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로 치솟는 배우들의 출연료가 다시 한번 논란이 되고 있다. 10년 전, 회당 3천만원이었던 배우들의 출연료가 논란이었던 가운데, 이제는 억단위로 부르게 되는 배우들의 일명 ‘몸값’이 다른 나라와도 비교되는 분위기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서는 일본 배우와 한국 배우의 회당 출연료를 비교한 글이 게재됐다. 이는 지난 2022년 일본 NHK 대하드라마 배우들의 회당 출연료가 공개된 것으로, 일본의 톱배우인 오구리 슌의 회당 출연료가 공개된 것. 오구리 슌은 한화로 약 500만원 정도 측정되는 50만엔, 배우 겸 모델로 알려진 고마츠 나나는 한화로 약 200만원으로 측정되는 20만엔 정도라는 것이다.
특히 일본에서 연예계 활동 중인 배우 하연수도 이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MBC 예능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일본 개런티는 한국 개런티의 1/11이었다. 공영 방송이서 출연료 자체가 낮고, 방송에 얼마나 나왔느냐에 따라서 개런티가 달라진다”라면서 “처음 광고 촬영을 했는데 3만 원이 들어왔다"라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이와 달리, 한국배우들의 몸값은 기하학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최근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는 배우 김수현의 경우, tvN '눈물의 여왕' 회당 출연료가 3억원으로 알려졌을 정도. 배우들의 출연료 ‘폭등’ 이야기는 이전부터 잡음이 들리기 시작했다.10년 전인, 한류붐이 일어났던 지난 2004년부터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 당시에도 특급 배우들의 드라마 회당 출연료가 3000만원까지 올라갔다고 보고되면서, 끝을 모르고 달려가는 스타들의 일명 ‘몸값’에 대해 논란이 됐다.
하지만 약 10년 동안 이는 달라진 것 없이 더욱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제는 유명 배우들의 몸값이 ‘억대’라 부르게 된 시대일 정도. 케이블·종편 방송사 개국 이후 드라마 제작이 외주 시스템으로 바뀌면서 스타 캐스팅에 열을 올렸고 이는 자연스럽게 출연료 폭등을 불러일으켰다. 이 외에도 팬데믹 이후 OTT 플랫폼 중심으로 시리즈 제작이 이뤄지며 또 한 번 배우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심지어 OTT로 인해 인기 톱배우들의 출연료가 기본적으로 회당 2~3억, 많게는 5억~10억 원대로 올랐는데 배우 측에서 이 기준을 TV방송국 측에도 제시하면서 감당하기 어려워졌다는 전언이다. 물론 주연배우들이 이 같은 출연료를 받으면서 들인 제작비 이상의 수익을 창출한다면 자본주의 시대에 문제가 없다. 하지만 글로벌 톱스타나 아이돌 가수가 아닌 이상 해외시장에서 다국가에 판매해 큰 수익을 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 그럼에도 수십억 대 출연료가 제작비 상승을 이끌었고, 드라마 제작 환경을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러한 문제는 배우들이 직접 지적하기도 했다. 배우 임형준이 주연배우들의 몸값과 관련해 소신을 전했다. 이지혜의 '밉지않은 관종언니' 채널에 출연한 그는 “지금 제작의 불황이 배우들의 몸값때문에 그렇다는 여론들도 있지않냐"라고 운을 떼며, 최근 톱 배우들의 출연료가 대중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며 터무니없이 높다는 반응에 대해 언급, “주연들만 비싸다. 주연들만 몸값이 계속 올랐지 난 거의 20년전하고 비슷하다”고 했다.
임형준은 ”주연배우들한테 욕먹을수있겠지만 주연배우들의 몸값을 공개해야된다, (출연료는) 대중이 평가하는거다”며 “ '저렇게 받았다는데 저렇게 밖에 못해?' 하면 그사람은 자기가 몸값을 그렇게 못 받잖아. 받을수있는 사람들이 받는건 너무 찬성. 근데 그게 마치 이제 다 누구나 다 그렇게 해야한다고 몸값을 불리는 건(잘못된 것)”이라 꼬집었다.
이는 배우 류승수도 마찬가지. '전현무계획2'에서 류승수가 주연과 조연 출연료가 20배 차이 난다며 연예계의 실태를 토로했다. 류승수는 "1년에 120편을 총 제작한다고 쳐, 지금은 제작편수가 50편이야"라며 "반 이하로 줄었지.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야. 작품만으로 생활하기가 안 돼. 그래서 투잡을 다 뛰는 거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인공이랑 그 밑에 조연 출연료가 20배 차이난다”라며 "주연은 1억 5천에서 많으면 7억까지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실제 최근 한국 작품에서 톱스타들의 높아지는 개런티에 대해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는 간담회를 진행, 합리적인 출연료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을 한 바. 주연급 출연료가 더이상 감당하지 못할 수준으로 치솟아 드라마 제작 환경이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관계자 A씨는 "주연 배우들은 이제 출연료가 회당 10억에 달하는 게 현실이다. 제작사들은 그나마 드라마 편성이 용이하게 담보되는 연기자들의 요구에 맞춰 회당 수억 원을 지불해가며 제작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이는 또다시 제작비 상승을 부추기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렇게 국내 배우들의 출연료가 천정부지로 상승해 제작사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 끝을 모르고 달려가는 스타들의 개런티 상승세가 어디까지 오를지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가운데, 과연 이 기세가 좀 꺾일지, 플랫폼과 작품 예산에 따라서 상대적으로 출연료를 요구하고 지급하는 새로운 시스템 마련도 시급해 보인다. /ssu08185@osen.co.kr
[사진] OSEN DB, 라디오스타, 전현무 계획, 밉지않은 관종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