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으로 감당해야 하는 불편이다. 그리고 생소한 풍경이 펼쳐진다. 롯데 자이언츠의 홈 구장인 사직구장에서 NC 다이노스의 홈 경기가 펼쳐진다.
롯데와 NC는 11~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시즌 첫 낙동강 더비 3연전을 치른다. 당초 이 3연전은 창원NC파크에서 치러지는 NC의 홈 경기였다. NC의 홈 경기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장소가 바뀌었다. 롯데의 홈 구장인 사직구장에서 NC의 홈 경기가 펼쳐지는 생소한 장면이 연출된다.
지난달 29일 창원NC파크에서 발생한 구조물 낙하 사고 때문이다. LG와 NC의 경기가 진행되던 중, 4층 외벽에 설치된 알루미늄 외장 마감 자재 루버(길이 2.6m 폭 40cm 무게 60kg)가 1층 음식 매장의 지붕을 맞고 관중을 덮치면서 사고가 발생했다. 머리에 충격을 입은 20대 여성 희생자 1명은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로 옮겨졌지만 숨을 거뒀다. 이 희생자와 자매 관계의 10대 동생은 쇄골 골절을 당했다.

이후 창원NC파크는 긴급 안전 점검에 돌입했다. 이튿날인 30일 경기는 취소됐고 1~3일 열릴 예정이던 SSG와의 경기도 안전 점검 관계로 취소됐다. 이후 NC는 고척 키움 3연전, 수원 KT 3연전을 소화했다. 그러나 여전히 안전 점검이 진행 중이다. 당장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안전 점검이 마무리 되더라도 후속 조치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롯데와의 3연전은 사직구장에서 옮겨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후 15~17일 예정된 두산과의 홈 경기는 연기됐다.
NC는 사고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LG전 이후 13일 만에 처음으로 홈 경기를 치르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창원 NC파크가 아니라 사직구장에서 치러진다. NC가 홈 구단의 입장에서 홈 유니폼을 입는다. 대신 원래 홈인 롯데가 원정 구단의 입장에서 원정 유니폼을 입는다. 당연히 NC가 말 공격, 롯데가 초 공격이다. 대신 편의를 위해 롯데가 1루, NC가 3루 더그아웃을 쓴다.

훈련 시간도 기존 체계와 사뭇 다르다. 홈 팀이 먼저 훈련하는 게 관례다. 하지만 NC 선수단의 훈련 후 휴식 여건 등을 고려해 원정팀 자격의 롯데가 먼저 훈련을 진행하고 홈팀인 NC가 나중에 훈련을 진행한다. 홈팀이 먼저 훈련하고 경기 때까지 잠깐 휴식을 취하지만 NC가 써야 할 3루 측 라커가 협소하기에 환경적인 한계로 훈련 시간을 바꿨다.관중 입장 수입 배분은 홈 구장이 바뀌었지만 그대로다. 홈팀인 NC가 72%, 원정팀 롯데가 28%로 나눠 갖는다. 하지만 다른 부대 비용 정산은 추후에 이뤄진다. 홈팀이 경기 진행 요원 및 경호 요원 등을 고용하고 수도세 및 전기세 등을 부담한다. 일단 롯데가 기존 홈 경기처럼 진행 요원과 경호 요원을 고용하고 경기 운영에 들어가는 수도세 전기세 등 부대 비용을 부담한다. 추후 NC가 이 비용을 실비 정산할 계획이다.
입장권 예매 시스템은 홈팀인 롯데 쪽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10개 구단은 통합 예매 시스템으로 엮여있지 않다. SSG LG KT KIA 삼성 한화 등 6개 구단은 티켓링크에서, 두산과 키움, 2개 구단은 인터파크에서 예매를 진행한다. 그런데 NC와 롯데는 공교롭게도 독자적인 예매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NC의 홈 경기지만 독자 시스템을 운영하기에 롯데 쪽 예매 프로세스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기존 NC가 운영하고 있는 멤버십 및 시즌권을 보유하고 있는 관중들도 선예매 등의 혜택을 볼 수 없다. 구단은 보상 방안을 마련하고 논의하고 있다.
기존 NC파크 광고 계약건도 해결해야 한다. 상황적 시간적 여건 때문에 기존 사직구장 광고를 떼어내고 NC파크 광고를 붙일 수 없었다. 결국 기존 광고 계약 수정 등은 마케팅팀이 동분서주하며 해결하고 있다. 대신, 사직구장에서 전광판 광고 및 포수 후면 LED 광고는 기존 NC가 계약한 광고들이 송출될 예정이다.

구장 입점 매점 업체들과 협의도 완료했다. 당초 11~13일, 구장 내 입점한 20개 브랜드 29개 매장들은 경기가 없었기에 당연히 영업하지 않았다. 하지만 갑작스레 경기가 생기면서 발주 등의 문제로 영업이 가능한지를 협의했고 대부분 영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이 수익의 경우 매장 업체와 구단이 갖는 것으로 합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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