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국민 거포’ 박병호가 개인 통산 7번째 홈런왕을 향해 시동을 걸었다.
박병호는 지난 8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홈경기에서 시즌 5호 아치를 터뜨리며 KIA 위즈덤, LG 오스틴과 함께 이 부문 공동 선두에 올랐다.
이날 7번 지명타자로 나선 박병호는 2-0으로 앞선 1회 2사 1,2루 찬스에서 SSG 선발 송영진과 풀카운트 끝에 루킹 삼진을 당했다.
두 번의 실패는 없었다. 박병호는 2-1로 앞선 4회 선두 타자로 나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송영진과 볼카운트 2B-1S에서 4구째 직구(143km)를 밀어쳐 오른쪽 담장 밖으로 날려 버렸다. 비거리는 110m.

이날 경기 해설을 맡은 통산 221홈런 레전드 출신 장성호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은 “박병호가 리그에서 홈런왕으로 손꼽히는 선수인데 이런 홈런을 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호평했다.
또 “잡아당겨 치는 홈런은 누구나 칠 수 있는데 타이밍이 늦었는데도 불구하고 힘으로 밀고 나가 오른쪽 담장 밖으로 날려버렸다. 홈런왕이 보여줄 수 있는 홈런”이라고 덧붙였다. 박병호는 6회 3루 땅볼, 7회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삼성은 SSG를 7-3으로 꺾고 단독 2위로 점프했다.
박병호는 경기 후 “사실 멀티히트를 달성해 타율을 끌어올리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아쉽긴 하다. 비록 1안타였지만 한 번씩 좋은 타구가 나온다. 오늘 홈런은 밀어친 게 아니라 밀려서 나온 홈런”이라고 특유의 선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1회 첫 타석에서 좋은 찬스를 살리지 못해 아쉽지만 타이트한 상황에서 홈런을 날려 팀 승리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어 다행”이라고 밝혔다.

박진만 감독은 박병호를 두고 “신체적인 스피드는 물론 배트 스피드도 작년보다 더 좋아진 느낌이다. 나이가 들면 스피드가 떨어지기 마련인데 더 좋아졌다”고 했다.
이어 그는 “박병호는 훈련 자세가 아주 좋다. 야구장에 가장 먼저 나와 준비한다. 베테랑으로서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실력과 인성을 고루 갖춘 박병호의 철저한 자기 관리는 선수단 전체에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이에 박병호는 “지난해보다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나누고 응원도 많이 해주신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에게도 말씀을 편하게 해주시고 덕아웃에서 기를 불어넣어주신다. 제가 감독님께 보답하는 건 열심히 준비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탄탄한 선발진은 삼성의 강점 가운데 하나다. 박진만 감독은 선발 투수가 제 역할을 해주면서 야수들의 수비 시간이 줄어들고 타석에서 집중도가 높아지는 것 같다고 했다. 박병호도 고개를 끄덕이며 “선발 투수들이 잘해주고 있으니 타자들도 더 집중하려고 한다”고 현재 분위기를 전했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홈런 부문 공동 선두를 달리는 박병호는 “작년보다 훨씬 더 많이 치고 싶다. 마음 속에 정해둔 수치상 목표가 있긴 한데 올 시즌 부상 없이 풀타임을 소화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동안 4월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올 시즌 흐름이 나쁘지 않다. 중요한 상황에서 홈런을 치는 등 우리 팀이 최대한 많이 이길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지명타자로 활약 중인 그는 “체력 안배에는 확실히 도움이 된다. 경기 중 실내 훈련장에서 준비하면서 좋은 리듬을 이어가려고 한다. 이제는 지명타자를 맡는다고 타격 리듬이 끊기는 건 많이 사라졌다”고 했다.
또 “한화의 새 야구장에도 원정팀을 위한 실내 훈련장이 마련되어 있어 너무 감사드린다. 앞으로 새 구장을 지을 때 원정팀을 위한 실내 공간을 마련해주셨으면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서로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