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LG 트윈스는 야수는 10명으로 시즌을 치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전 9명에 내야 유틸리티 구본혁이 주전급 백업으로 133경기 389타석 출장했다.
유망주 김범석, 송찬의 등에게 기회를 주려 했으나 생각만큼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점점 기회 자체가 주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 염경엽 감독의 선수 운영은 달라졌다.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와 키움의 경기.
LG는 홍창기(우익수) 신민재(2루수) 오스틴(지명타자) 문보경(3루수) 박동원(포수) 송찬의(좌익수) 문정빈(1루수) 구본혁(유격수) 최원영(중견수)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3할 타자 김현수와 오지환이 빠졌고, 외야 수비의 핵심 박해민도 없다. 주전 3명이 라인업에서 빠졌다. 대신 백업 문정빈(타율 .167), 구본혁(타율 .167), 최원영(타율 .000)이 7~9번에 이름을 올렸다.
시즌 초반 11승 1패로 잘 나가는 LG가 여유를 부리는 걸까. 그건 아니다. 염 감독이 여러가지를 생각해서 짠 라인업이다.

염 감독은 경기 전 ‘라인업이 파격적인 것 같다’는 말에 “기본적으로 휴식에 첫 번째 초점이 맞춰 있고, 두 번째가 기회다. 올해 시작할 때 말했듯이 육성과 성적을 함께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백업) 선수들에게 어떻게 보면 내가 고통을 줬다. 하루에 1000개씩 7시간씩 배팅 치는 것이, 내가 해봤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그거를 한 35일 동안 이겨냈고, 그 선수들하고 분명히 내가 약속한 부분도 있다. 감독이라는 자리는 약속을 지키는 게 선수들하고 첫 번째 신뢰를 쌓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마무리캠프에서 송찬의, 문정빈, 최원영, 이영빈, 구본혁 등 젊은 선수들은 하루에 7시간씩 배팅 훈련만 주구장창 했다. 거의 배팅볼을 1000개씩 쳤다. 염 감독은 혹독한 지옥 훈련을 시켰고, 백업 선수들에게 올해 최소한의 기회를 보장하고 있다.
또 이날 키움 선발투수가 좌완 로젠버그다. 좌타자인 김현수, 오지환, 박해민을 빼고, 우타자를 총출동시켰다. 6명이나 라인업에 포함됐다.
염 감독은 “그것도 맞고, 여러 가지 복합돼 있다고 보면 된다”며 “로젠버그는 그래도 우타자들이 나을 것 같다. 팔이 좀 빨리 보여서, 디셉션이 다른 투수들보다는 좀 빨리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잔부상(허리 근육통, 엉덩이 종기)에 회복한 문성주가 이날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염 감독은 “성주는 아직 수비는 안 될 것 같고, 오늘은 대타 정도 내일은 지명타자 이렇게 단계별로 올려서 수비도 나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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