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이 미국으로 진출하면서 KBO리그 2루수 수비상 유력 후보로 프로야구 LG 트윈스 신민재가 떠오르고 있다.
신민재는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 2번 2루수로 선발 출장해 수비에서 여러 차례 기막힌 하이라이트 장면을 연출했다. LG는 키움 선발투수 로젠버그에 13개의 삼진을 당하며 무기력하게 0-4로 패배했으나, 신민재의 수비는 돋보였다.
신민재는 3회말 최주환의 2루 베이스쪽 강습 타구에 잰걸음으로 달려가 벤트레그 슬라이딩으로 백핸드로 잡아, 재빨리 일어나서 1루로 던져 아웃시켰다. 슬라이딩으로 공을 잡자마자, 마치 스프링처럼 튀어올라 송구하는 장면이 환상적이었다. 밴트레그 슬라이딩으로 백핸드로 잡는 것은 유격수 오지환의 시그니처 플레이, 지난해부터 신민재도 2루 베이스쪽 타구를 밴트레그 슬라이딩으로 잡는 장면이 많아졌다.
8회 키움 선두타자 이주형이 바뀐 투수 이우찬의 초구에 기습적인 1루쪽 번트를 시도했다. 1루수 김현수가 달려나오며 잡으려다 타구를 잡지 못하고 뒤로 빠뜨렸다. 그런데 2루수 신민재가 뒤에서 나타나 글러브로 잡고서 슬라이딩하며 1루 베이스를 터치했다. 1루심은 세이프 판정을 내렸는데, LG가 비디오판독을 신청해 아웃으로 번복됐다. 신민재가 글러브로 잡고서 베이스를 터치한 센스가 돋보였다.

염경엽 감독은 신민재의 수비에 대해 “갈수록 늘고 있다. 자신감도 생기고 여유도 생기고 좋아졌다. 성장이다. 국가대표 2루수를 한 것이 엄청 크다. 지난해 국가대표 뽑혀 어쨌든 인정을 받은 거다. 선수에게는 멘탈적으로 엄청난 성장을 하게 된다. 잠재력이 터지는 거다. 수비도 그렇고 타격도 이제 조금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스타트가 좋아졌다. 내야,외야 수비코치인 김일경 코치나 송지만 코치가 첫번째 강조하는 것이 스타트다. 투수가 던지는 공마다 (타자가) 치든 안 치든 미리 예측을 하고 움직이는 것을 굉장히 강조하고 있다. 마무리캠프, 스프링캠프에서 치고 나서 움직이는 게 아니라 공마다 무빙을 하는 것이 수비의 레인지가 넓어진다”고 설명했다.
KBO는 2023년부터 수비상을 제정해, 수비 능력만으로 리그 최고 선수를 뽑아 시상하고 있다. 김혜성이 2023년과 2024년 KBO 수비상 2루수 부문을 2년 연속 수상했다. 지난해 신민재는 김혜성에 이어 2위였다.
지난해 신민재의 수비 기록 점수는 19.64점으로 김혜성(16.07점) 보다 높았다. 투표 점수에서 밀려 김혜성이 총점 91.07점, 신민재는 총점 83.93점으로 2위였다. 김혜성이 미국으로 떠나고, 올해 신민재는 2루수 수비상을 노려볼 만 하다.

2015년 육성선수로 두산에 입단한 신민재는 2017년 11월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LG로 이적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2019년 1군 데뷔전을 치렀고 발이 빨라 주로 대주자, 대수비로 출장했다.
2023시즌을 앞두고 LG 사령탑에 오른 염경엽 감독은 신민재를 대주자 스페셜리스트로 개막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대주자로 출장하면서, 수비 기회도 받자 타격과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주전 2루수가 됐다. 2023시즌 중반부터 2루수를 차지하고, LG의 고질적인 불안요소였던 2루수 고민을 해결했다.
지난해는 풀타임으로 2루수로 뛰며 128경기 타율 2할9푼7리(387타수 115안타) 40타점 32도루 OPS .758을 기록했다. 신민재는 올 시즌 타율 3할8리(39타수 12안타) 4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문성주가 잔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2번타자 임무도 잘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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