터 함께 하지 못해 팀에 미안했다”라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놓으며 “내가 빠진 사이 투수 동료들이 잘 버텨줬다. 2군에서 '얼른 나아서 올라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첫 경기부터 팀에 힘을 보탠 점이 기분 좋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건강하게 돌아온 최지강의 이번 시즌 목표는 완주다. 건강을 유지하면서 1년 내내 팀의 뒷문을 지키고 싶다. 그는 “지난해 엔트리에 두 차례 빠졌다. 팀의 포스트시즌 탈락도 이천에서 지켜봐야 했다. 올해는 그런 부분이 없도록 완주하는 것만 생각 중이다”라고 풀타임을 꿈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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