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예수’ 타일러 와이스의 8회말 사자후 전말이 공개됐다. 앞서 맞은 투런포에도 8회를 꼭 끝내고 싶었지만, 벤치가 교체 결정을 내렸고, 아쉬운 마음에 본인도 모르게 고함이 나왔다.
와이스는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3차전에 선발 등판해 7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7탈삼진 2실점 94구 역투로 3전4기 끝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팀의 주중 3연전 위닝시리즈를 이끈 값진 호투였다.
경기 후 만난 와이스는 “지난 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 두산전에서 어떻게든 부진한 모습을 만회하고자 직구, 스위퍼 비중을 늘렸는데 그 부분이 잘 통했다. 팀이 승리할 수 있어서 좋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와이스의 경기 전 평균자책점은 6.89. 직전 등판이었던 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4⅔이닝 5실점 무너지면서 패전투수가 됐다. 와이스는 “팀이 날 믿는 걸 알고 있다. 그런데 지난 몇 경기 부진하면서 팀에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오늘은 어떻게든 승리하기 위해 바뀐 모습을 많이 보여주려고 노력했다”라고 덧붙였다.
13안타-7득점으로 모처럼 폭발한 한화 다이너마이트 타선도 와이스의 첫 승을 뒷받침했다. 와이스는 “나는 우리 야수들을 믿는다. 개막 후 타격 부진이 조금 있었는데 대구에서 류현진 선발 등판 때 타선의 힘으로 8회 9회 역전한 경기가 우리 타격감이 살아나는 터닝포인트가 아니었나 싶다”라고 바라봤다.

와이스는 7-0으로 리드한 8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라 선두타자 김재환에게 안타를 맞은 뒤 추재현 상대 우월 투런포를 헌납하며 무실점 행진이 중단됐다. 이후 박계범을 1루수 땅볼, 김기연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안정을 되찾았는데 정수빈 타석을 앞둔 상태에서 양상문 투수코치가 투수교체를 위해 더그아웃에서 나왔다. 와이스의 투구수는 94개.
와이스는 마운드로 다가오는 양상문 투수코치를 향해 “NO(노)”를 거듭 외치며 격하게 손사래를 쳤다. 공을 더 던질 수 있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이미 교체를 결심한 양상문 코치가 마운드에 올랐고, 와이스는 코치와 몇 마디 대화를 나눈 뒤 김범수에게 바통을 넘겼다. 와이스는 교체가 아쉬웠는지 더그아웃으로 향하면서 사자후를 내질렀다.

와이스는 “내가 승부욕이 많은 선수라서 오늘도 마운드에서 그 승부욕이 나온 거 같다. 2점홈런을 맞았지만, 8회말을 끝까지 내가 책임지고 싶었다. 그런 부분이 잘 안 되면서 아쉬운 마음이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투수코치와 어떤 이야기를 나눴냐는 질문에는 “머릿속에 계속 2점홈런을 맞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계속 아쉬웠는데 그래도 코치님이 ‘이 정도면 많이 수고한 것이다. 오늘 잘 던져줘서 고맙다’라고 격려해주셨다”라고 답했다.
이날 경기로 터닝포인트를 마련한 와이스는 꾸준함을 남은 시즌 목표로 설정했다. 그는 “야구라는 게 참 어려운 스포츠인 거 같다. 갑자기 확 잘할 수도 있지만, 언젠가 떨어질 수도 있다. 앞으로 어떻게든 꾸준함을 유지하면서 공을 던지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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