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민아가 '악연'의 뒷 이야기를 전했다.
9일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는 넷플릭스 ‘악연’ 배우 신민아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악연’은 벗어나고 싶어도 빠져나올 수 없는 악연으로 얽히고설킨 6인의 이야기를 그린 범죄 스릴러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악연'은 이일형 감독이 직접 극본을 맡아 드라마로 재탄생 시켰다.
이날 신민아는 작품 공개 후 소감에 대해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거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홍보 시작하고 지금까지 글로벌 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재미있게 잘 보겠다는 반응이나, 보고 나서 ‘재미있다’는 반응이 확실히 많았던 거 같다"라며 "워낙 작품에 대한 기대치도 높았고,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았던거 같다. 보고. 나서도 순식간에 봤다, 는 반응이 있더라. 작품에 대한 호감이 주변에서 많으셨던거 같다. 오픈한지 사실 얼마 안되었는데, 연락 오는 사람이 많아서 기분이 좋더라"라고 전했다.

극 중 신민아는 평생의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외과 의사 ‘주연’ 역을 맡았다. 주연은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뜨겁거나 열정적이기보다 미지근한 온도로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평범한 대학병원 의사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신원 미상의 전신 화상 환자를 마주하게 되었고, 환자의 이름을 듣고 과거의 사건으로 인해 생긴 상처를 다시 맞닥뜨리며 불안함과 복수심 사이 양가의 감정을 극대화시켰다.
작품을 선택하게 된 계기에 대해 "주연이가 조금 뒤에 나오지 않나. 근데, 약간 신선했다. 캐스팅도 전에 대본을 받아본 건데, 누가 주인공이지? 하면 이름도 없고, 다른 인물이 계속 나오고. 너무 뒤가 궁금하고 예측이 안 됐었다. 내 캐릭터가 안 나왔는데. 웬만하면 내가 해야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재미있었다. 추리소설 읽듯이, 눈을 깜빡이지 않고 넘기게 되는 집중력도 있었다. 그렇게 주연의 이야기가 나오고 나서는, 연기가 아주 어렵겠다, 싶었다. 포지션 같은 것들을 많이 고민해야겠다 싶었다. 그래도 마무리는, 이 이야기가 마냥 오락성만 있는 드라마가 아니라, 하고자 하는 이야기도 있고, 참여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떠올렸다.
또한 그는 "워낙 저는 스릴러 장르 보는 것도 좋아한다"라며 "'악연'은, 캐릭터가 확 끌려서 하는 것도 있고, 이야기, 패키지라고 해야 할까. 이런 끌림이 명확했던 거 같다. 다들 오래 하신 배우분들인데, 한 번도 작업을 같이 안 했던 분들이라 되게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안 할 이유가 없던 작품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많지 않은 분량에도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던 신민아. 그는 많지 않았던 분량에 대한 생각을 묻자, "좋은 면도 있고"라고 웃으며 "각자 다들 대본상에서도 역할이 좀 나누어지지 않나. 그것에 따른 부담도 있고, 덜어지는 부분도 있었다. 저도 많은 배우가 같이 주인공을 하는 작품을 많이 못 했었다. 그런데 요즘 작품 추세가 그런 쪽으로 많이 가고 있는 거 같다. 오히려 홍보할 때는 힘이 되는 거 같다. 훌륭한 배우와 함께 같은 마음으로 기다린다는 건 너무 좋은 거 같다. 그리고 저는 찍을 때는 배우분들 분량을 못 봤다. 저는 후반에 나와서 후반에 촬영했는데, 감독님께 ‘어때요?’ 물어봤더니 ‘좋다’고 하더라. 그래서 기대하고 있었는데, 역시나 너무 재미있었다. (다른 분들께) 오히려 힘을 받지 않았나 싶다. 앞 이야기가 워낙 굉장해서 뒤가 많이 궁금하실테니. 재미있는 경험이었다"라고 털어놨다.

높은 난도의 연기를 소화해 낸 신민아는 "아무래도 이 대본의 특성상 다른 인물은 어떤 행동이나, 벌어지는 일에 대한 감정 표현이 많은데, 주연이는 과거에 있던 트라우마를 현 상황에 맞닥뜨려서 감정을 안으로 고민하는 캐릭터다 보니 다른 캐릭터들과 많이 달랐다. 그것에 대한 고민은 감독님과 많이 나눈 거 같다. 감독님께서도 뒷부분, 주연과 이 드라마의 엔딩부분까지 많이 고민하시고, 버전도 많이 뽑은 거로 알고 있다"라며 "감독님께서 말씀해 주신 건, 주연이가 피해자이기 때문에, 가해자와 똑같은 방식의 에너지와는 결이 좀 달랐으면 좋겠다고 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캐릭터로서는 앞 인물들과 다른 결이라, 저도 에너제틱한 연기를 해야 하나, 고민도 있었다. 그러나 감독님의 의견을 믿고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해야 하는 이야기가 있을 테니까, 그 이야기에 저는 동의했다"라고 떠올렸다.
