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불펜진 때문에 시즌 초반부터 고전하고 있다. 불펜진 평균자책점 6.79로 리그 9위에 올라 있다.
불펜진 성적도 성적이지만, 잦은 접전 경기로 필승조 성격 투수들의 등판 빈도가 잦아졌다는 게 더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리그 최다 등판 투수는 좌완 정현수로 11경기에 나섰다. 박진(10경기) 정철원(9경기) 등이 거의 매 경기 ‘출석도장’을 찍고 있다. 특히 정철원에게 과부하가 걸리는 모양새다. 자연스레 힘이 떨어졌다.
마무리 김원중이 등판하기 전까지, 가는 길이 험난한 실정이다. 김태형 감독도 “(정)철원이도 혼자서 버티기 힘들다. 철원이 앞에서 한 명 더 잡아주면 좋을텐데…”라고 설명했다.

베테랑 구승민과 김상수가 이 역할을 해줘야 한다. 하지만 구승민은 구위 회복을 위해 2군에서 다시 훈련에 매진하고 있고 김상수는 1군에 있지만 믿음을 줄만한 투구 내용을 선보이지 못하는 중이다. 대신 젊은 필승조 박진이 역할을 해주는 듯 했지만, 역시 첫 풀타임 불펜 투수로서 험난한 적응기를 거치고 있다. 정철원의 부담을 덜어줄 짝을 찾는데 실패했다.이런 상황에서 지난 9일 사직 KIA전에서 새로운 희망을 봤다. 2021년 KT 위즈에서 통합 우승의 일원이었던 박시영(36)이 불펜진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날 박시영은 1-3으로 뒤지던 7회 올아와 ⅔이닝 1탈삼진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선두타자 박찬호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올 시즌 5홈런을 기록 중인 거포 패트릭 위즈덤을 상대로 4구 연속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사 후 나성범에게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이후 정현수에게 공을 넘겨 롯데 복귀전을 마무리 했다. 정현수는 최형우를 삼진 처리하면서 박시영의 책임주자를 지웠다.

박시영이 롯데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른 것은 2020년 9월 17일 잠실 LG전 이후 1665일 만이었다. 박시영은 2008년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로 롯데에 입단한 박시영은 2020년 시즌이 끝나고 KT로 트레이드 됐다. 내야수 신본기와 함께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롯데에서는 2020년까지 통산 191경기(12선발) 6승 8패 11홀드 평균자책점 6.18의 성적을 남겼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그러나 KT에서는 단숨에 우승 불펜으로 떠올랐다. 2021년 48경기 45이닝 3승 3패 12홀드 평균자책점 2.40으로 활약했다. 51개의 탈삼진을 기록, 9이닝 당 10.2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면서 위력을 떨쳤고 KT의 통합 우승을 일군 주역이 됐다.
이듬해 5월 광주 KIA전에서 우측 팔꿈치 인대와 뼈를 동시에 다치며 쓰러졌고 2023년까지 재활에 매진해야 했다. 2년 가까이 실전 공백을 거치며 2024년 복귀했다. 그러나 26경기 25⅓이닝 1패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4.62의 기록을 남긴 뒤 방출 통보를 받았다.

롯데가 박시영을 다시 불렀다. 방출 이후 친정팀 롯데가 박시영을 부르면서 커리어가 이어졌다. 이미 필승조로서 역할을 해 본 선수를 데려오며 불펜진 뎁스를 늘린 롯데다. 이런 상황을 대비해 박시영을 영입한 것이다. 그리고 박시영은 한 경기 만에 관록을 과시했다. 현재 필승조 대안이자 정철원의 파트너로서 희망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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