연기의 어려움도 있었다. 그는 "모든 신이 고민이 많았다. 대본을 쭉 보고, 이야기가 어떻게 흐르고, 어떤 반전이 있는지 아는 상태에서 이 감정을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니까. 또 주연이가 현재 닥친 트라우마가 아닌, 과거의 아주 큰 트라우마를 표출할 때의 감정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 지점이 어렵더라. 저 역시도 이 대본의 장점과 이걸 표현했을 때의 에너지를 알기 때문에, 그런 걸 생각하면 더 방해될 거 같았다. 주연이가 가지고 있는 깊이가, ‘내가 주연이라면, 이 고통은 어느 정도일까?’, 생각했다. 너무 가벼워 보이면, 설정으로밖에 안 보일까 봐, 고민을 많이 했다"라고 떠올렸다.
작품 속 또 다른 끝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조금 더 큰 '사이다'를 원했던 일부 시청자들의 반응에 신민아는 "사실 장르 특성상, 뒤에 카타르시스가 더 세야 보는 사람이 속 시원하다, 고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생각에 감독님도 회의를 많이 한 걸로 알고 있다. 저 역시도 시원하다는 시선에서 본다면 더 시원했을 텐데. 아무래도 지금 엔딩으로 하신 이유는, 피해자이기 때문에, 가해자와 같은 방식으로 복수하는 걸 피하신 거 같다. 그런 면에서는 저도 피해자를 지켜주고 싶었다. 주연이가 아닌 캐릭터가 주연이의 복수를 해결하는 것이, 캐릭터로 봤을 때는 답답하거나, 카타르시스는 없을지라도,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에는 그게 맞다고 생각하신 거 같다. 저도 작품으로 봤을 때는 오히려 그 결말이 메시지가 더 강렬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라고 소신을 전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도 언급했다. 그는 "저는 사실 박해수 씨와 김남길 씨밖에 붙는 사람이 없었다. 현장에서 찍을 때, 워낙 이름도 알려진 배우들이고, 현장에서 배려 같은 걸 많이 느꼈다. ‘목격남’의 경우, 화상 분장을 하고 있지 않나. 그러다 보니 보이는 이미지만으로도 끔찍하고 무서운 에너지가 있었다. 그것보다도, 두 인물이 가지고 있는 원래의 세고 약한 게 아닌, 힘이 있지 않나. 그런 것들이 현장에서 느껴졌다. 감독님뿐이 아니라, ‘악연’이라는 촬영 현장의 분위기가 다른 현장과 다르게 집중되어 있고, 긴장되어 있고, 조금 차가운 느낌. 하지만 사람들이 굉장히 에너지 있는, 묘한 경험을 했다"라고 회상했다.
작품 밖, 신민아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오랜 '로코 여신'의 대명사로 불려 오고 있는 신민아. 그는 이미지 변신에 대한 생각을 묻자 "너무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들이 ‘로코’다 보니, 감사하다고 생각한다. 오랜 시간 동안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해 주는 것에 대해 감사하다. 하지만 배우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건, 아마 모든 배우가 꿈꾸는 것 아닐까"라며 "사실 비중으로 보면, 로코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 휴먼도 했고, 스릴러도 간간히 해서 비율로 보면 비슷하다. 그런데 많은 분이 그렇게 봐주시는 것도, 그런 모습을 더 사랑해 주셨구나, 생각한다"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악역에 대한 갈증을 이야기하기도 했던 신민아. 그는 '악연'을 만나게 된 후의 '해소'된 지점에 대해 "도전하는 데에 의미가 있었던 작품이었던 거 같다. 이 이야기와, ‘악연’이 갖고 있는 힘에 대한 것들. 해소보다는 참여의 의미가 컸다"라며 "악역도 서사가 있는 게 있고, 서사가 없고 밑도 끝도 없이 악행을 저지르는 인물도 있지 않나. 악역에 대한 것보단, 조금 입체적인 인물. 안 보여줬던 표현 같은 것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진짜 나쁜 사람, 정말 못된 사람은 한 번도 안 해봐서,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라며 바람을 드러냈다.
한편, 신민아가 출연하는 ‘악연’은 오직 넷플릭스에서 절찬 스트리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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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